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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친해지는 초등학교 독서교육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 신현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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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서교육이 아이들의 삶에 천천히 스며든다고 하는데,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을 읽다 보면 아이들 읽는 모습에 물들어 각자의 교실에서 독서교육을 피어낼 것이다. (2023.01.12)

(좌) 학생이 그려준 저자, (우) 완독을 기념하며 아이들이 그린 표지로 만든 독서 책장

어떻게 하면 아이들 손에 책이 닿을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아이들 일상에 책이 함께할까 고민하던 초등 교사가 찾은 답은 교실 속 독서교육이다. 저자는 독서교육 관련 폭넓은 경험과 꾸준한 연구를 바탕으로 아이들과 교실에서 함께한 다양한 독서의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독서 활동을 7가지로 나누고, 저마다 다른 활동의 계기와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아이들의 독서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교사라면 읽으면서 공감하고 참고하면서 직접 적용해 볼 수도 있겠다. 저자는 독서교육이 아이들의 삶에 천천히 스며든다고 하는데,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을 읽다 보면 아이들 읽는 모습에 물들어 각자의 교실에서 독서교육을 피어낼 것이다.



아이들의 책 읽기를 독려하는 초등 독서교육은 여러 형태로 이루어지는 듯한데요.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만의 차별점이 있을까요?

제목 그대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책을 읽는 일이에요. 아이들이 책 읽기를 점점 어려워하는 요즘 처음부터 "책을 읽는 게 재밌어요"라고 말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하는 다양한 활동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는 그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학생에게 맞는 책을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매일 아이들이 읽을 책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북클럽 레터, 아이들과 함께 동네 책방에 방문하는 책 데이트 등 아이들을 책에 다가가게 하는 활동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개성 있는 독서 활동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제가 여행을 좋아해서 지역에 가면 꼭 동네 책방에 들러요. 서울 노원구의 '브론테살롱', 마포구의 '책방 사춘기', 인천 강화군의 '국자와주걱'을 자주 가는데, 그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면서 '우리 반에서도 이런 걸 해보면 좋겠다' 생각하곤 해요. 북클럽 레터는 요즘 메일로 받아보는 큐레이션 관련 구독 서비스를 적용했어요. 또, 교실 밖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을 때도 문득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교사가 경험하는 다양한 세계가 아이들의 교실 속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특정 독서 활동을 통해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몇몇 사례로 보여 주셨는데요. 독서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면서 확인한 아이들의 두드러진 변화가 있을까요? 

독서교육을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아이들의 변화에요. 기억에 남는 건 3월에 처음 몰입 독서를 하는데 한 아이가 앉아서 책을 읽는 걸 정말 어려워했어요. 갑자기 교실 복도로 뛰어나가 버리는가 하면, "왜 책을 읽어야 해요? 재미없는데"라며 큰소리로 묻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제가 계속 책을 읽어 주고, 그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쉬운 것부터 가져다주었어요. 그렇게 혼자 앉아서 읽는 시간이 5분, 10분으로 늘어나고 12월이 되니 독서를 시작한 지 40분이 지나고 종이 울렸는데 "선생님, 벌써 끝났어요?"라고 말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아이들은 정말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어요.

많은 활동을 알차게 꾸리셨더라고요. 책에 제시되어 있는 여러 가지 독서 활동 중에 아이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게 달랐지만 책에서도 말했듯이, 졸업한 아이들이 다시 하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던 활동은 바로 몰입 독서예요. 책 읽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그 시간이 아이들은 무척 좋았나 봐요. 아이들도 학원에, 숙제에 바쁜 하루를 보내니, 고요하게 앉아서 오롯이 책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기다리고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 학년을 마무리하기까지 순간순간 아이들의 독서가 있었고 구석구석에 함께 나눈 흔적이 엿보이더라고요. 이런 독서교육을 운영하려면 교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교사가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연구도 하고, 수업 자료도 만들고, 연수도 들어야 하고, 학부모 상담에 또 학교에서 각자 맡는 업무까지 있어서 늘 시간이 부족했던 게 가장 어려웠어요. 이런 환경에서도 늘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위해 애쓰시는 동료 선생님들이 계서서 큰 힘이 되었어요. 또, 학교마다 상황이 달라서 수업에 필요한 책을 구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에서 아이들의 독서교육을 하는데 잘 되지 않아서 좌절하거나, 어떻게 할지 막막해하는 교사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그런 분들에게 조언을 드린다면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는데, 먼저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동화책 한 권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시길 권해요. 그림책 한 권으로 시작해도 좋아요. 선생님과 반 아이들이 한 권의 책을 읽는 시간을 통해 공감대가 생기고, 책을 통해 아이들을 생각하는 선생님의 온기가 따뜻하게 전해질 거예요.

참신한 독서 활동을 기획해 오시기도 했지만, 연구회를 통해 다양한 독서교육 방법들을 고민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 주목하고 있거나, 앞으로 시도해 볼 독서교육이 궁금합니다. 

요즘에는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수업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가끔 학교에서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만나요. 그럴 때 교사가 그림책을 읽어 주고, 아이들이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다시 기억하고 말로 표현하고, 친구들과 서로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한글을 읽는 능력도 높아지고, 이야기를 이해하는 힘도 길러진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 부분을 앞으로 더 연구하고 정리해서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어요.



*신현주

광주교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대학원 교육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경기도 독서 활동 콘텐츠 '책수리 마수리' 개발에 참여했으며, 서울시 교육청 독서 분야 우수 강사로 활동했다. 스키마언어교육연구소 연구원 과정을 수료하고, 여러 도서관에서 사서 연수, 학교에서 직무 연수 및 교사 연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
신현주 저
학교도서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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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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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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