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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1년 차 다섯 작가의 두 번째 원고

『두 번째 원고』 함윤이, 임현석, 유주현, 박민경, 김기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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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원고』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과, 그다음을 마련해주고 싶은 출판사와, 오늘의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2023.01.13)


『두 번째 원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과, 그다음을 마련해주고 싶은 출판사와, 오늘의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2022년을 가장 예민하게 감각한 작품으로 등단 후, 한 해를 보낸 저자들의 두 번째 원고에는 몇 가지 주제어들이 눈에 띈다. '미신', '규칙', '체제', '노년', '시간의 흐름'. 같은 시기에 청탁을 받아, 출간까지 서로의 작품을 읽어본 적 없는 작가들의 소설은 앞서 말한 주제어들로 조금씩 연결되어 흘러간다. 각 작품 뒤에는 등단 1년 차가 된 작가들의 생활과 작품 후기를 담은 에세이를 더했다. 다섯 작가가 포착한 한 해의 흐름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2023년 1월 2일, 등단한지 딱 1년 차! 현재의 기분과 상황, 1년 전 그날과 달라진 것이 있으실까요?

함윤이 : 1년을 보내고 나면 늘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기분은 드는데, 실체를 잡기는 쉽지 않은 듯합니다. 올해는 그간 내보내지 못했던 여러 소설을 공개할 수 있다는 데 대한 감사와 안도가 크고, 직장 생활과 병행하다 보니, 충분히 제대로 쓰지 못한 아쉬움도 있어요. 연말마다 그러듯 너무 현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 무엇인가 만들거나 공부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임현석 : 직장일로 외부 회의할 때 "요즘은 어떤 글 쓰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되더라고요. 그게 가장 크게 바뀐 점입니다. 스몰토킹 후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잠시 여유가 생긴 점은 좋군요.

유주현 : 일단은, 초조하지 않은 마음으로 새해를 바라본다는 게 다르다면 다르네요. 예전엔 해가 바뀌든 말든 뭔가 항상 짓눌려 있는 기분이었거든요. 계속해서 글을 써도 된다는 자체적인 믿음이 생겼고, 그래서 하루하루를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 역시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박민경 : 매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지만 올해는 유독 쏜살같았던 한해였습니다. 재미없는 답변이 되겠지만, 표면적으로는 달라진 점이 거의 없네요. 저와 측근들 사이에서는 제법 큰 화제였지만, 다들 현생에 떠밀려 금세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회사를 성실히 다니고 있고요. 교보에 가면 여전히 설레고요. 청탁이 들어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원고를 쓰면서 1년을 보낸 것 같아요. 내면적으로 달라진 점은 소설을 향한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등단 전에는 확신 없이 천천히 꾸준히 쫓기는 심정으로 썼는데, 등단 이후에는 여전히 쫓기고 있지만 이대로 잘하자는,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생긴 것 같습니다.

김기태 : 설렘이든 걱정이든 조금 들떴던 감정들이 가라앉았습니다. 차창 밖으로 알록달록한 풍경이 지나간 것 같은데, 어딘가 도착했나 싶어서 둘러보니 제자리입니다. 내가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일까? 이 질문에는 아직 답이 없어요. 지속적인 의심과 순간적인 확신 사이를 오가며 그냥 씁니다. 설레지도 걱정하지도 말자. 쓰던 거나 쓰자.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날 기억하시는지요? 그날의 기억과 함께 지금까지 글을 쓰게 만드는 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함윤이 : 처음 글을 쓴 기억을 떠올리면 예닐곱 살 어린이일 적, 어머니의 사무실에 놀러갔던 날이 떠오르는데요. 마침 거기에 컴퓨터가 있고 '그림 삽입' 기능이 가능한 한글 프로그램도 있어, 새로운 문명을 마주하는 흥분에 겨워 글을 썼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일화'를 각색해서 썼던 것 같네요. 그 후에는 그저 재밌어서 썼고, 오로지 재미있어서 하는 시기가 지난 뒤에는 이 일이 귀하고 중요해져서 썼습니다.

임현석 : 한때 저는 책과 삼국지 게임을 좋아하는 중2병이었습니다. 중학생 눈에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서요. 프리챌과 싸이월드에 어설픈 상념을 나열하곤 했고요. 긴 글을 쓰고도 뭔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기분이 들어서 다시 멍해지곤 했습니다. 다 설명하지 못한 기분, 이해하지 못할 일을 마주했다는 느낌 때문에 쓰게 됐고, 그건 지금도 그렇네요. 그때 쓴 글은 소설은 아니었지만, 글 쓰는 마음이 크게 다르진 않은 거 같아요.

