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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의 짧은 소설] 밤비

김지연의 짧은 소설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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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에 수민은 애인과 헤어졌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방에 틀어박혀 밤마다 울었지만 거실에서 드라마를 보는 부모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해 여름에 수민은 애인과 헤어졌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방에 틀어박혀 밤마다 울었지만 거실에서 드라마를 보는 부모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차라리 그게 나았다. 한 계절이 지나고 또 새해가 왔을 때 수민은 부모와 함께 가까운 산에 올랐다. 매해 첫날이면 해맞이 등산을 가는 부모와 달리 휴일 외의 무슨 의미가 있냐며 늘 늦잠을 자던 수민이었지만 그해에는 뭔가가 필요했다. 아마도 새 출발의 기분. 정상까지는 한 시간이 걸렸다. 수민은 산을 오르면서 추위를 다 잊었다. 사방이 컴컴한 데다 잠이 덜 깬 탓에 자주 발을 헛디뎠는데 그때마다 뒤에서 누군가 팔을 잡아 주었다. 당연히 부모였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상을 올라 뒤를 보았을 때는 낯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부모는 이미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가 수민이 눈에 띄자 크게 이름을 부르며 손짓했다. 부모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흰 입김이 어둠을 뚫고 나왔다.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추위를 견디려고 몸을 웅크린 채 발을 구르며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았기에 수민은 정상에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올라설 수가 있나 걱정이 되었다. 기독교 단체에서 나왔다는 신도들이 커피를 한 잔씩 나눠주었다. 커피는 따뜻했다. 날이 흐려 해는 사방이 거의 다 환해진 다음에 구름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도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다. 마침내 등장한 해를 바라보며 가족의 건강과 화목과 번영을 기원하는 부모의 사이에 서서 수민은 더는 지나간 일로 울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독립을 빌었다. 새해 첫 일출을 보겠다고 부지런을 떠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못할 것은 없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산을 내려갈 때 수민과 부모도 그 행렬을 따랐다. 수민은 무리 지어 비탈을 내려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뒤통수를 보면서 첫날부터 산을 오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며 긴 하품을 했다.

“뭐해, 빨리 와.”

“빨리 가서 뭐해. 할 일도 없는데. 그냥 천천히 와.”

“그런가. 그럼 우린 먼저 가니까 알아서 와.”

부모는 수민을 재촉하다가 그냥 내버려 두었고 수민은 앞서가는 부모가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속도대로 걸을 참이었다. 지금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혹은 느리게 갈 힘은 없었다. 산을 오르느라 흘렸던 땀이 식으며 금세 추워졌으므로 수민은 얼른 이불 속으로 돌아가 남은 잠을 자고 싶었다.


*


정월대보름에는 부모와 함께 절을 찾았다. 수민은 종교가 없었지만 불교신자인 부모의 손에 끌려 나갔다. 수민이 가고 싶지 않다고 해도 부모는 “혼자 집에서 심심하지 않겠냐” 설득하려 들었고 수민이 “안 심심하다”고 말한 다음에도 같이 가자고 투정을 부렸다. 부모는 늘 수민을 자신들의 일정에 동참시키려고 했다. 주말에 집에 혼자 내버려 두는 것보다야 그게 수민에게도 이롭다고 믿었다. 부모는 “사람이 바깥바람도 쐬고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민은 마지못해 승낙하고서 집 근처에 있는 절에 가자고 제안했는데 부모는 “마침 토요일이라 시간도 많으니 드라이브 삼아 먼 데로 가자”고 우겼다. 결국 부모가 한번 가 본 적 있다는 절에 가기로 하고 다 함께 차에 올라탄 다음에 수민은 뒷좌석에 앉아서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자는 척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부모가 수민에게 무슨 말을 붙이려다가 “자나 봐, 그냥 내버려 둬.” 하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그냥 계속 자는 척했다.

