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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씩씩하고 용기 넘치는 책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311회) 『사로잡는 얼굴들』,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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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2.11.24)


프랑소와 엄 : 지금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또 연말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여러분께 씩씩해지는 책을 추천해드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주제를 제안했습니다. 

불현듯(오은) : 오늘 주제는 '씩씩하고 용기 넘치는 책'입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사로잡는 얼굴들』 

이사 레슈코 저 / 김민주 역 | 가망서사



작가는 동물권, 노화, 죽음에 관한 주제로 작업하는 사진작가예요. 책은 작가가 다양한 이유로 구조된 동물들이 자신의 수명을 다하고 죽을 때까지 살 수 있도록 한 미국의 여러 생크추어리 즉, 보호소를 찾아다니면서 그곳에 사는 나이 든 동물들의 초상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집이에요. 이 작업부터가 완전히 저를 사로잡았어요. 

책 앞부분에 저자가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나오는데요. 우연히 나이 든 말 한 명을 만나게 됐던 거죠. 백내장이 가득 퍼져서 두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털에는 윤기도 없고, 몸은 뻣뻣하게 움직였는데요. 그 말이 아이들에게 아주 점잖게 대하고, 부산한 움직임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어요. 저자는 그 말에 완전히 반해서 그 말 곁에서 계속 말의 사진을 찍었어요. 그렇게 자신이 찍은 사진을 살피던 중 이것이 내가 계속 해야 되는 작업이구나, 불현듯 생각하게 됐다고 해요. 그때부터 나이 든 동물들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껴졌던 건 저자의 태도였는데요. 작가는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피사체, 특히나 동물이라는 피사체한테 아주 위협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의식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는 동물이 원래 생활하던 그 장소에서, 최소한의 촬영 장비만 사용해서, 아주 어두운 헛간 안에서 촬영할 때도 플래시 같은 건 전혀 터뜨리지 않고 오직 자연광만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게다가 시선을 동물들과 맞추기 위해 바닥에 엎드려서 촬영했다고 해요. 진흙과 배설물에 엎드려서 말이죠. 그렇게 거의 10년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양, 돼지, 소, 닭, 오리, 말과 같은 동물들이 사진에 등장하는데요. 이렇게 농장에서 태어나서 살게 되는 동물들이 자신의 수명을 다할 때까지 사는 경우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 사진이 되게 귀하게 느껴졌어요. 99쪽에 있는 거위의 사진에 표기된 나이를 보세요. 28살입니다. 거위가 이렇게 오래까지 살 수 있는 동물인 거예요. 그래서 한편으로 용기가 생겼던 것은 이 동물들이 자신의 수명을 다하고 죽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사람들 생각을 하면서였어요. 그게 힘이 되더라고요. 폭력적인 목장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문제라고 말하고, 동물들을 구출하고, 이 동물들이 노년을 맞이할 수 있게 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좀 씩씩해지고 용기가 났어요. 


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김소형 저 | 북노마드



이 책은 김소형 시인의 첫 산문집입니다. 저자 소개글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시인이자 강사이다. 강의를 하면서 작은 발 사이에 요란스럽게 넘어진 영혼을 보살피며 지낸다. 나는 행복한 일을 하고 있나? 다시 되묻자. 이 일은 적성에 맞는가? 끝없이 펼쳐지는 질문들, 맞춤법이 틀려도 당당한 얼굴들.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어른을 자라게 한다. 시간이 흘러 귀하게 솟은 애정을 갖고 오늘도 아이들을 만난다."

시인은 어린이들을 만나는 강사예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교까지 학생들을 교육하는데요. 책을 읽고 말하기부터 시작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여러 활동을 함께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려운 책들도 같이 읽고 거기에서 생각해볼 의제를 뽑아 토론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마음이 몸 못지않게 성장할 텐데요. 그런 빛나는 순간들이 가득 담긴 책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김소형 시인께서 아이들과 함께 마틴 루터킹 연설문을 읽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인권과 비폭력주의, 인종 차별, 이런 이야기를 했죠. 아이들은 미리 공부한 게 있어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점점 논의가 깊어졌어요. 그러다 선생님이 물었어요. "개인의 꿈도 좋고, 사회나 인류를 생각하는 것도 좋겠지?"라고요. 어떻게 하면 대의를 위해 생활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는데 아이들이 정말 귀엽습니다.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대요. 

