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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이 율동이 형제의 마지막 겨울 나들이

『눈사람 사탕』 박종진, 송선옥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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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우리 놀이'와 함께하는 달콤한 행운 만들기. (2022.12.27)


『눈사람 사탕』은 선동이 율동이 형제의 겨울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의 마지막 권으로, 행운을 담은 '아홉 가지 우리 놀이'를 통해 '진짜 행운'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담은 국내 창작 그림책이다. 투호, 공기놀이, 제기차기, 줄넘기, 다리밟기, 쥐불놀이, 널뛰기, 풀묻기, 돌치기로 이루어진 아홉 가지 놀이의 의미와 형제의 놀이 과정을 보며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를 더욱 쉽게 이해하고 다양하게 따라 할 수 있다.



선동이 율동이 시리즈 마지막 편까지 무사히 출간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박종진 : 드디어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과 서운함이 함께 듭니다. 『아이스크림 걸음!』의 반응이 좋았던 만큼, 후속작에 대한 독자들의 실망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송선옥 작가님의 탁월한 그림에 편승한 덕분에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자리를 빌려 송선옥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막상 끝내고 나면 개운할 것만 같았는데, 아쉬운 마음도 남습니다. 그만큼 이 시리즈가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지요. 다음에도 선동이와 율동이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도록 고민해 보겠습니다.

송선옥 : 2018년에 『아이스크림 걸음!』이 출간될 때만 해도 이렇게 5년에 걸쳐 4권까지 출간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연보단 인연,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나의 '선동이', '율동이'가 될 운명이요. 자식처럼 5년간 잘 입히고 먹였으니 이제 훨훨 날아가게 지켜봐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 걸음!』부터 독자분들이 선동이 율동이 형제의 이야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었는데요. 처음에 『아이스크림 걸음!』을 구상하셨을 때부터 선동이 율동이 형제의 이야기를 계절 시리즈로 만들 생각이셨나요? 동동 형제의 구상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종진 : 『아이스크림 걸음!』은 계절을 고민하고 쓴 원고가 아니었습니다. 딸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가끔 데려다주면서 했던 놀이를 일기로 써 놨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책 원고를 만들어 놓았지요. 몇 년 동안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고 묵혔던 원고를 소원나무 대표님께서 보시고 그림책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표님께서 『아이스크림 걸음!』을 시리즈로 만들면 어떠냐는 제안을 해 주셨고, 저는 사계절을 배경으로 선동이와 율동이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시리즈는 여름부터 시작됐지만 겨울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율동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송선옥 : 책의 구상은 전적으로 글을 쓰신 박종진 작가님의 몫이었고, 저는 그림 작가로서 이야기 속의 선동이 율동이 캐릭터와 두 형제가 살고 있는 동네의 풍경을 구상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다른 시대에 지어진 집들이 뒤섞여 있는 동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해에 지어졌는지에 따라 주택, 빌라, 아파트, 놀이터, 공원의 디자인이 다 달라요. 심지어 가로수의 수종, 보도블록의 모양도 다르고 전봇대는 신도시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지난 시간 위에 지금의 모습이 한 겹씩 쌓여 있는 동네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동네의 정다운 사계절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형제들이 실제로 즐길 법한 '놀이'를 다양한 소재로 나타냈어요. 또한 귀갓길, 놀이터, 수목원, 학교 운동장 등 주위에서 벌어지는 동동 형제의 놀이는 따라 하기 쉬워 실제 형제자매들의 놀이 활동을 책임졌었는데요. 두 작가님께선 도서에 나온 놀이 중 어떤 놀이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박종진 : 『아이스크림 걸음!』의 걸음 놀이와 『눈사람 사탕』의 돌치기입니다. 걸음 놀이의 경우, 실제로 딸아이와 걸으며 종종 했던 놀이였고, 돌치기 또한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놀이 가운데 하나였어요. 이것도 딸아이랑 몇 번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경험해 본 놀이라서 공감하고 추억할 수 있기에 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송선옥 : 저에게 1순위는 『에너지 충전』에 등장하는 '뺑뺑이'입니다. 요즘 놀이터에는 뺑뺑이가 잘 없어요. 위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왜 없는지는 이해가 되지만 아쉽기는 해요. 뺑뺑이만큼 스릴 넘치는 놀이 기구는 없는데 말이죠.

이번에는 『눈사람 사탕』의 질문입니다. 작가님들께서는 아이였을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겨울 놀이가 있을까요?

