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열두 달처럼 다양한, 바다 건너 12명의 워킹맘의 이야기
『선 넘은 여자들』 작가 서면 인터뷰
우리의 이야기는 달고 쓰고 짜고 웃기고 슬프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와 일하는 여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같은 삶을 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이야기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2024.01.24)
『선 넘은 여자들』은 엄마로서, 여성으로서 일과 나를 찾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외로 길을 나선 12명의 워킹맘 스토리입니다. 여러분 주위에 볼 수 있는 평범한 언니이자 누나, 여동생이자 친구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어떠한 이유로 해외로 가게 되었는지, 생활은 어떠한지, 아이들은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서 각자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이 책에는 일년 열 두 달처럼 다양한 바다 건너 홍콩과 싱가포르에 있는 12명의 워킹맘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이유 없이 영어를 좋아했고 지금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을 총괄하는 여성, 화려한 경력 뒤 치열함을 가진 초긍정 여자 사람, 삶의 균형을 잡으면서 도전적인 삶을 추구하는 K-장녀, 남들은 은퇴 준비할 나이에 스스로를 브랜딩 하는 워킹맘, 천생 이과생인 줄 알았는데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변호사, 실패를 즐겨하며 n잡러를 경험한 선생님, 경력 단절 후에 싱가포르에서 재취업한 워킹맘, 외향적이면서 내향적인 대충대충 열심히 살고 싶은 워킹맘, 한국과 미국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고 금융수학 업계에서 일하는 쎈언니, 다양한 업무를 거쳐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하는 열심좌, 투덜거리면서 꾸준한 회계사,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허당 긍정맘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달고 쓰고 짜고 웃기고 슬프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와 일하는 여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같은 삶을 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이야기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선 넘은 여자들』이라는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제목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겠어요?
제목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는데요. 우리의 생각과 공통점, 그리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담아내는 제목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2명 모두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고, 워킹맘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회사와 가정, 사회에서 하고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열려 있고 두려워하지 않는 다는 점이 공통점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선 넘은' 이라는 것은 한국이라는 곳을 떠나서 해외에서 일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한국사회에서 기대되는 생활과는 조금은 다른 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는 우리를 표현하기에 좋은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우연치 않게 요즘 대중매체에서도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거주하면서 일하는 12명의 저자가 모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희 책에서 많이 나오는 주제 중의 하나가 '커뮤니티'입니다. 해외에서 일하면 외로울 때도 많고 무엇보다 한국말로 하는 수다가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그 역할을 홍콩과 싱가포르의 워킹맘 커뮤니티가 해 주고 있었는데요. 커뮤니티에서 '방장 언니'라고 불리는 대표 저자 김희정 님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하면서 두 커뮤니티의 연결점이 생겼고요. 우리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라는 목적을 가지고 책을 생각하게 되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12명의 저자가 모여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2명의 다양한 저자들이 함께 일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공통점도 많지만 다른 점이 더 많은12명이었는데요. 저자 중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우와, 소녀시대와 BTS가 정말 대단해 보이네요" (웃음) 생각이 다양하다 보니 쉽지 않은 조율 과정이었지만 계속적으로 저희의 출판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집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저희 모두가 출판은 처음이기 때문에 출판사 대표님과 많은 논의를 통해서 조율하는 과정을 했죠. 생각해 보니 출판사 대표님이 연예기획사 대표님 역할을 해 준 거네요. 저희가 각각 홍콩과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 보니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한 분이 대부분이었지만 Zoom 미팅과 카카오톡 메시지, 구글 드라이브 문서를 통해 필요한 주요 사안들은 같이 논의해 나갔어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해 나가고 특히나 서로의 스토리를 읽다 보니 예전부터 알고 지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선 넘은 여자들』은 어떤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으신가요?
