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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나는 서울대학교 아동 문해력 프로젝트

『문해력 유치원』 최나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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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유치원』은 글자를 모르는 유아부터 이제 막 한글을 뗀 아이들까지, 각 상황별로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며 능동적으로 문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2022.10.25)

최나야 교수

유아기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문해력 학습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 나왔다. EBS 방송 <문해력 유치원> 프로젝트를 함께한 최나야 교수와 서울대 아동 언어 인지 연구실 연구진이 모여 방송에서 미처 다 소개하지 못했던 문해 활동과 최신 연구들을 차곡차곡 담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문해력 유치원』은 글자를 모르는 유아부터 이제 막 한글을 뗀 아이들까지, 각 상황별로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며 능동적으로 문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최근 학령기 아이들의 학습 역량은 물론 성인 이후의 일상 소통 능력까지 '문해력'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갑자기 문해력 저하 현상이 일어났다기 보다는 단순하게 읽고 쓸 뿐, 국어의 이모저모를 제대로 알거나, 글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에는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좋은 책 한 권을 온전히 읽는 경험이 줄고, 가볍게 스치며 접하는 정보만 많아진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학계에서 '문해 전쟁'이라고 일컬어지던 현상이 이어져왔다고 소개해 주셨는데요. 문해력에 대한 학계 연구의 큰 흐름은 어떻게 변화해왔고, 『문해력 유치원』에는 어떻게 접목시키셨는지 궁금합니다.

낱자와 소릿값 중심으로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가르치는 방법과, 노래, 이야기, 책 등을 활용해 일상적인 언어에 노출시킴으로써 문자 인식도 이루어지게 하는 총체적 언어 접근이 팽팽한 싸움을 벌여왔죠. 현재는 두 접근의 장점을 혼합한 균형적 언어 접근이 대세입니다. 즉, 총체적 언어 접근의 바탕에서도 문자에 대한 명시적 지도를 포함해 모든 아동에게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죠. 『문해력 유치원』도 '균형적 접근법'에 따라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언어를 활용해 즐겁게 놀이하는 가운데, 점차 한글에 관심을 갖고 친숙한 글자부터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책을 보면 디지털 미디어 사용부터 글 없는 그림책을 활용한 놀이, 대근육과 소근육을 활용한 방법까지 다양한 문해 놀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영유아기의 다양한 문해 활동 경험을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초등 교육 과정에서는 '한글책임교육제'라는 정책을 통해 1학년 1학기에 한글 지도를 합니다. 즉, 입학하면서 한글 학습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거죠. 하지만, 20% 정도의 아동은 1학년이 끝나도 한글 해득을 순조롭게 하지 못합니다. 영유아기의 발현적 문해가 원활하게 발달하지 않고 이른바 밑작업이 되어 있지 않을 때 초등 진도가 버거운 거죠. 입학 전에 한글 떼기를 억지로 서두를 필요는 절대 없으나, 유아에게 맞는 방식으로 문해를 경험하며 글자에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일상과 놀이를 결합한 방식으로 글자를 알아가는 것이 유아의 학습에 적합하죠.

문해력 프로젝트를 통해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 보셨을 텐데요. 문해력이 좋은 아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보호자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까요? 

한글을 빨리 떼거나, 혼자서 책을 많이 읽거나, 독해 문제를 풀어내는 게 아닙니다. 새로운 정보를 잘 이해하는 아이들이 문해력이 우수한 아이입니다. 꼭 글로 주어진 정보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말을 듣고 의미를 잘 파악하는 게 핵심이지요. 그런 아이들은 일단 집중해서 잘 듣습니다. 이렇게 키우려면 영아기부터 부모님이 아이에게 의미 있는 말을 많이 들려주셔야 합니다. 놀랍게도 아동의 문해력 기초는 영아기에 상당 부분 만들어지는 것이죠. 가정에서 필요 없는 소음은 최대한 줄이고, 일상적인 맥락을 활용해 아이를 대상으로 말해 주세요. 새롭고 세련된 어휘도 섞고 때때로 반복하면서요. 유아기에도 이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림책 읽어주기를 꾸준히 실천하며 풍부한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최나야 교수님만의 꿀팁과 책에 소개된 '문해 놀이 활동' 한 가지를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아이들은 너무 많이 읽습니다. 일단 영유아기까지는 책을 안 읽어서 걱정하시는 경우가 드물 거예요. 책의 양을 줄이더라도 진짜로 재미있는 책을 제대로 읽어주시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그런 책을 골라서 어른이 먼저 깔깔거리며 즐겁게 읽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에게는 독서 모델링이 꼭 필요합니다. 우선 '읽기 동기'가 확보되어야 학령기 이후에도 계속 읽는 아이로 자랍니다. 손가락, 붓, 마커 등 부드러운 재료로 바닥이나 벽에 붙인 큰 종이에 마음껏 끼적이게 하는 걸 추천해요. 그림을 그려도 좋고 낙서 같아도 좋습니다. 만들어낸 글자 모양도 좌우가 바뀐 글자도 바람직하고, 유아 자신의 이름을 꾸며 쓰거나 주변에서 본 글자를 따라 쓰는 것도 의미 있는 문해 활동입니다. 아이가 만들어낸 작품을 존중해 주세요.   

"성인의 관점에 익숙해진 부모는 아이와 상호 작용하며 문해를 지도하는 것이 어렵다"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아이들의 문해력 발달을 위해 보호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꼭 명심해야 할 의사소통 요령이 있을까요? 

영아가 아직 말을 못한다고 해서, 유아의 말이 단순하다고 해서 어른의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없는 게 아닙니다. 인간의 아이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어른이 써주는 언어 입력을 받아들여 분석함으로써 언어를 습득합니다. 아이를 향한 한마디 한마디로 귀한 자산을 축적한다고 생각하세요. 그게 쌓여 아이의 문해력이 됩니다. 성우가 녹음한 전자책이나 만화 영상에 아이가 푹 빠져있다고 그 시간을 육아 해방이라고 여기는 것은 금물입니다. 그 시간만큼 아이가 맥락과 함께 살아있는 언어를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책의 서문에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라'라는 이야기가 인상 깊습니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걱정되어 마음이 조급한 보호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모든 아이들은 세상을 학습해나갈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아이는 서로 다릅니다. 관심도 속도도 다른 아이에게 같은 것을 같은 때에 배우라고 강요하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바로 지금 또래처럼 단순한 것 한가지를 해내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앞으로 자신의 필요에 따라 마음껏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하는 아이로 키워야 합니다. 우리 아이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깨달아가는지 사랑의 눈으로 지켜봐 주세요.



*최나야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아동의 문해력과 구어 능력, 이중 언어를 연구하고 있다. 어린이 책에 푹 빠진 어른으로, 아이 친구들과 함께 엄마표 책 동아리를 9년째 운영하며 보람을 만끽 중이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졸업 후 같은 학교 대학원 아동가족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캐나다 오타와의 칼튼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을, 알곤퀸칼리지에서 유아문해교육을, 미국 LA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이중언어습득을 공부했다. 가톨릭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로 30대를 보냈다.




문해력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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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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