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하는 여자들] 이다희, 여성이 신화를 뒤집으면
번역하는 여자들 3편
번역을 마치고 나니, 오히려 옛 여성들의 삶도 남성 영웅과 동일한 렌즈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들은 고난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역사 속 인물을 잘못 평가해온 건 아닐까?' (2023.05.25)
동시대 여성에게 필요한 말을 가장 뜨겁게 전하는 여성 번역가들의 이야기. 인터뷰 시리즈 '번역하는 여자들'은 매달 24일에 연재됩니다. |
이다희 번역가가 번역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는 수많은 영웅이 나오지만, 그중 95%는 남성 인물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아버지 이윤기가 번역을 제안했을 때, 그가 선뜻 내키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6년간의 번역 끝에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남성 영웅의 이야기를 역사 속 여성들에게 돌려줄 수는 없을까? 우리는 역사 속 여성들을 다시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 질문에 응답하듯, 이다희 번역가는 토니 모리슨, 미셸 오바마 등 여성들의 목소리를 번역해왔다. 앞으로 그는 고전과 신화를 여성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전복하는 책들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미 여성 고전학자들과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결과물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메두사, 판도라 등 신화 속 여성들은 운명 앞에서 끝내 삶의 태도를 굽히지 않는 용감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하는 건 다름 아닌 번역가다.
'생계형 번역자'라는 소개글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제가 쓴 표현은 아니고, 한 인터뷰에서 저를 그렇게 불러 주시더라고요. 번역 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동의가 되죠. 출판 번역뿐만 아니라, 영화제에서 자막을 번역하기도 했고 직장에 소속되어 번역을 하기도 하고 워낙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해왔거든요. 번역을 노동으로 인식한 건, 어릴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직장인처럼 하루 8시간 책상으로 출퇴근하는 루틴을 철저히 지키셨거든요. 원고지에 펜으로 쓰는 것이 피로해서 한국 번역가 중에서는 아마 처음으로 워드 프로세서를 쓰셨을 거예요. 자연스럽게 번역은 몸을 써서 하는 노동이라는 인식이 생겼죠.
아버지 이윤기 번역가의 권유로 전문 번역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요.
번역은 아버지를 돕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시작했다면, 직장 생활은 나한테 또 다른 능력이 있는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한 일이에요. 물론 출판 번역만으로는 보수가 적으니까, 안정적인 수입도 필요했죠. 직장 생활과 달리, 출판 번역은 제 이름을 걸고 저의 기록과 성과로 돌아오니까 끝까지 놓을 수 없었어요. 이름을 걸고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참 보람이 있었어요. 몇 년 전 건강이 안 좋아져서 직장 생활을 그만둘 때도 번역만큼은 놓지 못할 정도로요.
아버지와 번역 스타일이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시나요?
아버지의 번역은 개인의 색깔이 많이 묻어 있죠. 이름을 가리고 봐도 '이윤기의 번역'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요. 아버지에 비하면 저는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데요. 저는 번역가 특유의 스타일이 없어서 원 저자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것도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번역을 추구하고요. 그럼에도 제 문체에서 아버지의 스타일이 보인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글은 제가 다 읽었으니까,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20대 후반, 아버지로부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번역을 제안받아 번역을 완수했는데요. 당시의 결정을 어떻게 기억하나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거절했어요. 고대 그리스어 원전을 옮길 수 없는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이미 그리스어 원전을 번역할 수 있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그렇지만 아버지의 기획 취지는 원전에 충실한 번역도 중요하지만, 이 이야기를 어떻게든 독자에게 읽히려면 친절한 번역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래, 그럼 나는 최대한 영어 번역에 충실하자. 그런 원칙으로 시작했죠.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번역하셨죠. 쉽지 않았겠어요.
사실 좋은 시절이라고 아름답게 기억하지는 못해요. 얻은 만큼 잃은 것도 많았고, 그저 버텼던 것 같아요. 시기적으로 번역을 마친 뒤 건강이 안 좋아져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고요. 그래도 번역 작업에 대한 저만의 원칙이 생긴 건 굉장히 좋았죠.
번역자는 번역 작업의 영향을 크게 받잖아요. 방대한 인물들의 역사를 6년 동안 작업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다행히 아직까지 제 삶에 영향이 남아 있어요. 플루타르코스는 인물들을 기록하면서 그들의 업적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주로 그 사람들이 겪은 고난에 주목해요. 고난 앞에서 한 인물이 보여준 모습으로 인간을 평가할 수 있고, 그것이 의미 있는 평가라고 말하죠.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앞에서 한 인물이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힘들 때마다 오히려 태도를 더 단단히 하려고 해요.
시대 특성상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남성 인물 중심의 역사잖아요. 처음에는 거부감도 드셨다고요.
그렇게 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95%가 남성 인물들의 이야기예요. 결국 전쟁이나 정치 이야기일 것 같아서 처음에는 하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번역을 마치고 나니, 오히려 옛 여성들의 삶도 남성 영웅과 동일한 렌즈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들은 고난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역사 속 인물을 잘못 평가해온 건 아닐까?'
