검색

[ART STORY]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에 자리잡은 ‘이우환’

이우환(Lee Ufan)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팬데믹 이후 호황기를 맞이했던 한국 미술시장.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조정기에 국면한 현재의 미술시장임에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이우환(Lee Ufan, b.1936)’이죠.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이우환의 단독 전시공간을 방문할 수 있을 만큼, 그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현대미술의 거장입니다. 프랑스 아를 또는 일본 나오시마, 한국의 부산을 방문한다면, 한 번쯤 이우환의 작품이 숨 쉬는 공간에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2024.02.01)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아티피오 사이트 바로가기


팬데믹 이후 호황기를 맞이했던 한국 미술시장.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조정기에 국면한 현재의 미술시장임에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이우환(Lee Ufan, b.1936)’이죠.

국내외 미술시장의 흐름과 전망을 분석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2022년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정기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힘을 발휘하는 작가는 바로 이우환”이라고 지목했는데요.

..면의 대가인 이우환은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의 살아있는 거장 중 한 명으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서울대 미술학부 진학을 하며 미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도중 일본으로 넘어가 니혼 대학 문학부 철학과로 졸업하며 자신의 철학적 관점을 작품에 투영합니다.


이우환의 모습. Portrait of Lee Ufan ⓒ Lee Ufan Arles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960년대  일본의 전위적인 예술 운동인 *모노하(もの派) 이론에 근간을 두며, 국제적 명성을 얻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데요.       

19050-60년대 서양 미술계에서 등장한 미니멀리즘은 사물과 미술의 경계를 실험하며 대세를 이루게 됩니다. 당시 이우환은 이러한 미니멀리즘을 수용하면서도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도로서 모노하 이론을 정립하게 됩니다. 그는 당시 동시대 서구 미술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에 정면 도전하는 것을 자기 예술의 당면 과제로 삼은 것이죠.

모노하 운동에 근간을 둔 작가들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물물질  자체를 예술 언어로 활용하고자 했는데요. 이미 존재하는 사물을 재배치하고 진열하며 재료와 공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컨셉에 대한 인식까지도 중요하게 여기게 됩니다. 이는 1970년대까지 일본 미술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고, 당시 한국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모노, 物 : 가공되지 않은 자연의 물질)


프랑스 아를 ‘이우환 미술관’ 내 전시 전경, Lee Ufan, Relatum – Path to Arles, 2022 ⓒ Lee Ufan Arles


이러한 바탕으로 제작된 <관계항(Relatum)>시리즈는 이우환의 철학이 반영된 초기 대표 작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는 해당 시리즈에서 사물에 근본적인 존재성을 부여하고, 사물-사물, 더 나아가 사물-인간의 관계를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작가들의 경우, 작업실에서 작업한 후 임의적인 공간에 배치하는 일반적 사례와 달리, 공간이나 장소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이우환은 현장에서 직접 작업할 갤러리와 배치되는 공간을 결정함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합니다.


“서구의 미니멀리즘은 시선이 작품에서 주변으로 확장되어 지지 않으며,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서 자기 완결적인 특성을 지닌다.
그러나 모노하는 작품과 그 주변을 포함하는 구조에의 지각 의도하면서
사물과 장소의 결합을 경험한다.”

- 이우환 -


프랑스 아를 ‘이우환 미술관’ 내 전시 전경, Lee Ufan, Relatum – The stage The stage, 2022 ⓒ Lee Ufan Arles


이우환의 주요 작품 중, <관계항>시리즈 외에도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획’과 ‘점’이 주를 이루는 <점으로부터(From Point)>,  <선으로부터(From Line)>시리즈를 선보입니다. 본격적으로 회화 작업에 돌입한 작가는 해당 시리즈를 통해 ‘여백’과 함께 어우러진 ‘점’, ‘선’, ‘면’을 토대로 동양화의 기본 획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지속해 나갑니다. 그의 작업은 마치 무한한 순간 속 정지한 듯 고요한 가운데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느껴볼 수 있는데요.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해가는 이우환의 시리즈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1980년대 <바람(With Wind)>시리즈에서는 자유분방한 붓의 움직임이 돋보였다면, 1990년대 <조응(Correspondance)>시리즈와 그의 연장선인 <Dialogue>시리즈에서는 보다 최소화되고 여백의 표현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간결한 터치를 통해 여백의 존재를 증폭시키고, 붓으로부터 비롯된 획과의 관계성에 보다 집중한 것이죠.

이렇듯 작가가 중시하는 관계성평면 회화 작업의 붓과 여백의 소통 혹은 설치 작업인 행위와 공간과의 상호작용으로 작품에 나타납니다. 관람객과 작품 간의 ‘관계’, 즉 조응(照應) 집중한 그의 작업은 나아가 작품을 보는 관람객 역시 작품의 연장선으로 참여하도록 이끕니다.


