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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째 주 이주의 싱글 - 켈리 클락슨, 바밍타이거, 김완선
이주의 싱글
'Mine'은 켈리 클락슨의 인생이라는 뮤지컬에 가장 장엄한 독백 한 장면으로 연출된다. 풍성한 보컬이 곡의 중심을 잡는 가운데, 진중하게 읊조리는 도입부와 가스펠 풍 코러스가 이어지며 절정으로 향해간다. 그렇게 트랙 안에 외롭고 고독하게 자리한 그의 모습을 마주하면 처연한 감정이 온전히 밀려든다. (2023.05.03)
켈리 클락슨의 정규 10집 <Chemistry>의 발매를 알리는 신호탄이 울려 퍼진다. 'Mine'과 'Me', '나'를 전면에 내세운 선공개 곡의 목적은 뚜렷하다. '내 심장을 이용했던' 이에게 전하는 확실한 이별 선언이자, 관계 사이에서 방치되어 있던 자아의 획득과 치유. 지난한 사투 후에 탄생한 만큼 신곡은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팝도, 'Because of you'처럼 애절한 발라드도 아니다.
'Mine'은 켈리 클락슨의 인생이라는 뮤지컬에 가장 장엄한 독백 한 장면으로 연출된다. 풍성한 보컬이 곡의 중심을 잡는 가운데, 진중하게 읊조리는 도입부와 가스펠 풍 코러스가 이어지며 절정으로 향해간다. 그렇게 트랙 안에 외롭고 고독하게 자리한 그의 모습을 마주하면 처연한 감정이 온전히 밀려든다. 세월이 지나도 굳건한 가창력, 단단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그 속에 아로새겼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니 장르를 '록' 내지 '팝 록'으로 분류했다. '얼터너티브 케이팝'을 표방하는 밴드인 만큼 형식적인 장르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확실히 신곡은 확실히 모종의 '인디 록' 감성을 물씬 풍긴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의성어로 채워 넣은 후렴과 날카로운 음색의 기타 리프, 전체적으로 얇게 덧씌운 리버브로 조성한 공간감이 다가올 여름 페스티벌의 풍경을 예고한다. 아무리 록 순수주의자라 할지라도 이 노래는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섹시느낌 (Feat. RM of BTS)'과 'Trust yourself'의 뒤를 이어 공개한 정규 앨범의 맛보기로도 준수하다. 곡마다 성격이 판이한 탓에 음반 내에서 어떻게 묶일지는 모르겠지만, "띠띠리띠따콤"을 반복하는 능청스러움을 보니 그 이질감마저 기대감으로 변한다. 듣고 있으면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싱글.
만 17살의 나이로 데뷔한 그때 그 시절의 '나'에게 쓴 편지다. 2022년 발매한 싱글 'Feeling'이 젊은이들의 감성에 무난히 가 닿을 댄스 기조를 안고 있었다면, 이후 발매작들은 더욱더 '성인 지향적'이다. 같은 해 쓴 '사과꽃'처럼 이번 노래도 세월을 살아본 자가 전하는 진한 어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록 발라드 근간의 사운드와 뜨겁게 감정을 달구며 후반부 고조되는 편곡 또한 근사하다. 작사 작곡은 물론 커버아트도 그가 직접 그렸다. 묵직한 울림을 지닌, 어른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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