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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심 복지사 "비장애인 중심 사회 구조가 기본값이 아니에요"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백순심 사회 복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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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두 번째 에세이인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성이 존중하는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책이다. (2023.03.07)

백순심 사회 복지사

뇌병변 장애인으로 태어난 저자 백순심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의 비조리를 짚기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자의 두 번째 에세이인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성이 존중하는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가끔 장애 당사자들은 자신을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분리하지 않고 공존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것을 함께 상상하고 기대하고 있으며, 그에 해당하는 목소리가 사회에 반영되어 어엿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에는 저자가 장애인으로서 직접 겪은 경험담과 일터에서 함께 삶을 나누는 지적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겨있다.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사회 복지사로서 장애인 복지 현장에 20년째 몸담고 있습니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에 대해 의문점이 들기 시작하였고,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불편함을 겪는 일들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2021년 12월에 출간된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에 이은 두 번째 에세이입니다. 기존 저서와의 어떤 차이가 있나요?

첫 번째 책은 제가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겪은 차별이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하였다면, 두 번째 책은 장애인이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 속에서 불편함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사회 구조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기본값이 아님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살기 편한 세상이 아니라, 장애인도 살기 편한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서로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공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본문 「책을 내며」 속 '나는 비장애인의 기준에 미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맞춰 살아온 시간이 버겁고 외로웠다.'라는 문장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장애 당사자분들이 스스로 작아짐을 느끼고 힘들 때는 어떠한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한계를 느낄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기준이 잘못됐음을 짚어주는 이 책이 어떤 느낌으로 어떤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하시나요?

이 책을 읽는 독자 중에서는 살아가면서 불편하거나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불편러가 아닙니다. 그 사람들로 인해 제도가 개선되고 사회가 변화된다고 생각됩니다. 세상에는 '다름'은 있어도 '틀림'은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책을 읽는 독자 중에는 이분적인 시선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일률적으로 적용되기보다는 한 사람의 개별적인 특성을 존중하는 자세로 다가가야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신 후에는 좀 더 유연하게 사고가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각 개인 혹은 여럿이서 내는 목소리들로 인해 사회는 조금씩 변화해 간다고 믿고 싶습니다. 목소리를 내기까지, 그리고 목소리를 내는 과정 안에서 작가님에게 가장 큰 고민과 힘듦을 주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얼마 전에 우리 아이의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돌봄 교실을 이용하는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정원이 초과하여 추첨한다는 문자가 온 일이 있었습니다. 추첨 당일에 학교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든 이유가 장애 학생이 입학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아이들이 장애인을 혐오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염려되었습니다. 학부모 사이 그런 원망이 나오지 않도록 학교에선 장애 학생을 위해 돌봄 교사를 추가 배치할 예산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모든 급식에서 계란 반찬을 빼는 건 오히려 계란을 먹지 못하는 아이를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란 대신 다른 반찬을 제공해 모두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의 모습입니다. 사회적 배려자와 관련된 사회 구조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문제로 화살을 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적 배려자는 이처럼 다른 사람들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매번 목소리를 내어야만 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장애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장애인을 연기하는 비장애인의 어색한 연기를 보는 것을 불편해하기도 하고, 다른 일부는 일상 가까이에서 장애인의 모습을 보며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더 쉽게 접하는 미디어 매체가 그리는 장애인의 모습, 그 안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어떤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미디어를 통해 본 장애인의 본모습을 장애인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일반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본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그렇지 않은 장애인도 많음에도 모두 다 똑똑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도 고유의 특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애인도 독립적인 개체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 불쌍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렇게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적인 존재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장애인이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지 않은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입니다. 일반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비정상, 자격 미달이라는 기준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정보를 습득할 때 글자를 읽지 못해 그림이나 영상 등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글을 읽어야 하는 기준은 없어지고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장애인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꾸준히 불편함을 알리고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꾸준히 쓰고 알리기 위한 활동들을 할 것입니다. 다양성의 기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백순심

저자 백순심은 뇌병변 장애인으로 태어나 깍두기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한 가정의 엄마이자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 20년 차 사회 복지사이다. 한림대학교에서 가족 치료학을 전공했으며, '장애인 거주 시설 이용자 참여 매뉴얼' 개발 연구원, <조선일보>와 영화 잡지 <프리즘오브(PRISM OF)>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2022년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필진으로 활동하였고, 꾸준히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의 부조리를 짚고 있다.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백순심 저
설렘(SEOL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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