유주현 : 제가 쓴 첫 번째 소설은 학교 과제였어요. 제목이 무려 '데드마스크를 쓴 남자'. 제목이 참... 지금 생각하면 나는 참 겉멋에 치중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하는 부끄러움에 민망하고요. 당시 박기동 교수님께서 읽어주셨는데, 매우 당혹스러워하시면서도 인자하신 표정으로 '뭔 소린지 모르겠으니 다 지우고 아예 새로 쓰렴'이라는 말을 아주아주 점잖게 전달해주셨어요. 정말로 다정하셨습니다. 첫 소설을 쓸 때의 기억이나 동력보다는 박기동 교수님이 보여주신 난감함의 아우라가 제 안에 더 많이 남아 있어요. 아직도 선연합니다. 지금도 곧바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요. 제대로 된 글을 쓰고야 말겠다,라는 의지는 아마 그때 생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박민경 : 소설을 쓰기 시작한 날은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으로 소설의 형태로 글을 완성했던 날은 기억이 납니다. 학부생이었던 당시 과제 제출용으로 썼던 글이었는데요. 탈고하고 든 생각은 '나 제법인데?'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겨우 단편 소설 분량을 맞췄을 뿐 엉성하고 조악한 글이었는데 그 당시엔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아무 것도 몰라서 즐거울 수 있었던 거죠. 운지법을 몰라도 뚱땅뚱땅 피아노를 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처럼요. 이후로 글을 쓰면서 자기평가는 꽤 혹독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거움은 놓지 않으려고 해요. 즐거움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뭐든 오래 하기 힘들다는 주의여서요. 다만, 무지의 상태가 주는 즐거움이 아닌 사유가 글로 적합하게 옮겨져 갈 때의 즐거움을 좇고 있습니다.

김기태 :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날'은 열 살쯤인 것 같은데, 또 생각해보면 스물네 살 때이거나 서른다섯 살 때 같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더 진실한 대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저는 아직 소설을 쓴 적이 없을지도요. 아무튼 시기마다 개별 작업마다 동력은 다 달랐습니다. 밑바닥에는 어떤 부와 명예, 권력과 사랑에 대한 열망도 있었겠죠. 이번 생에 다른 수단으로 얻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나마 소설을 쓰면 어떤 식으로든 삶이 갱신될 가능성이 있으려나. 허무맹랑하지만 그런 통속적인 열망도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혹시 글쓰기 외에 병행하고 계신 직업이 있으실까요? 만약 고를 수 있다면 전업작가 VS 직장인작가 어느 쪽이실까요?

함윤이 : 현재 출판 편집자로 직장을 다니고 있고, 그전까지는 예술 교육자로 일했습니다. 고를 수 있다면,이란 가정은 너무 광범위해서 답하기가 쉽지 않네요. 다만, 글을 쓰면서 여러 일을 하는 게 결과적으로는 글에도 더 낫지 않은가 생각이 들긴 합니다.

임현석 : 중학생 때 신해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을 자주 들었는데요.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할지 일을 그만두고 전업 예술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갈지 고민된다는 청취자 사연에 "직장 다니면서 같이 해보세요"라던 진행자 조언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어린 나이에도 '같이 하면 되겠네'라면서 공감했는데요. 꼭 그때 들은 조언 때문만은 아니지만, 아무튼 저도 둘 다 하고 있습니다. 직장인 작가도 장점이 적지 않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얻는 자극도 많고요. 만약 고를 수 있다면? 고를 수 있는 상황이라니. 부럽네요.

