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특집] '이동시'가 남긴 이야기들
<월간 채널예스> 2022년 11월호
정혜윤 PD가 알려주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동시'가 남긴 이야기들. 앞으로도 2030년까지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이동시의 활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2022.11.08)
정혜윤 PD가 알려주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동시'가 남긴 이야기들. 앞으로도 2030년까지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이동시의 활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반생태적, 반환경적, 반생명적 축제에 대한 대안으로 열린 축제! 동물을 죽이는 대신 살리고, 잡는 대신 상상하고 이야기하고자 서울혁신파크 야외 광장에서 열렸다.
"동물을 테마로 한 지역 축제 프로그램의 84%가 동물을 포획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고 포획 활동의 78.3%는 동물을 먹는 행동으로 이어졌어요. 인간에겐 축제일지 모르지만 동물의 입장에서 그런 축제는 죽음의 카니발이에요. 오히려 동물을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죠. '동물축제반대축제'는 생명을 사랑하고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연어가 돌아오는 걸 기뻐하는 축제, 하늘에서 기러기가 날 때 철새들이 오는 걸 기뻐하는 축제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열린 백일장. 시인, 소설가, 시민들이 응모한 100여 편의 작품을 공유하고 낭독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피케팅 시위와 '캐롯몹'을 선보이기도 했다.
"'쓰동시'에는 김연수, 이슬아 작가를 비롯해 오은, 유희경, 서효인 등 많은 시인이 참여했어요. 쓰레기와 동물에 관한 시를 써달라고 하니 다들 흔쾌히 쓰겠다고 했답니다. 김연수 작가의 시 「어떤 새들은, 순교자와 같이」가 참 좋아요. 엄마 알바트로스는 아무것도 모르고 새끼한테 먹이를 주죠. 새끼는 엄마가 뱉어 주는 먹이를 열심히 먹어요. 하지만 그건 비닐이었어요. 그걸 모르는 새끼는 결국 죽어가고, 엄마는 새끼가 왜 죽어가는지 몰라요. 심지어 내가 무엇을 먹인 것인지도 잘 모르죠. 굉장히 슬픈 사실이에요. 우리에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단어, 쓰레기에 맞설 단어가 필요해요."
현실 정치에서 배제된 존재들의 정치성을 드러낸 전시. 동물의 마음을 해독해 주는 '동물심 번역기', 각각의 동물에 맞는 정치 참여 형식에 대해 질문하는 '동물들은 어떻게 투표하는가', '동물당 창당 대회' 등의 작품을 1부에, '쓰레기와 동물과 시'를 주제로 쓴 시가 2부에, 동물을 위한 정당인 '동물당'의 강령과 정책 등이 3부에 실렸다. 시인, 소설가, 예술가, 학자, 활동가 등 35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동물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는 당이 동물당이죠. 당의 강령도 만들고 동물들에게도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자, 그렇다면 기표소는 어떻게 만들까? 코끼리는 크니까 크게 만들어 주고 개미는 작게 만들어 주자. 새로운 세상을 설계해야 하니 기발한 질문과 생각들이 솟아나고 그런 과정이 참 재미있었어요."
<이동시 총서>의 첫 번째 책. '절멸 퍼포먼스'에서 낭독한 '동물시국선언'이 1부에, '쓰레기와 동물과 시'를 주제로 쓴 시가 2부에, 동물을 위한 정당인 '동물당'의 강령과 정책 등이 3부에 실렸다. 시인, 소설가, 예술가, 학자, 활동가 등 35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지구상에 많은 생명이 있는데 대략 50%는 인간이고 나머지 47%는 인간이 기르는 동물이고 3%는 야생 동물이라고 해요. 저는 사람들이 이 말에 놀라기를 바라요. 지구상에 우리밖에 없고,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가축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와 같으니까요. 그만큼 이미 많은 동물들이 멸종된 것이죠. 우리는 이 숫자에 놀라고 그런 숫자를 만든 것이 우리라는 사실에 대해 가슴 아파해야 해요."
저항을 위해 필요한 글 보급 소식통. "당신의 저항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총 33개의 ‘저항글’이 올라와 있으며 웹사이트(resistances.xyz)에서 읽어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이 도시에, 서울에 모여 살고 있어요. 왜일까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표현에 따르면 '이 시대의 신화는 거대한 순응 신화'예요. 다른 사람처럼 따라 살려고 올라온다는 것이죠. 우리의 질문은 '우리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야? 안 되는데...'잖아요? 하지만 순응은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단어죠. 그 반대되는 단어가 저항이에요. 누구나 저항하는 것이 있죠. 뚱뚱한 사람을 무조건 환자 취급하는 것에 저항하는 사람이 있고, 인간의 이기라는 관점에서 숲을 벌목하는 것에 저항하는 사람도 있어요. 크건 작건 그런 글들을 모아보고 싶었어요."
기후 위기,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열린 대안 학교. 강연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성장이라는 환상, 부동산 환상, 야생, 이상적인 호텔 등에 관한 주제로 열렸다.
"환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우리 시대가 끌려가고 있는 환상과 우리를 저 멀리 데려다줄 환상이죠. 공장식 축산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장식 축산이 뭐가 문제냐고 하는 사람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거나 다름없어요. 각자 '넌 정말 철부지구나, 아주 환상 속에서 사는구나'라고 하죠. 이 두 가지 측면을 다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어떤 환상 속에 존재하는가. 그리고 어떤 꿈같은 환상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동시 기후, 동물, 생태계 이슈를 다루는 창작 집단. 이야기와 동물과 시의 준말이며, 움직이는 시를 뜻한다. 김한민 작가, 정혜윤 PD, 생명다양성재단의 김산하를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 : @edongsh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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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이동시> 편/<정혜윤>,<김한민>,<김산하>,<이슬아>,<정세랑>,<김탁환>,<홍은전>,<유계영>,<요조>,<이라영>,<정다연>,<단지앙>,<15,300원(10% + 5%)
기후, 동물, 생태계 이슈를 다루는 창작 집단 이동시(이야기와 동물과 시)와 워크룸 프레스가 함께 펴내는 ‘이동시 총서’ 첫 번째 책 『절멸』이 출간되었다. 시인, 소설가, 예술가, 학자, 활동가 등 35명의 저자가 참여한 이 책은 도래할 ‘질병 X의 시대’를 맞아 절멸을 막기 위해 당장 필요한 변화와 행동을 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