그래서 여성 독자들이 고전과 역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요.
실제 역사는 남성들만의 세계는 아니었지만, 고전 연구가 활발했던 시기에 남성 학자들의 역사가 주류였기 때문이죠. 실제로 고대 그리스는 로마에 비해 여성의 입지가 훨씬 컸어요. 스파르타는 이웃 아테나이보다 여성의 지위가 높아서, 스파르타 여성들은 아테나이 여성들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살아'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해요.
다행히 서양 고전을 공부하는 여성학자들이 활발히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고 있어요. 최초로 여성이 번역하여 화제가 된 에밀리 윌슨 버전의 『오디세이아』가 나오기도 했고, 신화를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쓰는 문학 작품도 많죠. 대표적으로 나탈리 헤인즈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괴물 메두사의 이야기를 당사자의 입장에서 재해석했어요. 매들린 밀러는 소설을 통해 피그말리온의 이야기를 뒤집고요. 원래는 남성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이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조각하자 실제 여성으로 변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작가는 여성의 입장에서 다시 보니 너무 끔찍하다고 생각해서, 조각상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다시 써요. 그렇게 신화에서 새로운 영감의 원천을 발견하는 여성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번역가로서 희열이 느껴지겠네요.
잠시 잊고 있었던 서양 고전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어요. 제가 직접 쓰지는 못하더라도 번역을 통해서 편승하고 싶어요.(웃음) 그래서 그동안 남성 중심적이었던 서구 고전에 대한 관심을 되찾아올 수 있다면 좋겠죠. 여성들의 해석이 전복적이라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또 그렇게 급진적이지도 않아요. 신화 자체가 급진성이 있고, 여신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굉장히 다르잖아요. 알고 보면 놀랄 일이 아닌데, 지금까지 미뤄왔구나. 드디어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죠.
에세이 『사는 마음』을 통해 '기혼 여성이 작업실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를 자세히 쓰셨어요.
저는 기혼 여성이지만 아이가 없어서 집에서 일하기는 비교적 수월해요. 그럼에도 작업실은 필요하더라고요. 버지니아 울프도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들이 소설이나 시를 쓰려면 고정 수입과 "문을 잠글 수 있는 방 한 칸이 필요하다"라고 말하잖아요. 남편은 제 시간을 존중해주지만, 그래도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문을 닫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더라고요. 만약 집에 있었다면 '벌써 남편이 올 시간이네. 저녁 식사 준비를 해야 하나' 생각했겠죠. 그런데 작업실이 생기니 시간을 필요한 만큼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더라고요. 기혼 여성이기 때문에 위축되는 마음의 장애물만 조금 넘어서면,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작업실을 갖는 건 지극히 정당하죠.
출판 번역은 다른 번역 일에 비해 처우가 낮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왔는데요. 번역가님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그런 관행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죠. 이건 당연히 번역의 질과도 직결되는 문제예요. 아무리 훌륭한 번역가여도 낮은 임금을 주면서 단기간에 일을 하라고 하면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반대로 처우가 개선되어서 번역자들이 온전히 시간을 쏟을 수 있으면 번역의 질도 좋아질 거고요. 그래서 최근 번역가분들이 목소리를 내주시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았어요. 한동안 저는 이 일을 지속하려면 다른 일을 해서 메꿔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번역가분들이 이 정도 경력이면 이 아래로 받지 말자고 목소리를 내거나, 어떤 합당한 기준이 필요한지 의견을 모으기도 해요. 저 역시 번역자들이 할 수 있는 몫이 있다고 생각하고, 목소리를 내려고 하고요.
"번역은 종종 추리력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다. 번역을 하다 보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라고 하셨어요. 도무지 번역되지 않는 대목을 만날 때 어떻게 해결하나요?
다른 번역가분들처럼 저도 사전을 많이 찾아봐요. 영영사전, 영한사전, 표준국어대사전 등 여러 사전을 화면에 띄워 놓죠. 구글 검색도 해보고요. 그렇지만 문제는 도구에 있는 게 아니라, 제 머릿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저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덜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우선 자리에서 무조건 일어납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조금 머리를 식히거나, 우선 그 대목을 넘어가요. 며칠 뒤에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보면 '그때 떠올랐어야 하는 단어가 이제야 떠오르네' 하는 순간들이 찾아오더라고요.
창작과 가깝다는 생각도 드네요.
맞아요. 그렇지만 원문의 굴레에 속박된 창작이죠.(웃음) 제한하는 것이 많은 와중에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토니 모리슨의 에세이 『보이지 않는 잉크』와 『타인의 기원』을 번역하셨는데요. 참 어려운 작업이었다고요.