아주 오랜만에 근교로 나가는 것이었다. 부모가 둘의 대화에 열중하는 틈에 수민은 눈을 뜨고 창밖을 보았다. 회색의 방음 차단벽이 길게 이어지다가 나무가 보였다가 했다. 방지턱 하나를 부주의하게 지난 탓에 차가 심하게 덜컹거리자 깜짝 놀란 수민은 “악!” 소리를 질렀고 부모는 흘깃 뒤를 보았다.

“깼어?”

“놀랐지? 미안.”

“이제 거의 다 왔어.”

크지 않은 절이었다. 해안의 산 중턱에 있는 절이라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좋았다. 그것뿐으로 다른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가 법당에서 합장을 하고 절을 하고 법회에 참여하는 동안 수민은 뜰을 거닐며 하품을 해댔다. 부모가 같이 들어가자고 손을 끌었지만 수민은 자신의 목적은 바깥바람을 쐬는 것이었을 뿐 종교행사에는 관심이 없다고 못 박았다.

“구경이라도 하지.”

“싫다는데 냅둬.”

“금방 끝나는데.”

“그냥 우리끼리 가.”

목탁 소리와 불경을 외는 소리가 스피커로 크게 울려 퍼졌다. 수민은 뒷짐을 지고 경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유일하게 아는 것을 외워보기도 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민은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몰랐다. 그냥 후렴구 같은 거겠지 생각했다. 얄리 얄리 얄랴셩 같은 거. 아으 동동다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아닌가. 비나이다, 비나이다 같은 걸까. 아무려나.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점심때가 다가오자 몰려든 사람들로 뜰도 붐비기 시작했다. 수민은 소란을 피해 사찰 경내에서 빠져나왔다. 절 뒤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자 사람 발길로 잘 다져진 등산로가 있었다. 길은 그리 넓지 않았는데 양쪽의 풀이 잘 정리된 것을 보면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길인 것 같았다. 수민은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걸었다. 제법 쌀쌀한 날인데도 땀이 났다.

점퍼를 벗으려고 잠깐 멈췄을 때 문자가 왔다. 직장동료였다. ‘수민 씨 잠깐 통화할 수 있어요?’ 딴에는 배려라고 전화 대신 문자를 보낸 걸까. 잠깐 그렇게 생각했지만 몇 분 정도 답을 않고 있자니 당장 전화가 걸려왔다. 수민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신호가 끊어진 다음에는 폰을 무음으로 설정한 다음 주머니에 넣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모른 척할 작정이었다. 그 때문에 부모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을 세 차례나 놓쳤다. 법회가 제법 길어질 것이라 방심한 탓도 있었다. 부모가 금방 끝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수민은 부모의 말을 일단 곡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건 오랜 경험을 따른 것으로 부모는 언제나 사실을 전하는 것보다 때로는 수민을 달래기 위한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수민은 얼른 전화를 걸었다. 짧은 신호음 다음에 “어디냐?” 하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웅성대는 소음이 배경으로 깔려 뒤이어 한 말은 듣지 못했다. 금방 끝난다니까 그새를 못 참고 어딜 갔어. 그런 말이 아니었을까. 수민은 있는 곳을 설명하는 대신 “내가 그쪽으로 갈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고민 끝에 직장동료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속으로는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보세요.”

“아, 수민 씨.”

“네, 전화하셨길래요.

”지금 바빠요?”

“제가, 부모님이랑 어딜 좀 와 있어서 전화 온 줄 몰랐어요. 무슨 일이세요?”

“아, 그냥.”

“네?”

“그냥 해봤다고요.”

“아, 그렇군요.”

수민은 그렇게만 말하고 직장동료가 무슨 말인가를 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 말이 없었고 잠깐 침묵이 흘렀다.

“심심해서요. 아, 잠깐 통화해도 괜찮아요?”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고요?”

수민은 대답 대신 그렇게 물었다. 침묵이 한 번 더 반복된 다음에 직장동료가 대답했다.

“실은 제가 회사를 그만둬요.”

“네?”

