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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율로 휴식을 전하는 그림책 『페브 농장』

『페브 농장』 이민주, 안승하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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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지나면 꼭 밤이 오듯이, 독자분들께서 어떤 낮과 어떤 밤을 마주하실지 모르지만, 그 하루하루를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2023.12.26)


그림책작가 안승하와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이민주 작가가 함께한 그림책 『페브 농장』이 출간되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주인공이 ‘페브 농장’에서 보내는 신비롭고도 평온한 하루를 담았다. 자연물에 빗댄 음표와 쉼표가 조화로운 선율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애니메이션 같은 화면으로 연출된다. 오롯한 휴식을 통해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 이야기를 전한다.



신작 『페브 농장』 출간을 축하드립니다이민주 작가님께서 9년 전에 책을 처음 기획하셨다고 알고 있는데요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이야기인 만큼 출간하신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소감과 함께 간단한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민주: 『페브 농장』은 음표와 쉼표 등 음악의 작은 소재를 우리가 매일 사는 낮과 밤의 시간으로 표현한 책입니다. 소리를 통해 우리 삶의 수많은 감정이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고, 안승하 작가님께서 따스한 그림으로 담아내 주셨어요. 저에게 이 책은 페브 농장의 씨앗처럼 오랫동안 땅속에 숨겨져 있다가 알맞은 타이밍에 물과 햇빛을 받고 이제 싹을 틔우는 새싹 같은 느낌이에요. 싹이 나와서 기뻐요.

안승하: 이민주 작가님과 긴 시간 키워 온 책이 출간되어 기쁘고,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페브 농장』은 음표와 쉼표가 만나 아름다운 선율이 되는 음악을 낮과 밤이 이루는 조화로운 하루에 빗대어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처음 이민주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제가 느꼈던 재미와 반짝임이 독자분들께도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작품 속에서 농장의 이름인 페브는 어떻게 붙여진 이름인가요주인공과 함께 지내는 강아지의 이름을 프레스토라는 음악 용어로 붙이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이민주: 음이름 도레미파솔라시도(CDEFGABC), 7개의 알파벳을 조합하면 다양한 단어를 만들 수 있어요. ‘페브(FEB)’는 제가 좋아하는 F코드 안에서 묘한 매력이 있는 소리의 조합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페브’라는 이름도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프레스토’는 ‘매우 빠르게’를 뜻하는 음악 용어예요. 제가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토토’인데, 토토는 늘, 천천히 조금씩 걷는 아이였어요. 겁이 많아서 밖에서 걷는 것을 무서워했었거든요. 토토가 하늘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뛰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레스토’라고 지었어요.

오선지 위의 음표를 밭에 심긴 작물에 비유한 상상력이 독특하게 느껴집니다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이민주: 저는 걷고, 읽고,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요. 하루를 사진으로 담고, 단어를 수집하는데, 작년부터는 소리도 수집하고 있어요. 이런 습관들이 피아노를 가르칠 때 음악 이론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수업에는 글을 배우기 전에 음악을 먼저 시작하는 아이들이 올 때가 있는데요, 이런 아이들에게 음악 이론을 가르칠 때 재미없어 보이는 이론들에 말랑한 이야기를 붙이는 거죠. 아이들이 악보를 읽어야 하는 부담감에 음악의 즐거움보다 어려움을 먼저 느끼게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돼요. 제가 음악 이론을 직접 만들어서 가르치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과 아이디어에 경험이 더해진 것 같아요.


안승하의 작업실 책상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휴식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져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두 분께 일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민주: 저에게 일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무엇’입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고, 새로운 공부를 하고, 꾸준히 음악을 가르치면서 조금 특별한 삶을 살다 보니, 꾸준히 회사 다니며 일하는 친구들에 비해서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은 것 같아요. 일하는 시기와 기회를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지금은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새로운 ‘무엇’을 찾아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안승하: 저에게는 일의 재미와 만족감이 중요해요. 그 일이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면 좋고, 나아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물론 일을 해서 얻어지는 대가도 무시할 수는 없어요. 많은 작가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아직은 그림책 작업만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그 일들이 그림책 작업에 영감을 주기도 해서 무엇이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회사에 다닐 때는 일과 휴식의 구별이 쉬웠는데 지금은 늘 일하고 있고 또 늘 일하고 있지 않은 듯해요. 휴식의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최근 1~2년은 그런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저야말로 페브 농장 할머니의 편지 같은 핑계(?)가 필요하네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나 구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민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솔직히 조금 많은데요, 기차가 나오는 장면과 밤하늘이 처음 나오는 장면을 사랑해요. 제 방에 걸어 놓고 싶다고 안승하 작가님께 종종 얘기하곤 했어요. 밤이 내리면서 잠드는 음표가 너무 귀여워요. 정말 페브 농장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에요.

