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커머스 역사를 알면 트렌드가 보인다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도그냥(이미준) 저자 인터뷰
더 많이 팔리는 상품을 기획하고 싶은가? 혹은 더 좋은 물건을 값싸게 이용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단 한국 이커머스의 역사부터 훑어 내려가야 한다. (2022.10.14)
우리는 구글의 역사, 아마존의 도약, 애플의 감성 마케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확실하게 알고 어떻게든 벤치마킹하려 든다. 하지만 우리나라 온라인 변천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해외에서 크게 히트한 서비스가 한국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는 초유의 대박을 쳤지만 해외에서는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바로 우리 시장만의 독창성에 있다. 세상 그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인터넷이 발달한 대한민국, 그리고 그만큼 까다로워진 한국 쇼핑몰 소비자. 그들은 대체 어떻게 진화했으며 그에 발맞추어 쇼핑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는 그동안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기꺼이 발견되고 정리되었어야 할 '한국 이커머스의 역사'를 시대별로 묶어 키워드와 함께 설명한 책이다. 누구보다 깐깐한 고객임과 동시에 휘몰아치던 한국 이커머스 역사를 온몸으로 체험했던 업계인으로서, 저자는 한국 쇼핑몰만의 독특한 발자취를 서비스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라는 양쪽 눈으로 균형 있게 서술한다. 더 많이 팔리는 상품을 기획하고 싶은가? 혹은 더 좋은 물건을 값싸게 이용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단 한국 이커머스의 역사부터 훑어 내려가야 한다.
자기소개 간단히 해주세요.
저는 현직에서 이커머스 만드는 일을 12년째 해오고 있는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온라인상에선 '도그냥'이란 이름으로 블로그, 유튜브와 같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서비스 기획이라는 일은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 때 개발자, 디자이너와 함께 직접적으로 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기능과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역할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일하고 있는 이커머스에 대해서 굉장히 깊은 관심과 또 애정을 가지고 일을 해 왔어요. 그래서 이렇게 이커머스에 대한 책으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책인가요? 이 책을 쓰신 계기는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라는 책은 제 공부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현직에서 일하면서 항상 궁금증을 가졌었어요. 왜 우리나라의 이커머스는 다른 나라 이커머스와 다를까? 또 어떤 점이 왜 다르게 됐을까에 대해서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기능적인 부분이나 UI에 대한 부분도 복잡한 게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거에 대한 이유를 궁금해하던 차에 회사에서 앞으로 미래의 이커머스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저에게 미션으로 주셨고, 저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이커머스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어떠한 사회적 문맥에 따라 이렇게 우리의 이커머스가 발달되었는지를 공부를 했었습니다. 이게 바로 2016년에 이야기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커머스의 역사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글을 써 왔고 워크숍도 진행해 왔어요. 그러면서 가장 많이 성장했던 건 저였어요. 제가 성장한 기록이자 공부에 대한 기록인 이 내용을 꼭 책으로 남기고 싶어 이렇게 책으로 쓰게 되었고요. 여러분들 트렌드서를 매년 읽어도 아 이 트렌드 맞는 거 같다고 생각을 했지만 왜 이 트렌드가 나왔는가 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때 그때 바로 도움이 되는 게 역사인 거 같아요.
한국만의 독특한 이커머스를 간략하게 소개해주신다면요?
한국만의 독특한 이커머스라고 하면 일단 환경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쓰지 않는 '네이버, '쿠팡', 'G마켓', '카카오톡' 이런 다양한 환경들은 우리나라에만 갖춰져 있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있는 사용자들은 해외 사용자들과 환경적으로 다릅니다. 또 인터넷 속도가 최고로 빠르죠. 그리고 저희는 UI가 복잡해도 인터넷 속도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양한 사이트를 많이 보고 또 거기서 빠른 서비스를 받는 것에 익숙한 상태에요. 법적인 부분도 차이가 있습니다. 결제를 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 있어서 굉장히 규격 되어 있는 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사용자들의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이나 '우버' 등 글로벌 서비스는 왜 한국에 안착하지 못했나요?
