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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연 솔로 데뷔…복고풍에 미래를 담다
이채연 'Hush Rush'
<Hush Rush>의 수록곡들은 1980년대를 관통한다. 전체적으로 복고적이지만 너저분하지 않고 정갈하며 깔끔하다. (2022.11.09)
아이즈원이 해산하고 1년 6개월 만에 솔로로 데뷔한 이채연은 의도치 않게 한 팀의 멤버였던 친구들과 경쟁한다. 권은비, 조유리, 미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이 속한 르세라핌, 안유진과 장원영이 있는 아이브의 일본 데뷔, 그리고 일본에서는 혼다 히토미가 있는 AKB48의 컴백 시기와 겹치면서 2022년 10월의 이른바 '아이즈원 대전'에 참전하게 된 것이다.
<Hush Rush>의 수록곡들은 1980년대를 관통한다. 전체적으로 복고적이지만 너저분하지 않고 정갈하며 깔끔하다. 명절의 선물 세트처럼 포장만 화려한 게 아니라 내용물도 알찬 이 음반에는 네 곡밖에 없지만 소수 정예 특수 부대처럼 그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이채연의 홀로서기를 지원한다. 무대 위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쑥스럽게 고백한 타이틀곡 'Hush rush'는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에서 암약했던 뉴웨이브/펑크의 영향을 받았고 팬송 'Danny' 역시 1980년대 초반 영국의 뉴웨이브/신스팝 밴드 스타일이다. 오마이걸의 '돌핀'이 떠오르는 'Aquamarine'은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하는 솔로 가수로서의 설렘을 담았으며, 뛰어난 녹음 기술과 믹싱을 들려주는 신스팝 넘버 'Same but different' 역시 1980년대의 댄스팝을 부활했다.
보컬에 리버브와 에코 사운드를 줄여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혔고, 밴드 사운드를 강조한 'Hush rush'에서 저음부터 고음으로 치닫는 구간도 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가수 이채연으로 주목 받기 위해 안무도 상대적으로 화려하지 않다. 아이즈원의 '메인 댄서 채연'에서 '보컬리스트 이채연'으로 변태(變態)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영어 가사가 많은 곡의 분위기를 위해 발음을 연음으로 처리해 가사 전달이 미흡한 점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Hush Rush>은 세련된 복고로 미래를 담았다. 이것을 위해 그는 마이크 앞에서 '혼자'라는 부담감을 이겨냈다. 18개월의 인내, 일취월장한 보컬, 고운 심성과 바른 인성은 이채연을 케이팝의 보석으로 만든다. 그의 아름다운 날개에 달린 깃털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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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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