“실은 한 달 더 나가기로 했는데 오늘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다음 주부터 나올 필요가 없대요. 갑자기 이렇게 돼서... 지금 전화 돌리는 중이었어요. 인사나 할 겸 하고. 짐 정리하러 한번 들르긴 할 건데 언제 갈지 정확힌 모르겠고.”

“아.”

수민은 뜻밖의 소식에 할 말이 없었다. 친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직장동료로서는 나무랄 데 없었다.

“지금 가족들이랑 여행 중?”

“아, 잠깐 절에 왔어요. 대보름이잖아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더 좋은 데로 옮길 거예요. 걱정 마요.”

그것은 이직이 예정되어 있다는 뜻일까 아니면 의지의 표명일까. 수민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직장동료에 관한 나쁜 기억이 거의 없는 것도 사적인 질문을 서로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전화가 걸려온 것에도 당황했다. 속사정을 듣고 나니 무슨 일이 더 있지는 않았을까 염려스러웠지만 그런 이야기를 모두 나눌 수는 없었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어요. 제가 키우던 화분이 하나 있는데 대신 키워주실 수 있을까요? 다육이라서 물은 거의 안 줘도 돼요.”

수민은 직장동료가 왜 자신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지 궁금해하다가 탕비실 싱크대에서 화분에 물을 받고 있던 직장동료에게 말을 걸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 식물은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물었을 때 단번에 대답이 돌아왔었는데 처음 듣는 이름이라 금방 까먹어버렸다.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불쑥 들어간 탕비실에서 직장동료와 마주쳐 어색했기 때문에 꺼낸 말이었다. 수민은 직장동료의 부탁을 들어주기가 귀찮았다.

“그럴게요.”

그런데도 그렇게 대답했다. 전화를 끊자 산속의 적막이 더 와닿았다. 새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려서 오히려 더 가짜 같았다. 수민이 절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 시작했을 때 푸드득거리며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소리가 나는 곳을 올려다보았지만 새는 이미 없고 가느다란 나뭇가지 하나가 파르르 떨고 있었다. 수민은 다시 점퍼를 입고 왔던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


직장동료가 회사를 그만둔 뒤에도 수민은 한참이나 무탈하게 출퇴근을 했다. 어느 날 수민이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는 거실에 앉아 귤을 까먹으며 깔깔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수민도 피식 웃으며 물어보았다.

“뭐가 그렇게 좋아?”

“갑자기 사랑한대잖아, 나를. 낯간지럽게.”

“그냥 드라마 대사 따라 한 거야. 사랑합니다, 영미 씨.”

목소리는 티브이 속 배우를 흉내 내고 있었다. 누구를 흉내 내는 게 아니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게 아닐까. 남들이 하는 걸 그냥 따라 하는 게 아닐까. 희한하게도 수민의 머릿속에는 그런 생각부터 떠올랐다. 수민은 방에 가방을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빨리 씻고 와. 귤 먹어.”

이 밤에 웬 귤이야, 하고 말하려던 수민은 “나 좀 다시 나갔다 와야겠어.” 하고 영 다른 말을 했다.

“이 밤에 어딜?”

“회사에서 오라네.”

“방금 퇴근한 사람을?”

“뭐가 잘못됐나 봐. 지금, 방금 막 문자가 왔는데 좀 오래.”

“어쩌냐. 그래, 얼른 다녀와.”

“차 키 들고 가라.”

“어휴, 밤길에 위험한데 왜 차를 타고 가래. 택시 타고 가.”

“늦었는데 그럼 어떡해. 밤에 택시가 더 위험해. 그리고 밤에는 차 별로 없어서 운전하기는 더 수월해.”

수민은 화장실에서 손만 씻고 나와서 다시 가방을 챙기고 식탁 위에 있던 차 열쇠도 집어 들었다.

“그래도 그렇지, 뭐가 그리 급하다고 이 밤에 사람을 불러?”

“어휴, 어쩌겠어. 수당은 나오지?”