안승하: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집을 떠나 기차를 타고 졸다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장면이에요. ITX 새마을호 기차를 참고해서 그렸는데 자료를 찾아보면서 괜히 설레고 좋았어요. 생활에 지쳐 졸고 있는 주인공에 동화되어 그렸죠. 책 속 모든 구절이 아름답지만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싱그러운 열매들의 사랑스러운 선율’입니다. 예쁜 단어들이 알알이 모여 있어서 소리 내어 읽을 때 생동감 있고 즐거워요.


이민주 작가가 작곡한 『페브 농장』 테마곡의 악보


『페브 농장』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민주: 책에서 소리가 색깔로, 음악이 그림으로 표현되었으면 했어요. 음악적인 요소도 가능한 한 많이 넣고 싶었어요. 그림에서 전봇대의 전선을 보고 오선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음표 작물들의 의성어를 보면, 2분음표는 ‘부웅’으로, 4분음표는 ‘쿵’으로, 음표의 길이에 맞게 음절을 맞추었습니다. 작업하면서는 ‘파-미-시(F-E-B)’로 시작하는 멜로디로 밤에 듣기 좋은 고요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작곡하고 연주한 테마곡을 책에 QR코드로 수록했는데, 사실 이 곡은 ‘밤 버전’이에요. 밤에 별빛들이 쏟아진다면, 그리고 밤을 물들인다면 어떨까 상상하면서 만들었어요. 낮 버전 등 여러 버전의 테마곡이 있는데, 직접 들려드릴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테마곡을 들으면서 낮의 복잡한 소리들과 밤의 고요함을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안승하: 음악을 이해하기보다는 느끼는 책이었으면 했어요. 페브 농장에서 들리는 음악을 시각화하려면 농장의 공기, 바람, 소리, 향기에 더해 손으로 쥐고 음표 작물을 부수는 촉감까지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죠. 또 장면마다 작은 이야기들과 음악적인 요소를 숨겨 두어서 보물찾기하듯이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리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 주세요.

이민주: 저는 아직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기도 한데요, 저의 첫 책인 『페브 농장』을 관심 있게 봐 주시는 것만으로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글을 시처럼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마음이 여러분의 마음에 조금씩 스며들길 바랍니다. 독자분들께도 낮의 복잡한 소리처럼 수많은 말과 감정들의 낮이 있을 것 같아요. 조용한 밤이 내리면, 그런 복잡한 마음과 수많은 말도 고요해지길 바랍니다. 낮이 지나면 꼭 밤이 오듯이, 독자분들께서 어떤 낮과 어떤 밤을 마주하실지 모르지만, 그 하루하루를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안승하: 혹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페브 농장』을 만나신다면 잠시 그 자리에 머무르셔서 딱 한 장만 넘겨 소년과 함께 기차에 몸을 실어 봐 주세요. 이 책이 어린이 독자분들께는 여러 번 보아도 새로운 것이 발견되는 재밌는 책이길 바라고, 어른 독자분들께는 숨을 고를 수 있는, 일상에서의 작은 틈이 되길 바랍니다.




*이민주

음악과 책 읽기를 좋아하고 구름 사진을 찍으며 한강 걷기를 즐깁니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기획자로 일하며 캐나다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했습니다. 음표와 쉼표를 모티프로 『페브 농장』을 쓰고 기획하였습니다.



*안승하

음악과 이야기를 좋아하고 사이사이 양모 펠트를 합니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친구들과 따로 또 같이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림책 『일하는 개들』과 교양서 『뭐든지 뚝딱 만들기 처방전』(공저)을 쓰고 그렸습니다.



페브 농장
페브 농장
이민주 글 | 안승하 그림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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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페브 농장

<이민주> 글/<안승하> 그림13,500원(10% + 5%)

낮과 밤, 음표와 쉼표가 만들어 가는 하루 페브 농장의 선율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림책작가 안승하와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이민주 작가가 함께한 그림책 『페브 농장』이 출간되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주인공이 ‘페브 농장’에서 보내는 신비롭고도 평온한 하루를 담았다. 자연물에 빗댄 음표와 쉼표가 조화로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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