유주현 : 저는 사실 딱히 직장이나 직업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어서요. 모 방송사 교양 프로그램의 프리뷰 업무를 꽤 오래 해오고는 있는데, 그야말로 커피값 버는 수준인지라. 그래서 고를 수 있다면 저는 건물주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박민경 : 저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는데요. '일을 하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이라는 전제가 깔린다면 전업작가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현실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일을 그만둔다고 자동으로 전업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일을 그만두면 단순히 계산했을 때 일을 다닐 때에 비해 물리적으로 더 많은 글을 쓸 수는 있겠지만,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노동은 다른 노동을 가능케 하기도 하니까요. 예컨대 글쓰기는 다른 노동으로부터 시작되는 노동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서 다른 노동이란 작게는 몸을 움직이는 일부터 돈을 버는 행위까지 모든 범주를 포함한 노동이 될 수 있겠죠. 지금 저에게 직장은 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는 곳일뿐더러 제가 접할 수 있는 삶의 최전선이기 때문에, 조금 더 부딪히고 깨지면서 다음 노동의 재료를 열심히 모아야할 것 같아요. 언젠가 생산적인 노동을 중단한 뒤에도 꾸준히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면, 그때는 전업 작가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김기태 : 직장에 다닙니다. 주 5일 출근하고 퇴근하는 반복적인 형태의 직장입니다. '고를 수 있다면'이라는 조건이 수상하지만, 현재로서는 직장인 작가를 고를 듯합니다. '직장에 다니고 사회 생활도 해야 시야가 넓어져서 소설도 잘 쓸 수 있다'는 통설이 있지만 거기에 동의하는 건 아니고요. 그보다는 글을 써서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딜 자신이 없습니다. 차라리 하루 9시간쯤 직장에 줘버리고, 대신 소설은 돈이 벌리든지 말든지 내가 쓰고 싶은 때에 쓰고 싶은 걸 쓰자, 지금은 그런 마음에 가깝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건 전업 작가도 직장인 작가도 아니고 자산가 작가 같네요.

다섯 작가의 다섯 작품이지만, 묘하게 작품끼리의 접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먼저 함윤이 작가님의 「규칙의 세계」와 김기태 작가님의 「태엽은 12와 1/2바퀴」에서 '나이든 낯선 이방인'이라는 공통분모를 발견했습니다. 두 작가님들께 각 인물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함윤이 : 「규칙의 세계」는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이 나라의 '규칙'에 따라 삶을 축조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외국인들과 대척하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토종', '진짜배기', '원주민'인 동시에 외국인들에게는 이방인에 가까우리만치 낯선 존재인 '늙은 한국인'을 데려왔습니다. 근래 저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노인 혐오와 외면에 관심을 품고 있는데요. 한국의 노인들이 가진 여러 정체성을 생각하면서, 소설의 분기점을 그에게 건네기로 했습니다. 이방인-노인을 그리면서는 제가 종로, 을지로, 특히 탑골공원을 돌아다니며 마주친 노인들과 최현숙 작가님의 책 그리고 강연에서 보았던 노인들을 주로 생각했어요. 원주민인 동시에 이방인일 수 있는 존재를 살피고 싶었습니다.

김기태 : 질문이 다소 스포일러 같은데요. '기다렸던 사람은 오지 않고 엉뚱한 사람이 나타난다'는 게 출발점이었습니다. 누가 나타나야 할까. 이 소설은 비가역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뭔가를 놓쳤을지도 모를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인 '그'의 시계가 살짝만 더 어긋났다면 어떤 삶이 됐을까요. 그런 상상을 하다 보니 '그'와 비슷한 연령대지만 더 뒤틀린 인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김기태 작가님의 앞서 이야기한 작품과 유주현 작가님의 「꿈과 광기의 왕국」에서 '생닭'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했습니다. 두 요리는 같은 재료지만 다른 손질법, 다른 결과물, 그만큼 다른 의미로 작품 속에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 작가님들께 작품 속 닭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김기태 : 닭은 일상적으로 소비됩니다만, 돼지나 소에 비해 원물의 형태로 소비자가 접하기 쉽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통째로 서빙되는 요리도 흔하고요. 어제는 살아 있는 동물이었지만 오늘은 머리가 잘린 식재료라는 게 물큰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유쾌한 느낌은 아니지요. 반면, '치킨 수프'나 '백숙'처럼 여러 문화권에서 특별한 온기와 애정이 담긴 요리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그런 이질적이고 모순적인 느낌들이 소설과 호응하기를 바랐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유사한 요리라면 흔히 '닭 한 마리'로 불리는 그게 떠오르네요. 또는, 일식의 '미즈타키' 같은 요리를 상상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유주현 : 제가 음식에 예민한 편이더라고요. 몰랐는데, 적당히 털털하고 그럭저럭 지저분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원산지, 함량, 성분 기타 등등의 부분이 제게는 너무나도 중요해요. 그러나 질이 좋은 식재료란 당연히 비싸고, 또 비싼 것들이란 여러 상념과 감정과 이론을 불러일으키지요. 아미쉬 마을 관련 다큐멘터리도 가끔 찾아봅니다. 건강함이란 무엇인가.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짜인가. 누군가의 인정 또한 받기도 해야 하는 건가. 내가 원하는 순수함이란 결국 이런 오만 잡생각이 만들어낸 힘없는 낭만에 불과한가. 여러 가지 생각에 휘둘리다가 보면 글도 못 썼는데 하루가 끝날 때도 있어요. 그러니 건물주 작가가 되어서 찐인지 짭인지 고민하지 않고 살게 되었으면 합니다.

