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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사람들의 담대한 복수가 시작된다!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이도해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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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단, 이야기를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것이 목적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3.01.20)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는 작고 사소한 의지로 발현되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다. 나를 괴롭게 하는 무수한 세상의 굴레 속에서 주인공을 포함한 소설 속의 여러 인물은 자신의 삶과 자존감이 조금 더 단단해지기를 바라며, '나'를 괴롭히는 것들을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 누군가는 그 복수가 하등 쓸모없는 것이라고도,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이도해 작가를 만나보자!



처음 '이도해'라는 성함으로 책을 내셨잖아요. 어떤 나날을 보내고 계신지요?

요새는 글을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책을 읽어 주시는 한 분 한 분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피드백이 궁금해서 틈틈이 서평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읽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랐는데, 한 청소년 독자분의 '나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는 서평을 발견했을 때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자음과모음 문학상 시상식에서의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어요. "모든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겠다"는 선언을 해주셨죠. 작가님께서 청소년 문학을 써야겠단 결심이 선 계기가 있었을까요?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소설은 어쩌면 청소년 소설이 아닐까 합니다. 근래 많은 사람이 청소년기에 해결하지 못한 고민을 성인이 되어서야 마주해요. 청소년기에 겪고 매듭지어야 할 고민이 다른 일들에 밀려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보듬는 책이 더 많이 필요해질 거라고 느꼈습니다. 글을 쓰며 아직 청소년기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불완전한 저도 함께 보듬고 싶었고요.

작가님의 복수에 대한 사유가 인상적이었어요. '세상에는 함무라비식 복수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복수가 있다. 인생을 더 깊고 다양하게 만들어 줄 여러 형태의 복수가.' 사소한 복수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교 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약한 자신을 탓하거나, 나를 괴롭힌 대상을 망하게 하고 싶어해요. 둘 다일 수도 있죠. 제3의 답을 주고 싶었어요. 타인을 향한 분노와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지긋지긋해지면,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시기가 옵니다. 그때까지를 견디게 하는 것이 '남들 눈에는 의미 없어 보이는 사소한 복수'라고 생각했고,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를 쓰면서 가장 신경 쓰셨던 것이 있다면요?

이 책을 쓸 때, 괴롭힘 피해자인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길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글 속에서 직접적인 괴롭힘 묘사는 가능하면 생략하려고 했어요. 독자가 무거운 마음을 덜고, 비교적 유쾌하게 읽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학교 폭력이나 괴롭힘 그 자체의 끔찍함과 비통한 정서를 주요 서사로 소비하기보다는, 그 너머 피해 청소년들에게 정말 도움 될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가장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 밖 청소년 중 소설 속에서의 복수가 필요한 친구들은 어떤 것을 통해 이러한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의사인 '빅터 프랭클'이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분석했는데, 살아남은 대부분에게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집에 가면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한 명이라도 남아있을지 모르고,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같은 것들이요. 저는 이게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을 찾았다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겁니다. 소설 속의 양주홍이 '세상을 향한 사보타주'라는 거창한 표현을 쓴 것처럼요. 삶을 견디는 것만도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그 의미를 나눌 사람들이 있다면 더 좋겠죠.

소설 속에는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가 등장하죠. 가장 먼저 떠올렸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주인공의 사건을 제외하면, 저는 '쿠키'라는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쿠키는 강박증이 있는데, 그걸 스스로 떨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파티시에인데도 군인 말투를 떨쳐 내지 못하고, 손님에게도 상명하복을 하죠. 저는 '쿠키'라는 인물이 청소년이었을 때, 세상에 대해 너무 이른 답을 내며 살아온 게 아닐까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쿠키 에피소드의 결말을 낼 때, 주인공과 손을 맞잡음으로써 그녀의 상처도 치유되기 시작한다는 장면을 꼭 그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실 건가요?

작가로서의 삶이 이전과 많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여전히 글쓰기는 저의 감정 배출구이자 깨달음을 주는 촉매제입니다. 다만 많은 사람에게 읽힐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보다 책임감을 지녀야겠죠. 청소년기는 어느 때보다 '나'에 대해 집중하고, 세밀하게 규정하는 시기 같아요. 그렇기에 타인에게 마음을 열기가 더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앞으로도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단, 이야기를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것이 목적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도해

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도 말과 글이 서툴러, '작가'라고 불리기 부끄럽다. 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는 글은 반드시 통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이도해 저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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