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했다 싶은 십 대를 위한 고민 상담소
『마음도 리셋이 되나요?』 김윤아 저자 인터뷰
『마음도 리셋이 되나요?』는 저마다의 고민으로 마음이 엉망진창 뒤죽박죽이 된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처방으로 청소년의 마음을 위로한다. (2023.04.07)
십대로 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열심히 공부만 했는데 성적은 안 나오고, SNS를 보면 나만 못나 보이고, 친구들 사이에 있으면 소외감을 느끼고, 부모님이랑은 매번 같은 문제로 싸운다. 나는 왜 이럴까, 답을 알 수 없어 끝없이 내가 미워지기만 한다. 『마음도 리셋이 되나요?』는 저마다의 고민으로 마음이 엉망진창 뒤죽박죽이 된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처방으로 청소년의 마음을 위로한다. 책의 안내를 따라 고민 뒤에 숨은 진짜 내 마음을 발견해보자!
『또, 먹어버렸습니다』 이후 2년 만에 돌아오셨어요. 이번 책을 쓸 때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또, 먹어버렸습니다』는 너무 많이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행동 뒤에 감춰진 다양한 마음에 관해 쓴 책이었죠. 『마음도 리셋이 되나요?』는 청소년이 겪는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다룬 책이랍니다. 십대와 십대 자녀를 둔 부모님을 독자로 두고 쓰다 보니, 상담실에서 만난 청소년 내담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 많아요. 거기에 제 학창 시절 경험을 돌이켜보면서 '내가 지금 십대라면 어떤 고민을 할까?', '어떤 말을 들으면 도움이 될까?'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며 썼답니다.
책 제목에 공감하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이 "인생 리셋하고 싶다", "다시 태어나고 싶다" 같은 자조적인 말을 자주 한다고 들었어요. 농담처럼 하는 이런 말 뒤에는 어떤 마음이 숨어 있을까요?
그만큼 십대로 사는 게 힘들다는 뜻이 아닐까요? 친구 관계는 뜻대로 안 되고, 부모님과 매일 똑같은 문제로 싸우고, 진로 고민까지 하다 보면 머리가 터질 것 같으니까요. 그러니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르겠다는 마음이 드는 거죠. 게임처럼 다시 시작하는 리셋 버튼이라도 있으면 확 눌러버리고 싶고요.
『마음도 리셋이 되나요?』에 실린 여러 고민은 실제 청소년들과의 상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죠. 처음 상담을 받는 십대라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 어려워할 듯한데, 어떤 식으로 마음의 문을 여시나요?
어른들 입장에서 청소년은 왠지 이해하기 어렵고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십대도 마찬가지 같아요. 어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 거 같고,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다고 느끼니까요. 괜히 고민 얘기를 꺼냈다가 비난받거나 잔소리만 돌아올까 봐 선뜻 속마음을 꺼내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상담이 처음인 친구라면 직접적인 고민 이야기를 바로 꺼내지 않을 때가 많아요. 상담실이라는 낯선 공간과 상담자인 제가 편해지기를 기다리며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 가볍게 물어보곤 하죠. 고민을 터놓길 주저하는 아이들에게는 제 경험담을 먼저 말해주기도 합니다.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열심히 들어준다는 생각이 들면, 안정감을 느끼면서 그때부터 편하게 말하곤 해요. 하지만 여전히 십대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이 많답니다.
책에서 다루듯이 고민의 내용도 다양할 듯합니다. 그중에서 십대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십대에게 학업과 진로도 큰 고민이지만, 아이들이 무엇보다 가장 신경 쓰고 어려워하는 건 또래 관계가 아닐까 싶어요. 가족과 소속감을 형성했던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이르면, 또래 사이에서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끼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청소년기는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하거나 결이 맞는 친구를 찾아 사귀고, 나와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도 하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인데요. 남들과 사회적인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에 계속해서 놓이다 보면,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도움을 주려고 한 말이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하죠. 말없이 토라진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어렵잖아요. 이렇듯 청소년들은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무수한 고민을 경험하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답니다.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감정적인 공감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님은 '내 마음을 궁금해하고 물어봐 주라고' 하셨는데요. 마음을 아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내 마음을 아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해요. 우리는 스스로 말과 행동을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여러분의 하루를 찬찬히 돌이켜보자고요. 어제는 잘되었던 공부가 오늘은 손에 잡히지 않기도 하고, 속이 쓰리도록 매운 마라탕을 먹고 싶은 욕구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오늘따라 유독 엄마의 잔소리가 참기 힘들어 버럭 화를 내고 나선 후회하기도 하고요.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 하루 내가 한 말과 행동 이면에는 무수히 많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답니다.
그래서 내 마음을 알아야 해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소용돌이가 잦아드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으면 하루 쉬어가거나, 마라탕보다는 속이 편한 음식을 고르고, 엄마에게 아까 짜증 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사과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답니다. 이렇게 내 말과 행동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게 되죠.
갑자기 화가 나거나 우울해지는 등 감정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가 있잖아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인 십대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효과 빠른 마음 단련법이 있을까요?
책에서 여러 번 강조했듯이 십대는 몸과 마음이 급속하게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바뀌는 건 물론이고, 스스로 조절이 힘들어 다소 극단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덮어놓고 참는 것은 답이 되지 않죠. 자신이나 타인을 공격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 때는 일단 그 상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게 좋아요. 집 밖으로 나가 사람이 많은 카페에 간다든가 무작정 산책을 하는 등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한숨을 돌릴 수 있어요.
아니면,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숨이 헐떡일 정도로 운동장을 뛰거나 코인 노래방에 가서 목이 쉴 때까지 노래를 불러보는 거죠. 상황이 가능하다면 가족이나 친구에게 연락해서 잠시 대화를 나누며 내 마음을 돌아볼 여유를 가져도 좋아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감정이 잘 가라앉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근육을 키우듯 다른 방식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기를 연습하다 보면 스스로 그것이 더 낫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작가님도 십대 시절 마음에 소홀하다가 우울증과 섭식 장애를 겪었다고 하셨죠.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지금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참고 버티면 나중엔 좋아질 거야"라는 얘기는 절대 하고 싶지 않아요. 참아서 괜찮아질 거라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지금 마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들리니까요. 저는 힘들면 참지 말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힘들다고 더 크게 말하라고 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느끼는 고통은 결코 참을 만한 것도, 당연한 것도 아니니까요.
*김윤아 마음에 소홀한 채 공부만 하며 십대를 보냈다. 외면한 마음들이 얽혀서 우울증, 섭십장애, 불면증을 일으켰다. 내 마음을 이해해 보려 무작정 심리학을 공부했다. 가톨릭대학교 일반대학원 심리학과를 졸업했고, 한국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누다심 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사 일을 시작한 이후 TV, 신문,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식이장애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은 나를만나는시간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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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달래며 살아가는 기술 저자는 기쁨, 슬픔, 분노 등 모든 감정을 음식으로 해소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의 마음부터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나아가 음식 중독으로 이어지기 쉬운 다양한 마음의 상처를 예시로 보여주고,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책은 1부 ‘나를 자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