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생님의 중국 로컬학교 이야기
『나는 중국 고등학교 교사다』 이영신 저자 인터뷰
이영신 저자는 생활하기 편한 대도시 대신, 조금 불편한 중소 도시에서 로컬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길을 선택했다. 『나는 중국 고등학교 교사다』에서 중국 학교 유일한 한국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22.11.25)
'중국 도시'하면 어디가 떠오를까? 상하기, 베이징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도시가 생각날 것이다. 대도시인만큼 관광, 취업, 유학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그러나 이영신 저자는 생활하기 편한 대도시 대신, 조금 불편한 중소 도시에서 로컬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길을 선택했다. 『나는 중국 고등학교 교사다』에서 중국 학교 유일한 한국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중국 고등학교 교사다』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은 중국 공립 고등학교에 관한 이야기예요. 요즘은 인터넷만 열어도 세상만사 다 알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그런데 중국 로컬 학교에 대한 정보는 정말 찾기가 어려운 거예요. 저에게 절실했던 이 정보를 '누군가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누군가'가 되기로 결심했죠. 중국 로컬 학교 공간이 생각보다 폐쇄적이고 제한적이거든요. 그만큼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어요. 제가 실제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며 일어난 중국 학생들과의 우당탕탕 에피소드와 함께 사회주의 학교 시스템에 대해 기록했어요. 생생하게 소개하고 싶어서 직접 찍은 사진도 함께 수록했죠.
중국에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중국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할 때, 사설 교육 기관의 요청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처음 시작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15년 전에도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대단했거든요.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벅차오르는 무언가 두근거림이 있었어요. 한국을 사랑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중국인들의 열정에 제가 매료된 거죠.
중국의 대도시가 아닌 중소 도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성향 자체가 중국에서 혼자 40일 배낭여행을 할 정도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낯선 곳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즐거워하는 편이에요. 제 인생 목표가 '지구 반바퀴는 돌고 생을 마감하자'거든요. 그래서 중국 내 여행도 꽤 많이 다녔는데, 가보지 못한 곳 중 하나가 허난성이었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도시로 가겠다고요.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도전하지 않았다면 평생 느껴보지 못할 경험이었을 테니까요.
중국에서 교육할 때 어려움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가장 큰 부분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일단 시간표부터 적응하기 힘들었고요. 중국은 새벽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수업이 있거든요. 즉, 교사의 시간표도 학생들과 늘 항상 함께 한다는 거예요. 게다가 학생들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사제 지간을 뛰어넘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와 다름없어요.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정서와 생활, 학업 방면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죠. 저는 이 부분에서 굉장한 사명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중국 학생들 너무 순수하고, 사랑스럽거든요. 물론 속 썩일 때도 있지만, 사랑하면 이 모든 건 문제될 게 없더라고요.
작가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교육관이나 가치관은 어떤 것일까요?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학 입시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 학생들에게 저는 단순히 한국어만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언어 교육 차원을 넘어서 그들의 삶과 유리되지 않는, 학생 개개인의 개별적 성장에 관심이 많거든요. 사실 한국어는 전문 교사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어를 배워서 그들이 어떻게 활용하며 살아갈지에 더 초점을 맞추는 편이에요. 그래서 입시 위주의 과업도 중요시하지만 학생들의 장기적인 성장, 그리고 인성 교육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중국 학생들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따뜻한 온기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 가득한 교육을 추구한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작가님에게서 중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는데요. 작가님에게 '중국'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제가 사랑하고 있는 대상이랄까요. 사실 외국인이 드문 중국의 중소 도시는 대도시와는 다르게 외국인 신분으로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아요. 외국인을 위한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불편함과 극한 환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사랑의 힘인 것 같아요. 저 정말 중국 땅을 향한 마음이 크거든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바다 건너 중국 학생들의 오늘을, 내일을, 그리고 일 년의 일상생활을 한국 독자분들께 친근하게 전해주고픈 마음이 있었어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고. 그러니 이해의 폭과 지경을 넓혀보자고. 중국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여러 빛깔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어요.
*이영신 중어중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중국과 미국에서 아나운서로 일했으며, 다년간 중국 상하이와 허난성에서 중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쳤다. 2018년, 한국어 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주상하이 총영사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단순한 한국어 교육 차원을 넘어 그들의 삶과 유리되지 않는 개별적 성장에 관심이 있고,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 가득한 교육을 추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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