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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FJ가 와인을 좋아하면 생기는 일

『와인 : 방법은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예정』 신지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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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에 스파클링 와인, 삼겹살에 화이트 와인, 순대에 레드 와인. 기존에 '와인'하면 떠오르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저자가 와인을 즐기는 방법은 조금 거리가 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즈음에는 와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에 매료되어, 당장 와인 코너로 달려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2023.01.13)

신지민 저자

MZ세대 신문사 기자, 신지민 저자의 에세이  『와인 : 방법은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예정』이 <띵>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외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감정적이고, 체계적인 ENFJ가 와인을 좋아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저자는 평소 와인을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와인을 권하고, 더 맛있고 더 즐겁게 와인을 즐기기 위해 매순간 심혈을 기울인다. 이 유쾌한 이야기들이 책 속에 빼곡하다. 튀김에 스파클링 와인, 삼겹살에 화이트 와인, 순대에 레드 와인. 기존에 '와인'하면 떠오르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저자가 와인을 즐기는 방법은 조금 거리가 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즈음에는 와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에 매료되어, 당장 와인 코너로 달려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어려운 말들만 가득한 여느 와인 지식서들과 달리 저자는 쉽고 유쾌하게, 우리들의 일상 가까이에 와인의 세계를 들여온다.



좋은 와인과 함께하는 즐거운 연말, 연초 보내셨을까요? 와인에 진심인 작가님께서는 어떤 와인, 어떤 안주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연말엔 매일 좋은 와인들과 좋은 음식을 먹으며 특별하게 보냈어요. 그런 와중에도 2022년의 마지막날만큼은 더욱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책에도 자주 등장하는 저의 여동생, 자매님과 함께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서 아껴두었던 샴페인을 마셨어요. 자매님과 몇 달전에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순간을 다시 한번 추억하고 싶었거든요. 역시나 프랑스 음식에 샴페인까지 더하니, 여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행복했어요. 또, 함께 여행을 가자고, 그러기 위해서 '방법은 모르겠지만 돈을 많이 벌자'고 다짐을 하며 새해를 맞이 했죠.

'치킨엔 맥주, 생선회엔 소주', 그렇다면 '와인이 아니면 안 된다'하는 안주도 있을까요? 다른 술보다 월등하게 와인이 가장 어울리는 안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구운 소고기에는 월등하게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우리가 보통 스테이크 하면 와인을 떠올리듯요.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즈, 말벡처럼 묵직한 품종의 레드 와인이 소고기와 잘 어울려요. 다행히 소고기나 스테이크를 파는 음식점 중엔 콜키지가 가능한 곳이 많아요. 소고기 드실 땐 레드 와인 하나 챙겨가시면 좋겠어요.

한 달에 한번 꾸준히 모이신다는 작가님의 와인메이트, '지리산 상여자 모임'의 새해 첫 와인모임 테마는 무엇인가요?

'지리산 상여자'의 새해 첫 와인 모임 테마는 '부르고뉴 지역 와인 몰아 마시기'였어요. 사실 부르고뉴 와인은 평균적인 가격 자체가 워낙 높거든요. 그래서 평소엔 이 지역만 몰아 마시기 쉽지 않았는데요. 다행히도 저희에겐 '곗돈'이 있었답니다. 저희는 모임 회비와 별도로 한 달에 한 사람당 만 원씩 모임 통장에 돈을 모으고 있었거든요. 평소엔 마시기 힘든 비싼 와인 마시려고요. 일종의 '와인계'인 셈이죠. 그렇게 1년 동안 모은 돈을 모임 회비에 더해 부르고뉴 와인 중에서도 프리미어 크뤼 등급(1등급)만 4병을 마셨어요. 그 날을 떠올리면 아직도 입에 군침이 도네요. 앞으로도 와인계는 계속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내년 새해엔 더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겠죠?