"저는 교촌치킨의 허니 콤보와 매운 콤보가 반반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소원'이라고 하니까 바로 자기 개인적인 차원으로 돌아오게 되는 거예요.(웃음) 

꿈에 관한 얘기를 더 들려드릴게요. 아이들도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고, 주변 얘기도 의식하겠죠. 이 직업이 좋다고 하면 나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고요. 그러는 속에서 갈등이 일어날 거잖아요.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선생님, 저 사실 꿈이 예전에는 있었는데요. 지금은 찾아가는 중이에요."

'없어요'가 아닌 거죠. 그러니까 아이들은 매일매일이 현재 진행형인 거예요. 그러니까 '찾아가는 중'인 거고요. 

어른들은 착각해요. 어떤 일을 하고 있거나 어떤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이미 찾았다고 생각한 나머지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거나, 다르게 생각하고 바라볼 결심 같은 것을 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찾아가는 중인 사람들에게는 매일매일이 얼마나 재밌겠습니까. 흥미롭겠죠. 이런 아이들의 대답이 오히려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요즘 어린이들의 생각이 궁금한 사람들, 지금 아이들은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책이고요. 아이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데서 어른이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려주는 책이라 저에게는 큰 용기가 되었던 책입니다.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1』 

수신지 글·그림 | 귤프레스 



너무나 좋아하는 수신지 작가님의 신작 만화예요. 저는 수신지 작가님의 그림체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작가님이 그리는 인물의 눈동자와 땡글땡글한 표정이 특히 좋아요. 저는 이 눈빛에서 '나도 할 말 있거든요'라는 말풍선이 숨어 있다고 느끼는데요. 수신지 작가님이 그린 인물들을 보면 뭔가 손을 불끈 쥐게 되잖아요. 용기가 생기고요. 인물들이 약해 보이지 않은 눈빛이라 수신지 작가님이 그리신 인물들의 얼굴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 책은 올해 10월에 나온 책인데요. 2011년, 그러니까 거의 10년 전에 대한민국 창작 만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신 같은 제목의 단편 만화를 확장한 시리즈예요. 지금은 1권만 나왔습니다. 1권의 부제가 '자존심은 질투를 허락하지 않는다'인데 너무 좋죠. 이 작품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 고등학생 여학생 세 명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님께서 이 세 주인공의 모습에 자신의 학창 시절 모습이 골고루 담겨 있다고 쓰셨거든요. 아마 청취자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일단 주인공 세 명의 캐릭터를 소개해 볼게요. 첫 번째 친구는 '아랑'이에요. 아랑은 우등생이자 모범생에 반장이고요. 이 친구의 보물 1호는 오답 노트입니다. 그리고 공부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와 살고 있어요. 두 번째 주인공은 모범생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우등생 '연두'예요. 연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걸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하는데요. 언젠가 1등을 하고 싶습니다. 연두에게는 좋은 아빠, 그러니까 연두의 학교 생활에 관심이 많은 친절한 아빠가 있죠.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은 '하은'이라는 친구인데요. 우등생이 되고 싶은 모범생이에요. 1권에는 아랑이와 연두의 일상이 더 집중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인물들은 책에 많이 나오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천재거나 엄청난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거나 엄청난 사고 뭉치여야 만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세 주인공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해요. 만화의 첫 장은 주인공 세 명이 같은 반이 돼서 즐거워하면서 시작이 되거든요. 1등을 하고 싶어 하는 연두와 1등을 해서 장학금을 받은 아랑이의 사연이 나오고, 두 친구 각자의 고민과 상황들이 펼쳐지면서 수신지 작가님의 특유한 담백함이 장면마다 펼쳐져 있는데요. 엄청난 에피소드가 아닌데도 너무 알 것 같은 장면들이 나와서 그때마다 정말 반가웠어요. 저희도 어린 시절에 충분히 경험했던 일들이니까요. 이걸 읽는데 갑자기 씩씩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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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는 얼굴들
사로잡는 얼굴들
이사 레슈코 저 | 김민주 역
가망서사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김소형 저
북노마드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1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1
수신지 글그림
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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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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