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서툰 어른들을 위한 뮤직 에세이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이경 저자 인터뷰
격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혹은 서럽고 외로워서 누구라도 붙잡고 말하고 싶을 때, 그것도 아니라면 하루에 쉼표가 필요한 시간… 음악이 필요한 순간이다. 플레이 버튼과 함께 작가의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당신도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고 싶을지 모른다. (2023.03.07)
한번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 인생의 수많은 품사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에세이 <안녕,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나를 달래고 응원해준 음악에 관한 이야기다.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는 음악 웹진 <리드머> 필진이었던 작가가 인생의 순간마다 음악의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선곡한 노래를 소개한 책이다. 작가가 엄선한 플레이리스트는 음악이라는 목소리를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낸 작가의 고백이기도 하다. '이경'이라는 필명으로 오래도록 음악을 듣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다섯 번째 책입니다. 이번에는 느낌이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5년 전 처음으로 책을 내봐야지 하고서 준비했던 게 바로 음악 에세이였거든요. 그게 다섯 번째가 되어서야 책이 된 셈이어서 뭔가 좀 찡하기도 하고요. 그동안엔 글쓰기나 작가, 작가 지망생과 관련된 글을 써왔다면,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주제로 발표하는 책이어서 독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음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책을 읽어보면 인생의 많은 것을 음악에서 배웠다고 되어 있는데요.
삶에는 희로애락이 있다고들 말하잖아요. 음악에도 역시 그런 희로애락이 담겨 있으니까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기보다는 음악을 듣는 시간이 훨씬 많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음악을 통해서 그런 감정 등을 먼저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쓰는 글의 형식이랄지, 감성 등도 음악을 통해서 많이 발현되는 것 같고요.
이전에는 글쓰기, 작가 등의 주제로 글을 써오셨는데, 그렇다면 글쓰기와 음악 중 어느 쪽을 더 사랑하시나요?
제 책장을 보면 예전부터 책보다는 음반의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러다가 서른 이후로는 서가에 책이 점점 늘어나더니 요즘에는 음반보다 책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음악과 글쓰기 모두 좋아하긴 하지만, 음악이 저에겐 온전히 즐거움만을 준다면 글을 쓰는 데에는 적잖은 고통이 따르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즐거운 작업인 것 같기도 합니다.
추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섯 종의 책을 내면서 추천사를 받아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동안 최민석 작가님의 소설이나 에세이, 여행기를 재밌게 읽었어요. 출판사에서 혹시 추천사를 받고픈 작가님이 있냐는 물음에 최민석 작가님을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추천사를 받게 되리란 생각은 하질 못했거든요.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책을 읽고서 추천사를 쓴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최민석 작가님에겐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리고 추천사를 써주신 다른 두 분은 작년에 냈던 『작가의 목소리』의 마누스 출판사 대표님과 에디터님이었습니다. 이전 책의 관계자분들이 이렇게 추천사를 써주시는 게 흔한 일이 아니라 더욱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른에게도 음악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라고 하셨는데, 작가님은 언제 음악을 듣고 싶으세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 음악을 듣는 것도 좋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고요. 가족이 모두 잠든 새벽이 그런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가족 모두가 잠든 새벽에 거실에서 홀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그 시간을 좋아합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 슬픔을 슬픔으로 이겨내려는 습성이 있어서 우울한 일이 있으면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더 우울한 음악을 찾아 듣곤 합니다.
책에서 추천한 음악도 좋고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추천할 만한 노래가 있을까요?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봄만 되면 찾아 듣는 곡이 있습니다. 책에서 이윤찬의 '겨우살이'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소마의 '꽃가루'도 추천했는데, 정말 강추합니다. 이 짧은 봄에 듣기 정말 좋은 곡이죠. 그리고 정태춘의 '섬진강 박 시인'이라는 곡도 봄에 듣기에 너무 좋죠. 가사에 "봄은 오고 지랄이야, 꽃 비는 오고 지랄"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정태춘 님의 입에서 나오는 '지랄'이 얼마나 차진지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한마디 하신다면요? 그리고 이후 계획이 있으신지요?
책이 재밌게 읽힌다면 좋겠고요. 음악 에세이를 끝마쳤으니, 이제 또 다른 원고를 써야 하겠죠. 이것저것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어서, 그중에 하나를 골라 써 볼 예정입니다. 첫 책을 낸 이후로는 감사하게도 매년 한 권씩 내고 있는데, 부지런히 써서 내년 이맘때에도 책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경 음악 애호가. 첫 책을 발표한 후로 매년 책을 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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