부모는 그렇게 말하며 현관문에서 신발을 신는 수민을 배웅했다. 수민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그냥 택시를 탈까도 했다. 하지만 머뭇하는 사이 1층 버튼을 누를 새가 없이 지하에 도착해버려 그냥 부모의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부모의 말대로 밤의 도로는 질주하는 차들 때문에 위험하게 느껴졌고 차가 별로 없어서 마음이 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회사로 가려던 것은 아니었으므로 신호를 따라 이곳저곳 헤매었다.

수민은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잠들었다. 느지막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한 사람은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티브이 채널을 돌리고 다른 한 사람은 신문을 펼쳐놓고 발톱을 깎고 있었다. 수민도 소파 한쪽 끝에 앉아 마른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었다.

“드라이기로 말려.”

“그래. 빨리 안 말리면 머리 빠진다. 비듬도 생기고.”

부모는 수민이 머리를 말릴 때마다 늘 같은 잔소리를 했다. 수민은 급할 때가 아니면 시끄러운 드라이기를 쓰는 게 내키지 않아 아무 대답도 않고 계속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어젯밤에 비 왔더라.”

볼 만한 프로가 없는지 채널은 계속 돌아갔다.

“몰랐네. 너무 깊이 잤나.”

발톱이 너무 자랐는지 딱, 딱, 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나도 몰랐어.”

“근데 어떻게 알았어.”

부모는 의문문도 평서문처럼 주고받았다.

“아침에 베란다 화분에 물 줄랬는데 이미 애들이 축축해 보이더라고.”

“어제 창문을 안 닫고 잤나.”

“닫고 잤지.”

“그럼 비는 안 쳤을 텐데.”

“비 쳐서 축축한 게 아니라 생각해 보니 어제 물을 줬더라고. 그래도 하룻밤이면 반은 마르는데 안 말랐더라고. 밤에 비가 와서 습도가 높으니까 흙이 거의 안 마른 거 아닐까.”

“그게 그렇게 되나.”

“그렇게 되더라고.”

부모는 제각기 일에 몰두하면서 태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민은 밖을 내다보았다. 평소보다 아스팔트가 진해 보였다. 물기를 머금어 채도가 높아진 것이리라.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수민은 회사에 간다고 집을 나와서는 시내를 한 바퀴 돌다가 집 근처의 24시간 카페에 갔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한 잔 시켜 놓고 생각날 때마다 홀짝이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자정께까지도 사람들이 북적이던 카페가 한두 탁자만 남자 직원들은 청소를 시작했다. 수민은 졸려웠다. 태평히 자고 싶었다. 잠깐 테이블에 엎드려도 보았지만 자세가 불편한 탓인지 잘 수는 없었다. 아주 잠깐 테이블에 머리를 파묻었던 때 말고는 내내 창밖을 보았다. 거리는 네온사인과 지나는 차들의 헤드라이트로 밤새도록 환했고 사인이 꺼지고 도로가 한가로워졌을 때는 어두울 틈도 없이 날이 밝아왔다.

수민은 부모에게 비가 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왜 아스팔트가 젖어 있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지나간 밤에 오지 않은 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만 속으로 비는 오지 않았어, 하고 생각했다. 그건 중요한 일도 아니었어, 하고 생각한 다음에 수민은 지난 며칠간 한 번도 애인을 떠올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헤어진 후 처음이었다.

“비가 왔던 게 아닌가. 밖에 봐.”

“그런가? 그런지도.”

부모의 말에 수민도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비원이 호스로 화단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아.”

수민은 탕비실을 수차례 오가면서도 한 번도 화분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민은 자신의 작은 탄식을 지켜보는 부모의 시선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내일은 꼭….’ 하고 생각했지만 내일은 또 어떨지 모른다. 수민에게는 지키지 못한 맹세가 많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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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지연(소설가)

1983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다. 2018년 「작정기」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첫 책 『빨간 모자』를 시작으로 『마음에 없는 소리』, 『소설 보다:여름 2022』(공저), 『함께 걷는 소설』 등을 썼고, 제12회, 제1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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