토니 모리슨은 강연과 에세이를 통해서 문학에서 인종 차별을 어떻게 다룰지, 소설에 어떤 이론적 토대가 있는지 설명해요. 거기다 이론적 내용조차 굉장히 문학적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번역하기에 참 어려웠죠. 그렇지만 그 분의 생각에 깔린 원칙은 굉장히 일관되고 투명하거든요. 모든 좋은 통찰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이 그런 것 같아요.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지? 왜 이 생각을 안 하고 살았을까?" 토니 모리슨의 글을 번역하면서 그런 순간과 자주 만났고 삶에서 큰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토니 모리슨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처럼, 개성이 강한 자유분방하고 자의식 강한 문체를 번역하는 일은 어떤 작업이었는지요?
토니 모리슨의 번역이 어려웠다면, 이 작업은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작가에게 '너 잘났다'라는 생각을 내내 하면서요.(웃음)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문체는 말맛이 중요해요. 잡지에 실린 장문의 에세이인데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은 거기에 있죠.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 코미디 각본을 써서 읽어주는 느낌인데, 그걸 잘 살리는 것이 어려웠어요. 최근에 다시 책을 봤는데, 좋은 부분이 많더라고요. 미국 중서부의 시골 축제에 대해 그야말로 '입을 터는' 대목이 있는데, 뭐 하러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갑자기 결론에 이르면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던,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 같은 사람들을 이해할 실마리가 보이는 거예요. 요즘처럼 극단적인 사상이 득세하고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 같을 때, 암울한 시대를 우리가 어떤 자세로 이해하면 좋을지 나와 있더라고요.
최근에는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을 번역하셨죠. 트럼프 집권기와 팬데믹을 거치며 그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상세히 나오는데요. 한국 사회의 현실도 떠오르더라고요.
맞아요. 저도 우리의 상황과 겹친다고 생각했어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8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것들이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을 때의 느낌을 쓰거든요. 사실 제가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보니까, 책을 읽기 전에는 미셸 오바마에게 근거 없는 선입견이 있었어요. '잘 나가는 변호사였는데, 하층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있을까?' 하면서요. 그런데 알고 보니 시카고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늘 공동체를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더라고요. '나도 이렇게 해서 퍼스트레이디가 됐으니 본받아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공동체를 유의미하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요. 결국, 타인의 빛을 밝게 빛내기 위해서, 우리 자신 안의 빛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책 제목이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인데요. 번역하는 내내 많은 가르침을 얻었어요.
에세이 『사는 마음』을 출간하셨어요. 글쓰기는 번역과 어떻게 달랐나요?
최초로 지은이가 되니 기분이 굉장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에세이는 숨을 곳이 없으니까 나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나 싶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에세이는 한 사람의 이야기니까 잘 썼다 못 썼다를 판단하기 어렵잖아요. 타인의 판단에서 벗어나니까 자유로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번역에 비해서는 덜 고통스럽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웃음) 독자에게 이래라저래라 조언하고 싶지 않았고, '내 이야기를 최대한 솔직하게 쓰면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썼던 것 같아요.
좋은 번역이 무엇인지 질문을 많이 받아오셨는데요. 현재의 대답이 궁금합니다.
요즘은 좋은 번역이 '공통된 요소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부 사람들은 "우리말은 참 우월해. '정'이나 '한' 같은 감정은 번역이 불가능하니까"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과 다르거든요. 최근에 아일랜드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아일랜드 사람들은 정말 정이 많아요. 그들이 인간 간에 주고받는 마음은 '정'으로밖에 표현이 안 돼요. 번역이 불가능한 것이 있더라도 불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번역자라면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지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번역가의 일이고요. 작업을 할 때도 종종 질문을 던져요.
'이 단어가 해당 언어의 독자들에게 불러일으켰을 감정은 우리에게도 있지 않을까. 그럼 우리는 그 감정을 뭐라고 할까.'
그런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다 보면 사전이 무용해지는 순간도 찾아와요.
앞으로 번역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앞서 말했듯이, 영미권에서 서양 고전을 새로 해석하는 여성 작가들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소개하고 싶어요. 나탈리 헤인즈의 소설들은 해외에서 이미 유명하지만 한국에는 많이 번역되지 않았거든요. 그런 여성작가들을 활발히 발굴하고 번역하면서 독자들에게 잘 알리는데 힘을 쏟고 싶어요.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 332쪽
미셸 오바마 저 / 이다희 역 | 웅진지식하우스
미셸 오바마가 타인과 공동체를 고민하는 이유가 담긴 문장이에요. 번역하는 내내 "우리가 왜 이렇게 타인과 공동체를 생각해야 하나, 그게 왜 도덕적인가, 그렇다면 왜 도덕적인 것이 필수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어요. 결국 인간으로 사는 일의 아픔을 줄이기 위해서더라고요. 미셸 오바마는 어릴 때부터 공동체를 경험하고 그런 삶을 살았으니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저는 친척과 교류도 적고 저희 가족끼리 뭉치는 분위기에서 자라서, 공동체와 타인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많이 갖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참 반가웠던 대목이었어요.
*이다희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철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고전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헵타메론: 열 번째 이야기』, 『거실의 사자』,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신화의 역사』, 『HOW TO READ 셰익스피어』, 『사막의 꽃』, 『J.M. 배리 여성수영클럽』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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