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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아이의 엄마 관찰 동시집

『오늘의 투명 일기』 김개미 시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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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온기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웃, 가족, 친구, 개, 고양이, 나무, 벌레,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다정할 수 있어요. (2023.02.06)

김개미 시인

솔직하고 유쾌한 동시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김개미 시인이 동시와 만화가 만난 동시툰 『오늘의 투명 일기』로 돌아왔다. 이 책은 아홉 살 아이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들과 일상의 다양한 감정들을 담은 '엄마 관찰 동시집'이다. 때로는 화나고 서운하기도 하지만,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아홉 살 도윤이의 귀여우면서도 깊은 속마음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동시툰 『오늘의 투명 일기』의 '만화와 동시의 결합'이라는 콘셉트를 직접 생각하신 걸로 들었습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시인으로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시가 어렵다"는 말이에요. 그렇다면 쉽게 제공해 보자, 만화에 담아 보면 어떨까, 10년 전에 잠깐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휩쓸려 살아가다 잊어버렸는데 최근에 다시 생각났어요. 한 번 꿈꿨던 것은 완전히 파기되지는 않는가 봐요. 만화책 읽을 때는 노는 것 같잖아요. 그림도 많고요. 그러니까 대충 읽어요. 대충 읽어도 집중이 잘 되고요. "시인 줄 모르고 읽었는데 읽고 나서 보니 시야"라는 반응을 이끌어 낸다면 기쁠 것 같아요.

『오늘의 투명 일기』는 아홉 살 아이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을 담은 '엄마 관찰 동시'인데요. 이 주제에 대한 구상은 언제, 어떤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된 것인가요?

'엄마'라는 주제는 늘 곁에 있었어요. 이미 출간한 작품집들 속에도 많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엄마에 대한 시는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 써지는 거예요. 「엄마 자나?」라는 작품을 쓰고 나서는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엄마에 대해 쓴 것들을 따로 묶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조용해서 자는 줄 알았는데, 눈썹을 그리고 있었죠. 아주 사소한 내용의 동시인데, 이것을 쓰고 나서 본격적으로 엄마에 대해 쓰기 시작했어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런 말들이 있잖아요. "아이가 태어날 때 '엄마'도 태어난다"고 하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엄마와 아이는 함께 성장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주위에서 보면 자책하고 자괴감을 느끼는 엄마들이 많아요. 아이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요. 그런 엄마들에게 그 시기를 먼저 거쳐 온 선배로서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아이와 엄마는 무슨 이유로 만났을까요? 저도 훌륭한 엄마는 못 되지만, 이 말은 하고 싶어요. 지나친 희생은 하지 말라고요. 모든 관계에서 그렇듯 사랑해서 하는 행동 때문에 상대방은 괴로울 때도 있어요. 때로 상대를 헤아리지 않는 사랑은 폭력이잖아요. 아이든 누구든 자신보다 중요하게 여기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지나친 희생은 정서적 빚이 되어 아이를 억압할 수 있어요. 어른이 된 다음에도 정서적 독립에 방해가 되죠. '모성'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희생을 당연시하고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요. 아이에게는 행복한 엄마가 가장 좋은 엄마가 아닐까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동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유튜브, 웹툰, 게임 등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해요. 그 모든 콘텐츠와 구별되는 동시의 가장 큰 장점은 '우아함'이 아닐까 생각해요. 동시는 아이들이 접하는 다른 어떤 형태의 콘텐츠보다 격조 있고 아름다운 언어로 되어 있어요.



작가님만의 작업 루틴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주로 어떤 시간에 글을 쓰시는지,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신경 쓰이는 것이 있으면 글이 안 써져요. 그래서 최대한 단순하게 지내요. 오전에는 집안일을 하고 메일을 확인해요. 오후에는 산책을 하고 책을 읽어요. 전에는 이틀에 한 번은 글을 쓰려고 버둥거렸는데, 요즘은 막 살아요. 꽂혔다 싶을 때 쓰고 안 써질 때는 안 써지는 대로 그냥 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이 안 써지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는데, 그 과정을 하도 반복해서인지 이젠 그런가 보다 해요. 안 써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거든요. 살아 있으니까 삶이 쌓이고 삶이 쌓이면 결국 써져요.  

동시를 잘 쓰고 싶은 분들에게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가르쳐 주신다면요?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해요. 동시를 잘 쓰고 싶으면 우선 동시를 많이 읽어야 해요.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어요. 동시 쓸 때는 동시 읽는 게 공부거든요. 많이 읽었으면 많이 써 봐야 해요. 그 다음에는 썼던 거를 버려야 해요. 그 다음에는 또 많이 써 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시간이 가고 이런저런 일을 겪고, 삶을 살고, 또 읽고 또 쓰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마음에 드는 동시를  쓰는 날도 와요. 그땐 많이 읽지 않고 많이 쓰지 않아도 돼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알면 돼요.

항상 책의 「작가의 말」을 짧은 동시로 하시는데 혹시 『오늘의 투명 일기』를 읽을 독자들에게 더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

저도 『오늘의 투명 일기』에 나오는 엄마나 아이처럼 쓸쓸하고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요. 물을 버릴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물풀이 물속에서 춤을 추며 살아가는 것처럼, 고단한 일상을 벗어날 수 없다면 그 일상에서 자신의 춤을 추어야겠지요. 듣는 음악이 다르니까 조금씩 다른 춤을 출 수 있을 거예요. 온기는 관계에서 생겨나고 거기엔 내가 있죠. '내'가 바로 온기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웃, 가족, 친구, 개, 고양이, 나무, 벌레,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다정할 수 있어요.

      


*김개미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2005년 <시와 반시>에 시, 2010년 <창비어린이>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제1회 권태응 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늘의 투명 일기
오늘의 투명 일기
김개미 글 | 떵찌 그림
스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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