많은 여성들이 사회 생활을 하고 있고 서로의 성장을 위해 응원하고 이끌어 주는 커뮤니티가 많습니다. 저희도 그러한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본인의 자리에서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동료들, 앞으로의 경력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 저희처럼 해외에서 워킹맘으로 열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또 다른 여성들. 그 분들에게 이러한 삶의 방식도 있고, 이러한 고민과 선택이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또한 자녀가 한국을 벗어나 조금 더 넓은 환경에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저희도 엄마이지만 아이들에게 어떠한 길을 알려주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습니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경력과 생활 방식의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하나의 경로로서 생각하고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이야기의 주제가 풍성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과정과 책을 쓰는 과정은 매우 다를 것 같은데 어떠한 러닝이 있었나요?
처음에 저희들은 일하는 것 처렁 책을 쓰고 출판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전략을 짜듯, 마케팅 플랜을 짜듯 리서치를 하고 다양한 케이스를 생각해 보고는 했죠. Zoom 미팅을 하면 꼭 회사에서 미팅하는 느낌이었고, 저희의 카카오톡창은 수많은 의견과 참고자료로 넘쳐났죠. 저희 출판사 대표님께서 좀 고생을 하셨을 것 같아요. (웃음). 그렇게 진행하는 가운데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그리고 주위에 출판을 하신 분들에게 책을 쓰는 과정과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그 이후에는 그 과정과 방법에 맞추어 접근하고 논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희의 결론은 모든 것을 일처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추어 새롭게 배워가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자. 이 것이 가장 큰 배움이 아니었나 싶어요.
초고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이렇게까지 살아야 해?” 라는 말들도 들었다고 하는데 그 피드백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요?
친한 워킹맘들에게 이러한 글과 기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았는데 첫 마디가 '이렇게까지 살아야 해?' 였어요. 조금 당황스러운 피드백이었죠. (웃음) 아마 이야기를 쓰다 보니 평범하면서 비범한 스토리들이 많아서 그럴 것 같은데요. 우리는 그 말을 '잘 살았어, 그리고 잘 살고 있어' 라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열심히,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쉬어가는 시점을 잡으면서 살아간 사람들이거든요. 때로는 앞길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해 하기도 하고, 예상대로 되지 않은 일에 힘들어 하고, 또 때로는 일의 성과가 잘 나와서 정말 기뻐하기도 하는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생활이 해외에서 일어났다는 것뿐이죠. 그러한 열정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하고 책을 쓰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12명의 저자들은 어떠한 꿈을 가지고 있나요?
12명의 저자 모두 여전히 일, 개인의 성장, 가정, 아이 등의 다양한 입장에서 앞으로의 고민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아이의 입시로, 누군가는 은퇴 후의 삶의 문제로, 누군가는 부모님 부양으로, 누군가는 승진과 이직으로, 누군가는 건강 문제로 고민이 계속되겠죠. 하나 확실한 건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번의 출판 경험, 그리고 우리들의 커뮤니티가 힘이 될 것이라는 거죠. 그리고 우리 또한 이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계속적으로 많은 선후배들과 함께 성장하기를 응원할 겁니다.
