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부터 아이슈타인까지…수학자의 생각 지도
『피타고라스 생각 수업』 이광연 교수 인터뷰
사고력의 폭을 넓혀 주는 데는 수학이 최고입니다. 수학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라도 차분히 다시 시작해 보기 바랍니다. (2023.01.18)
우리는 일상에서 수학을 셀 수 없이 마주한다. 물건을 살 때, 게임 점수를 계산할 때, 화분에 물을 줄 때, 요리할 때 등 수없이 많다. 그렇기에 수학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상황을 인식하고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수학을 알면 알수록 두뇌가 빠르게 돌아가고, 결정도 빨라지며, 선택이 명확해진다. 이러한 수학적 생각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오랫동안 수학의 재미와 중요성을 설파해 온 수학자 이광연 교수가 최근 펴낸 책 『피타고라스 생각 수업』에 그 답이 있다.
먼저 채널예스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이광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다양한 수학에 대한 교양 서적을 출간했습니다. 항상 즐거운 수학, 행복한 수학, 쉬운 수학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수학을 좀 더 행복하게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수학 전공 서적도 여러 권 출간했고, 2007 개정 교육 과정부터 지금까지 중학교와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고, EBSMath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자문 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수학 교양서인데, 여타 책들과는 제목에 '수학' 대신 '생각 수업'이 들어간 것이 흥미롭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수학은 우리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만드는 분야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듯이 수학은 계산이나 복잡한 수식을 위한 과목은 아닙니다. 수학은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간단 명료하게 만든 뒤에 이것을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해 주는 분야입니다. 다만, 그 방법을 수와 도형을 통할 뿐이지요. 따라서 수학의 본질은 생각을 '왜', '어떻게' 하는지에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수학의 이런 본질이 잊혀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수학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울 수 있도록 '생각 수업'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또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수학자들의 생각은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끊임없는 도전과 역경을 헤쳐 가는 삶의 방식을 이뤄왔으니까요. 우리 일상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지요. 이러한 수학적 사고는 결코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수학적 사고의 발전과 계승이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위대한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최초로 자신을 '철학자'로 불렀습니다. 그가 말한 철학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지요. 피타고라스에 따르면 철학자가 철학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공부해야 하는 분야가 바로 수학입니다. 자신의 모든 제자에게 반드시 수학을 공부하라고 가르쳤고, 마침내 피타고라스는 자신의 모든 철학을 수학 위에 건설했습니다. 우리가 피타고라스와 그의 제자는 될 수 없지만 적어도 그의 주장대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면 수학이 필요하겠지요. 수학을 공부한다기보다는 생각 공부를 한다고 여기면 수학이 즐거워질 것입니다.
『피타고라스 생각 수업』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수학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셨는데요. 대표적인 사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온통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학은 처음부터 일상생활의 필요에 따라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입시에 활용되는 과목으로 전락하면서 수학의 실질적인 출현 동기는 잊혀졌죠. 수학이 우리와 얼마니 가깝게 있는지 매우 다양한 예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병뚜껑을 들 수 있습니다. 콜라와 같은 청량 음료의 병뚜껑을 잘 보면 톱니처럼 되어 있지요. 이런 모양의 뚜껑이 생긴 이유는 원이 360도라는 것과 정삼각형의 한 각의 크기가 60도라는 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모양을 생각하게 된 '페인터'라는 사람이 음료가 상하지 않고 오래, 안전하게 보존되는 뚜껑의 모양을 도형의 성질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것도 수학이야?'라고 생각할 정도로 주변에는 수학에서 시작된 것들이 무궁무진합니다. 다만 관심이 없었을 뿐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고 학교 졸업 후에는 수학과 담을 쌓고 지내는데요. 교수님께서 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람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이 각자 다르듯이 저는 어려서부터 그냥 수학이 좋았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도 아니고요. 다만, 수업 시간에 교과서에서 배운 풀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지를 고민하는 학생이긴 했지요. 선생님이 내 준 풀이 방법이 아니라 제가 다른 풀이 방법을 찾았을 때의 무척 희열을 느꼈습니다. 수학을 푸는 기쁨이 이어졌고, 결국 수학을 전공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발견의 즐거움이 수학으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겠죠.
수학을 잘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수학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모두 그 방법을 이용했을 테지만 아쉽게도 수학에는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문해력 즉,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지요. 사실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수학적 기호와 긴 문장을 빠르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학적 기호는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적 기호가 뜻하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긴 문장으로 주어진 문제가 무엇을 어떻게 구하라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수학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습니다. 또 한 가지, 교과서를 자세히 읽는 것입니다. 교과서만큼 수학적 개념이 잘 설명된 것은 없습니다. 교과서의 내용을 잘 파악했다면 수학적 개념이 잘 정립되므로 문제를 해결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에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가우스, 허준이 등 여러 수학자들의 생각을 담으셨는데,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이 왜 중요한가요?
우리는 살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일매일 수학을 셀 수 없이 많이 마주칩니다. 어떤 경우든지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기 때문에 우리는 수학을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수학을 조금이라도 가깝게 하려면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을 들여다보고 모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따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학과 가깝게 되고 수학을 즐기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최고의 수학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학자처럼 생각할 때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복잡한 세상의 문제를 단순화할 수 있고, 모호한 상황을 명료하게 만들지요. 세상을 숫자로 비춰볼 때의 재미, 수학적으로 생각할 때의 깨달음, 인류 문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새로운 시각까지 얻을 수 있지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수학의 미래는 어떨까요?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많은 학자들은 미래는 '수학 전쟁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만큼 수학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뜻입니다. 특히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그런 기술들을 이해하고 진보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고급의 수학이 요구됩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의 설계는 수학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수학은 머리가 좋아야만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닙니다. 간단하더라도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요. 또 생각의 유희를 즐기길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학만으로 생각을 크게 키울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생각을 키울 때 논리적인 방법으로, 발상의 전환으로, 사고력의 폭을 넓혀 주는 데는 수학이 최고입니다. 수학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라도 차분히 다시 시작해 보기 바랍니다. 수학적 사고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이광연 성균관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와이오밍 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아이오와대학교에서 방문 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있으며, 2007, 2009, 2015 개정 교육 과정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 수학이 성적과 진학을 위한 수단이자 학교 문턱만 나서면 더이상 몰라도 되는 과목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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