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힙한 사람들이 만든 우리 술의 브랜딩 비결
『원소주: 더 비기닝』 김희준 저자 인터뷰
『원소주: 더 비기닝』은 원소주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원소주가 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원소주를 어떻게 브랜딩하고 마케팅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원소주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모두 담았다. (2023.01.05)
1990년대 초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구호처럼 사용되던 때가 있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가 광고 카피로 쓰였고, '신토불이'란 단어도 유행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전통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랙핑크는 무대 의상으로 한복을 선택했고, 국사책에서나 보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BTS의 RM이 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없어서 못 산다고 한다. 심지어 전통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오픈런하는 '소주런'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의 전통 바람은 90년대와는 조금 다르다. 한복에 개성을 더하고, 미니어처라는 수집 욕구를 자극하며, 홀로그램으로 자개를 표현하는 등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며 젊은 세대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원소주가 있다. 『원소주: 더 비기닝』은 원소주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원소주가 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원소주를 어떻게 브랜딩하고 마케팅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원소주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모두 담았다.
『원소주: 더 비기닝』을 통해 작가님을 처음 만나게 된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원소주를 브랜딩하며 원하는 삶 살고 있는 원스피리츠 김희준이라고 합니다.
원소주는 2022년 가장 힙한 브랜드이자, 가장 주목받은 제품인데요. 이를 책으로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원소주와 관련된 모든 일들이 2년 안에 일어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박재범 대표님 이하 원스피리츠 동료들과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모든 순간이 주옥같았는데, 이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잊힐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일지처럼 짧게라도 기록으로 남겼는데, 지나고 보니 분량이 꽤 되었습니다. 원소주 여정에서 제가 얻은 영감과 에너지를 혼자 보는 일기가 아닌 책으로 담으면 많은 분들이 저처럼 영감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께 원소주가 그랬던 것처럼 응원같은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이야 한강 주조, 버터 맥주 등 다양한 술 브랜드가 있지만, 원소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술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 생소하고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술, 그중에서도 전통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원소주를 시작하기 전에 술 인플루언서로 활동했습니다. 그때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 초청으로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애버딘이라는 태어나 처음 들어본 도시였는데, 그곳에서 느낀 술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이 참 부러우면서도 그들에게 내놓을, 그들이 알 만한 우리 술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우리나라 술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고 있었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세계 어느 곳, 누구에게든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우리 술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박재범 대표를 만나고 원소주를 시작하며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지금의 원소주가 탄생하였습니다.
우리 술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원소주에 그대로 담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에 담긴 스토리도 남다른 것 같습니다. 원소주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우선, 원소주에 담긴 우리 술에 대한 원스피리츠의 진정성입니다. 원소주는 100%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여 감미료 없이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는 증류식 소주입니다. 이런 전통주가 세계적인 술 브랜드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술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아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에도 좋은 전통주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전통주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랐습니다. 또한, 술이 바뀌게 된다면 술 문화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술은 맛과 향을 느끼고 음식과의 궁합을 즐겼을 때 그 매력이 배가 됩니다. 시대적인 특수성으로 그동안은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할 수밖에 없던 삶을 살아왔는데, 앞으로의 술 문화는 조금은 여유롭고 즐기는 문화가 되길 바랐고, 이를 앞장서서 이끌고 싶었습니다.
전통에 힙을 더한 브랜드 스토리텔링뿐 아니라 마케팅에 있어서도 원소주는 많은 브랜드들의 참고가 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팝업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마케팅 방법 중에 팝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팝업 스토어는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소주가 추구하는 새로운 술 문화를 만들려면 우리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문화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원소주와 함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즐길 거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을 때 자연스럽게 문화가 형성되리라 믿었습니다.
더불어 팝업 스토어는 원소주의 문화적인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위스키나 와인이 아닌 소주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서 줄을 서고, 소주를 디제잉과 함께 파티처럼 힙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팝업 스토어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원소주가 팝업 스토어로 보여줄 문화적인 유연함을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
훗날 이 인터뷰가 성지글이 될지도 모르니 원소주로 가장 이루고 싶었던, 꿈꿨던 장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정량적인 목표와 정성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정량적인 목표는 수출을 정말 열심히 해서 박재범 대표에게 산업 훈장을 선물해주고 싶고, 정성적인 목표는 미국 뉴욕의 세계적인 바(bar) 정중앙에 원소주가 당당히 놓여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에 앉아 박재범 대표를 비롯한 원스피리츠 식구들과 원소주를 한잔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다면, 제 꿈이 이루어졌는지 모두가 알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을 원없이 이루기 위해 오늘도 경험을 증류하고 있을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기에 차이는 있지만, 원하는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기회는 옵니다. 절대 그 기회를 만나기 전까지 지치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다음은 책 마지막에 인용된 한 문장입니다.
"인생은 용기의 양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납니다."
용기의 양을 늘려 도전하는 데 주저하지 말고, 그릇의 크기를 계속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 용기 있게 도전했던 그 경험과 그렇게 키워온 그릇의 크기가 분명 독자분들에게도 원소주 같은 기회와 경험과 그리고 결과를 선물할 겁니다.
*김희준 원소주 프로젝트 총괄로서 워크와 라이프를 블렌딩한 삶을 살고 있다.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브랜드 빌드업에 능숙하며, 홈쇼핑 쇼호스트부터 브랜드 마케터 등 마음이 끌리는 일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직접 사업체를 꾸려보기도 했을 정도로 도전할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돌진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여행과 술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만든 1세대 인플루언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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