박민경 작가님의 「긴 하루」와 임현석 작가님의 「알리바이 성립을 위한 현대문학 강의」에서는 '직장인'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했습니다. 전자가 이제 사회적으로 퇴직을 요구받으며, 스스로 물러나야 할 때를 가늠하는 시기라면 후자는 한창 직장에서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전성기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작가님들께 인물이 처한 배경을 만든 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

박민경 : 인물에게 직업이란 특성을 부여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직업적인 설정을 살리기 위해서는 배경 역시 함께 고민해야하고요. 현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노동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먼 인물을 그려내는 일은, 그래서 배경 자체와 싸우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병철은 유능한 운전수이지만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노동을 거부당합니다. 그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철의 나이는 그러한 부조리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병철이 뒤집어쓰고 끝내 벗어내지 못한 굴레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당도하게 되는 가깝거나 먼 미래의 우리의 모습이라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이런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던 것 같아요.

임현석 :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안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죠. 그러한 욕구는 커뮤니티 속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요. 꼭 저뿐만 아니더라도 작가들은 대체로 각각의 커뮤니티 속성에 따라 그에 속한 개개인의 인정 욕구가 어떻게 굴절되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듯합니다. 직장이라는 공간은 이러한 이야기를 다루기에 매우 좋은 세트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원고 쓰고 계실까요?

함윤이 : 네, 언제나... 쓰고는 있습니다.

임현석 : 기고 원고로 이집트의 항구도시 포트사이드에 대한 글을 길게 쓰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가이자 만화 평론가인 손지상 작가님과는 서브컬쳐에 대한 글을 함께 써보자고 의기투합했고요. 다음 원고는 소설 아닌 글로 먼저 찾아뵐 듯하네요.

유주현 : 쓰는 중입니다. 사실 21년도 12월 매일신문사에 우편을 보내고 저는 이제 끝이다, 나한테 신춘문예는 이게 마지막이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글을 안 쓰겠다는 건 아니고 조금 다른 방식의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었거든요. 예전부터 구상해오던 게 있었는데 그건 항구 마을에서, 결핍 가득한 인간들과 악다구니가 난무한, 불운과 행운의 교차. 뭐 이런 것들이 뒤섞인 긴 이야기였어요. 딱 일 년 지났는데 아직도 완성이 안 되었네요. 완성이 안 되니 마음이 답답하고, 저의 무능력과 무식함을 새록새록 마주하고 있다 보니 현실을 고 싶어서, 또 다른 소재를 떠올리고 있고. 그건 좀비로 점령된 세상에서 그렇게 계속해서 아이템만 생각하는 겁니다. 바로 이렇게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는 어떤 너른 들판이 길게 펼쳐진 곳에서 벌어지는. 그러니까 쓰고는 있지만, 모두 다 갈 길이 멀었다는 결론입니다. 왜 이리 당당하게 적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박민경 : 의도한 건 아닌데 발표한 글들이 죄다 아프고 힘든 인물들이 나오는 글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픈 이 없이 속도감과 에너지 넘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지면에서 만나게 되면 좋겠네요.

김기태 : 다음 원고도 쓰고 있습니다. 봄이 오면 발표할 수 있을 듯해요. 「태엽은 12와 1/2바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소설입니다.



*함윤이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되돌아오는 곰」으로 등단했다. 다원예술 프로젝트 『서울집』을 기획 및 집필했으며, 스튜디오 '목소'와 '풀옵션'의 텍스트를 맡고 있다.


*임현석


게임 커뮤니티 'PGR21'에서 글을 쓰고 다수 독립 출판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무료나눔 대화법」으로 등단 후 주변엔 "예전부터 글을 써왔고, 앞으로 쓸 텐데 중간에 상을 받았어"라고 말한다.



*유주현


202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27번」으로 등단 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민경


202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살아 있는 당신의 밤」으로 등단 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기태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두 번째 원고
두 번째 원고
함윤이,임현석,유주현,박민경,김기태 저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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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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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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