'아마존'이랑 '우버'가 우리나라에 안착하지 못했다, 라기보다는 아마존이나 우버도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커스터 마이징 하기가 쉽지 않다 판단했습니다. 우버 같은 경우엔 직접적으로 국내 진출을 시도해봤지만, 여러 가지 법적 절차 때문에 많은 서비스를 확장하지는 못했습니다. 또, 국내에서 만들어진 쏘카나 카카오 택시와 같은 그런 서비스들이 우버와 다르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딱 맞춰서 UI, UX를 구성하는 것도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우리나라 내에서 있었던 어떤 문맥적인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기술이 넘쳐나는 이때, 왜 트렌드에 앞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요?
역사를 배운다는 건 단순히 이 트렌드를 이해하기 앞서서 이 트렌드가 발생한 문맥까지도 이해를 하는 거기 때문에 더 중요합니다. 또, 요즘에 이야기하는 트렌드 중 신기술, 기술 트렌드 같은 경우에는 사실 기술 자체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제대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커머스의 역사와 같이 우리나라 고객들의 변화들을 이해해 보는 시간이 정말 유효한 시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더 우리가 사용자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적절하게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역사 공부가 제일 중요한 파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스스로 현장에서 일하면서 이런 공부하는 과정이 저의 업무를 이해하고 또 통찰력을 가지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이커머스 상황을 '네이버vs쿠팡' 양강 구도라 보셨는데, 이후의 이커머스 판도는 어떨지 예측해본다면요?
현재 이커머스 시장을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구도가 많이 정착되었다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저 역시도 사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책에도 쓰여 있지만 이렇게 양강 구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직까지 국내 전체 시장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엄청난 기업이 나온 상태는 아닙니다. 그래서 여전히 시장은 많이 쪼개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종합물의 저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상품 종류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오히려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것 때문에 특정한 카테고리에 되게 적합하게 포지셔닝 된 버티컬 커머스가 한동안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 2022년 현재의 경우에는 스타트업 시장 전체가 좀 투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고, 또 세계적인 공급망 문제라던가 다양한 유가 문제 이런 것들이 겹쳤죠. 그래서 스타트업들이 비용 절감을 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잘 구축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사용자들을 잘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커머스 기업이 어떻게 비용과 이익을 잘 절약하고 만들어나가는지 그 부분이 살아남는 이커머스 판도에 가장 큰 관건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작가님이 기획하고 싶은 서비스나 이커머스 관련 행보가 궁금해요.
처음엔 냈던 책이 서비스 기획에 관련된 책이었고, 그다음 책은 이커머스에 종사하고 싶으신 모든 비계발자, 문과생분들을 위한 책이었습니다. 이번 책은 이커머스에 대해서 전체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어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어요.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일하면서 얻은 그런 교훈들을 어떤 레퍼런스 차원에서 많이 남기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가 기록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이커머스 시스템의 정책이나 설계에 대한 부분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제가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또 기회가 돼서 책을 쓸 수 있다면 이커머스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지금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정착돼 있는 시스템 형태가 있고 법적인 그리고 사용자, 기능이 있어서도 어느 정도 표준적인 형태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런 시스템의 정책은 어떻게 정할까, 그 부분에 대해서 또 기록을 남기다보면 언젠가 또 좋은 책으로 만나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일단 현직 기획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열심히 기획해서 또 좋은 서비스 그리고 우리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 만들어내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습니다.
*도그냥(이미준) 이커머스 분야에서 12년째 활동중인 서비스 기획자/프로덕트 매니저입니다. 브런치에 주로 글을 쓰고 아웃 스탠딩에 정기 기고를 하며, 서비스 기획과 이커머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브런치 : 바로가기 ▶ 유튜브 : <도그냥TV - 프로덕트와 서비스기획스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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