박종진 : 어릴 때 마을에 눈이 참 많이 왔던 것 같습니다. 비탈진 도로가 자연 스키장이 되곤 했어요. 마을 뒷산에 대나무 군락지가 있었는데, 겨울이면 어른들이 대나무를 베어 스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통 대나무를 반으로 가르고, 쪼갠 대나무의 앞쪽을 불에 달궈 구부리지요. 그리고 양쪽에 구멍을 뚫어 신발에 멜 수 있도록 끈을 달아 주면 끝입니다. 동네 아이들마다 대나무 스키를 신고 씽씽 눈밭 위를 미끄러졌는데, 그 시절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송선옥 : 저는 어렸을 때 정말정말 많이 놀았어요. 웬만한 겨울 놀이는 다 하고 놀았던 거 같아요. 다만 용돈 같은 건 따로 받은 적이 없어, 뽑기하는 친구 옆에서 뭐가 나왔나 부러운 눈으로 구경만 하던 게 생각이 나요. 만 원을 동전으로 다 바꾸어서 신나게 뽑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전작 『아이스크림 걸음!』『에너지 충전』, 『춤바람』, 그리고 이번에 출간하게 된 『눈사람 사탕』 중 가장 좋아하는 도서가 있을까요? 그 이유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박종진 : 네 권 모두 좋아합니다만, 꼭 한 권을 꼽아야 한다면 『아이스크림 걸음!』 으로 하겠습니다. 송선옥 작가님께서 그려 주신 풍경이 너무나 정겹고, 이 그림책을 보면 자연스레 딸과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함께 길을 걷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다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행복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송선옥 : 『눈사람 사탕』이 제일 좋아요. 그림책 작가들은 가장 최근에 작업한 책에 애착이 제일 많이 가요. 그림을 그릴 때의 마음과 기분, 종이의 촉감, 주로 쓰던 색의 톤까지 아직 남아 있거든요. 그리고 계절도 때마침 겨울이라 더 좋은 것 같아요.

『눈사람 사탕』을 끝으로 선동이 율동이 형제의 사계절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동동 형제의 시리즈를 마무리한 소감과 '현실 형제'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동 형제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종진 : 이야기라는 것은 들어 주고, 관심 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선동이 율동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알아봐 주신 소원나무 대표님.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이야기를 살려 주신 송선옥 작가님. 꼼꼼한 피드백으로 그림책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준 권수빈 편집자님과 손보을 디자이너님. 널리 알려 주신 선혜경 마케터님. 좋은 그림책을 만들고자 한 모두의 마음이 잘 어우러졌기에 좋은 끝맺음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동이 율동이를 아껴 주고 응원해 준 독자분들 덕분에 무사히 시리즈가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송선옥 : 작업하는 동안 나는 엄마가 된 기분이었어. 너희들이 자식 같았거든. 그래서 그리다가 마음에 안들면 지우고 고치고, 더 멋지게 다시 새로 그리고 싶은 욕심도 가득했어. 그런데 이제는 맛있는 거 많이 사주고, 잔소리 같은 거 안하면서 무슨 얘기든 잘 들어 주는 이모가 되어 줄게. 사랑만 해 주는 이모 말이야.

앞으로의 도서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종진 : 코로나, 전쟁, 환경 등 시끌시끌한 뉴스를 보면서, 사람과 삶에 대한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러한 주제로 몇 권의 그림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제 글은 딸아이와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딸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야기를 썼고, 딸아이에게 아빠로서 당부하고 싶은 것들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한없이 생활적이고, 교훈적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 딸이 지금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아빠가 만든 그림책을 살펴보지만 예전만큼의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못내 서운하면서도 그런 딸이 관심 갖고 좋아할 만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부터 그림책의 구성까지 열심히 고민해 보려 합니다. 

송선옥 : 보드북(아기책) 작업을 앞두고 있어요. 보드북 시장이 여건이 좋은 건 아니지만 세상에 나온 아기가 처음 만나는 책을 만드는 건 매우 특별하거든요. 보드북은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갈 생각이에요. 그리고 그림책 『딱 맞아』의 세 번째 이야기 『다람쥐 로로』도 곧 출간이 되었어요. 어쩌다 보니 시리즈로 만들게 된 책들이 2022년에 다 마무리가 되면서, 내년부터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박종진

대학에서 동화를 배우고, '동화 세상'에서 동화 창작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사랑하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짓고 있다. 2017년 국립생태원 생태동화 공모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송선옥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지금은 오롯이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눈사람 사탕
눈사람 사탕
박종진 글 | 송선옥 그림
소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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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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