『와인 : 방법은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예정』을 완성하기까지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있으셨을 텐데요, 그런 순간들을 이겨내기 위해 와인의 힘을 빌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지치는 순간에 생각나는 와인과 안주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고 지치는 순간은 바로 와인이 너무 땡길 때였어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보니 와인 생각이 너무 간절했어요. 그래서 얼른 글을 쓰고 와인을 마셔야겠다는 마음 그 자체가 힘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지치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땐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어요. 다행히 글 한편을 다 쓰고 나면, 지치기보단 기분이 좋아져서 바로 와인을 꺼냈죠. 안주는 너무 다양해서 하나를 고를 수 없지만, 굳이 고르자면 양장피에 산미가 강한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양장피 소스의 톡 쏘는 맛과 화이트 와인의 신맛이 잘 어울리거든요.



와인잔부터 와인셀러, 엑셀 리스트, 자격증까지. 와인에 대한 작가님의 진심이 돋보입니다. 와인 이외에, 와인만큼이나 깊이 몰두해보신 다른 분야가 있으신가요?

20대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어요. 중간에 다른 운동을 하기도 하고, 아예 운동 자체를 쉰 적도 있지만 결국, 제일 저와 잘 맞는 운동은 웨이트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혼자 유튜브나 책을 보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종종 PT를 받기도 하면서 몰두해왔어요. 덕분에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체력이 더 좋아짐을 느껴요. 그리고 오히려 주량도 늘었답니다. 사실 운동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와인 마시려고 더 열심히 하는 면도 있답니다. 와인을 계속 마시려면 건강해야 하잖아요. 여러분, 우리 함께 운동해요. 그래야 오래도록 와인 마실 수 있어요!

『와인 : 방법은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예정』에서 인용된 '특별한 날에 와인을 따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따는 날이 특별한 날이야.'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와인과 함께하는 특별한 매일매일 중 그럼에도 가장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날이 있다면 언제, 누구와 함께한 어떤 순간일까요?

어느 날 회사 동료가 저처럼 와인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며 함께 만날 자리를 만들어줬어요.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도, 와인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덕분인지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즐거웠어요. 그 이후로도 그 친구와 자주 만나 와인을 마시며 주구장창 와인 이야기만 한답니다. 같은 덕후를 만나면 얼마나 신나게요? 만약 와인이 아니었더라면 이 친구와 저는 서로 알지도, 친해지지도 못했을거에요. 이처럼 와인이라는 매개체가 친한 친구를 만들어주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와인을 통해 새로운 친구가 생긴 그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책을 덮자마자 오늘 바로 떡볶이에 샴페인을 도전하겠다고 다짐하며 비비노를 깔았습니다. 저처럼 작가님의 책을 읽고 와인의 세계에 뛰어든 입문자들에게 해주실 조언이나 당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와인 산지가 어쩌고, 와인 품종이 저쩌고...' 처음부터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면 와인은 그저 어려워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론적인 공부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와인 취향부터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그 과정도 어려울 수 있겠지만,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마셔보고 맛있었던 와인은 꼭 사진을 찍어두세요. 그리고 와인숍이나 와인바 사장님에게 보여주세요. 그러면 그들은 여러분이 어떤 품종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하는지 짐작하고 알려줄 수 있거든요. 그리고 한 자리에서 여러병을 마실땐 그냥 마시지말고 각 와인이 어떻게 다르게 느껴는지 비교해보면서 드셔보세요. 그 중에 자신의 '원 픽'도 뽑아보고요. 이런 방법으로 자신이 어떤 와인을 좋아하는지 발견하게 되면 와인 생활이 더욱 즐거워질 거예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와인 안주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책에도 썼듯 튀김에 스파클링 와인, 삼겹살에 화이트 와인, 순대에 레드 와인을 꼭 시도해보세요.



*신지민

<한겨레> 기자.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먹부림'일 정도로 맛있는 음식에 진심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와인을 추천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ENFJ다.




와인 : 방법은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예정
와인 : 방법은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예정
신지민 저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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