*김희정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유 없이 영어를 좋아했던 소녀. 늦깎이 두 아이의 엄마로 데뷔를 하자마자 해외 근무를 시작했다. 홍콩에서 4년, 이후 싱가포르에서 3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소비재 마케팅 26년 경력으로 현재 글로벌 브랜드의 아시아 태평양 마케팅 헤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아 늘 실속 없이 바쁜 편이다. *권희정 끊임없는 호기심과 넘치는 열정으로 항상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즐기며 산다. 지난 21년 동안 영국, 프랑스를 거쳐 현재는 홍콩에서 거주하며 다국적 리테일 기업의 북아시아 지역 뷰티 카테고리 리드 바이어로 일하고 있다. 또 Kali라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공동창업자 겸 Chief Business Officer로도 일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초긍정 여자 사람이다. *금문혜 평범하게 모범생스러운 삶을 살았으나 그 이면에는 소심한 반항심과 대담한 도전 정신으로 뭉쳐 있다. 생각보다 사람과 사람의 성장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회사 생활도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20년째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하고 있다. 여전히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여러 가지 일을 벌려 놓고 바쁘게 사는 워킹맘이다. *방희란 어쩌다 보니 20년 차 워킹맘이 되었다. Dell, HP, Oracle, Amazon Web Services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에서 20대 중반부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등지의 해외 근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다시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직무와 함께 도전 중이다. 남들은 은퇴 준비할 나이에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고 해야 할 게 많은 직장맘이다. *손성임 열정이 넘치지만 때로는 좀 쉬고 싶은 6년 차 워킹맘이다. 천생 이과생인 줄 알았는데 변호사가 되었고, 결국 다시 금융회사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 커리어도 육아도 포기 못 해 홍콩에 두 남자를 모두 데리고 와 살고 있다. 매우 계획적인 듯 보이지만, 어그러진 계획도 원래 계획된 것인 양 포장하며 긍정적으로 인생을 사는 중이다. *신소희 실패를 즐겨 한다. 2000년대 영국에서 대학 입학에 실패한 이후 통역사, 회계사, 작가, 교사, 사업가, 멋진 엄마, 발레리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실패 중이다. 교육학 석사를 마친 6년 차 교사이며 매달 잡지에 교육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지만, 우리 집 6세 아동은 아직 문맹이다. *윤재운 7년 경력 단절 끝에 싱가포르에서 재취업에 성공한 새내기 워킹맘이다. 외향적 내향형 인간으로, 현재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서 맡고 있는 파트너십 업무가 천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최근엔 싱가포르의 꿉꿉한 기후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인생의 파도도 저항해봤자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그 파도의 흐름을 타고 도약하려 노력 중이다. *이연주 내향적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22년간 3곳의 외국계 기업에서 사회생활을 거치며, 외향적이지도 내향적이지도 않은 융합형 인간으로 거듭났다. 외국계 기업 소비재 마케팅에서 시작해 영업, B2B 마케팅을 경험했다. 그 후 이를 모두 융합해 인사부로 커리어를 전환해 2017년 이후 홍콩에서 일하고 있다. 대충대충 열심히 사는 것이 삶의 철학이다. *임주영 국철 1호선 키드로 자라서 서울대, 미국 유학을 거치며 시야를 넓혔다. 수학 박사 취득 후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결국 전공인 금융수학 업계로 돌아와 불혹을 넘어 지천명 가까이 현업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에서 10년, 홍콩에서 9년째 살고 있으며 지금도 “괜찮아, 어떻게든 되겠지. 넌 뭐든지 할 수 있어”를 중얼거리며 산다. *조은경 평생 대충 살 뻔하다가 자기 돈 들여 공부를 한 이후로 열심좌로 전향했다. 새로운 일 하는 것을 좋아해 IT 및 컨설팅 9년, 소매 은행 6년, 보험사 10년 등으로 두서없지만 묘하게 연결되는 커리어를 거쳤다. 현재 소매 은행의 글로벌 마케팅팀에서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채형은 투덜대면서도 대충은 못 하는 타입이다.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동동대며 주변을 닦달하는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빌런이다. “관둘 거야”를 입에 달고 살지만 은근히 오래 다닌다. 첫 직장 7년, 두 번째 직장 3년의 한국 커리어를 접고 타의로 강제 이주해 미국 회계사로 업종 전환을 했다. 지금은 잘 탈출해 홍콩에서 또 다른 업종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최지영 재미있게 사는 게 삶의 모토인 단순한 사람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직장 생활을 하다 홍콩으로 이주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APAC 지역 제품 기획 헤드이자 랩 다이아몬드 회사의 코파운더다. 메시지를 반만 읽거나 잊어버리는 것이 많아 ‘반읽 엄마’로 불리지만, 언제나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며 사는 허당 긍정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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