<Lee Ufan-Versailles(이우환-베르사유)> 전시 전경, 관계항-베르사유의 아치(Relatum-The Arch of Versailles), 2014 ⓒ Tadzio


이러한 이우환의 철학 사상은 작품 속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그만의 사상을 토대로 작품을 통해 세상의 구조를 사유하는 것이죠. 이런 이유 때문인지 철학의 나라 프랑스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데요. 그는 2007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2014년에는 파리 인근의 베르사유 궁전의 초청으로 야외정원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생존 작가에게 최고의 영예인 베르사유 궁전의 전시는 2008년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 가장 비싼 현대미술가로 불리는 미국의 제프 쿤스(Jeff Koons)를 시작으로 매년 세계적 작가를 선정해 선보이고 있는데요.


<Lee Ufan-Versailles(이우환-베르사유)> 전시 전경, 관계항-베르사유의 아치(Relatum-The Arch of Versailles), 2014 ⓒ Fabrice Seixas


작가는 “이만한 규모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기회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할 만큼 규모부터 퀄리티까지 모든 면에 대해 전시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50번이 넘게 현장을 오가고, 작품의 주 소재인 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 전역부터 독일과 이탈리아, 알프스를 넘나들며 재료를 공수해왔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은 전시였습니다.


프랑스 아를의 이우환 미술관 전경(The Vernon Hotel in Arles) ⓒ Lee Ufan Arles


이렇듯 프랑스와 인연이 깊은 이우환은 2022년 4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도시인 ‘아를’에 이우환 미술관’을 개관했는데요. 일본 나오시마과 한국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개관한 상설 작품 전시 공간인 이곳 아를은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했던 도시로  ‘밤의 테라스’, ‘해바라기’ 작품 등 무려 2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도시로 유명하죠. 동양의 기반을 둔 철학을 담은 이우환의 단독 미술관이 유럽에 자리 잡았다는 것은 그 의미가 보다 크게 전해집니다.


프랑스 아를의 이우환 미술관 전경(The Vernon Hotel in Arles) ⓒ Lee Ufan Arles


아를의 이우환 미술관이 자리 잡은 ‘오텔 베르농(Hotel de Vernon)’저택은 16-18세기 건축되어 유럽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공간으로,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이우환의 절친으로 유명한 안도 다다오가 저택 개조에 힘을 쏟아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정제된 공간에 자리 잡은 이우환의 단색화 평면 작품과 설치 작품들은 고요하면서도 아시아와 유럽의 만남이 이루어져 또 다른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 전시 전경, Lee Ufan, 관계항-무한문(Relatum-Porte vers I'infini'), Stainless steel, Natural stone, 2019 ⓒ Naoshima Lee Ufan Art Museum


이보다 앞서 가장 처음 지어진 이우환의 첫 개인 미술관으로는 2010년 6월 개관한 ‘이우환 미술관(Lee Ufan Art Museum)’이 있죠. 안도 다다오의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재탄생 된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直島)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이우환과 안도 다다오가 공동 설계해 그 의미가 깊습니다.


“동굴과 같은 미술관.
반쯤 열려있는 하늘이 보이고,
태반으로 돌아가는 듯한 공간임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는 공간”

-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 설계 中 -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설립 과정, 2022, Copyright Busan Museum of Art. All rights reserved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4월,  부산시립미술관 별관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이 두 번째로 개인 미술관이 설립되었는데요. 마찬가지로 해당 공간 또한 부산시와 이우환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직접 기본 설계까지 진행하며 공간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고 있답니다.

이처럼 아시아, 유럽까지 이우환의 단독 전시공간을 방문할 수 있을 만큼, 그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현대미술의 거장입니다. 프랑스 아를 또는 일본 나오시마, 한국의 부산을 방문한다면, 한 번쯤 이우환의 작품이 숨 쉬는 공간에서 그가 말하는 관계항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2022, Copyright Busan Museum of Art. All rights reserved


참고 링크: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Lee Ufan Art Museum)

(한국 부산)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

(프랑스 아를) 이우환 미술관(Lee Ufan Arles)



추천 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오늘의 책

이 세계가 멸망할지라도, 우리는 함께 할 테니

사랑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든다. 그래서일까. 최진영 작가의 이번 소설집에는 사랑과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전쟁, 빈부격차 등 직면해야 할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 속에 남아 있는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2024년 올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소설집 중 하나.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 켄 리우의 단편집

『종이 동물원』 작가 켄 로우가 다시 한번 독보적인 13편의 단편소설로 돌아왔다. 다양한 주제와 강렬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중국의 당나라 시대부터 근미래의 우주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기상천외하고 대담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강렬한 표제작 「은랑전」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

고객의 행동을 읽어라!

침대 회사 시몬스를 ‘침대를 빼고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이끈 김성준 부사장의 전략을 담았다.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심리를 유추해 트렌드를 만든 12가지 비밀 코드를 공개한다. 알리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게 만드는 열광하는 브랜드의 비밀을 만나보자.

우리의 세계를 만든 유목민들의 역사

세계사에서 유목민은 야만인 혹은 미개한 종족으로 그려져 왔으며 역사 속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 책은 정착민 중심의 세계사에 가려져왔던 절반의 인류사를 들여다본다. 대륙을 방랑하며,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며, 문명과 문명 사이 연결고리가 된 유목민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울림을 준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