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리뷰 수상작 ⑤] 고맙다고 말하는 건 너무 중요하니까요
책읽아웃 5주년 기념 리뷰 대회
그 시간을 버티고, 내가 다시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책읽아웃>이었다. 5주년 에세이를 쓰기 위해 침 바르고 쓰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그러하다. (2022.10.14)
개인적인 어떤 일들로 인해 꽤 힘든 시간이 있었다. 나에게 벌어진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내 시야는 좁디 좁아졌다. 나 혼자 캄캄한 방에서 갇힌 것 같았다. 사실은 갇힌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방문을 걸어 닫은 셈이다. 혼란스러우니까. 그러나 해야 할 일이 있었고,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일어서야 했다.
그 시간을 버티고, 내가 다시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책읽아웃>이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책읽아웃>을 들으며 차곡차곡 쌓인 좋은 것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했다. 마치 판도라 상자에서 마지막에 나온 희망처럼 나의 마음을 밝혀주었다. 내가 닫은 방의 문고리가 보였다. 책읽아웃에서 들려주는 다양하고 넓은 이야기를 들고 있으니 그 문을 열 힘이 났다.
5주년 에세이를 쓰기 위해 침 바르고 쓰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그러하다.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는 흔하디 흔한 말은 정말 사실이었다. 매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약속한 시간이 되면 익숙한 시그널과 다정한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올랐다. 너무 고마웠다.
나는 댓글을 자주 쓰지 못하지만, 댓글 소개 시간도 언제나 기대가 된다. 익숙한 아이디가 들리면 어쩜 저 분은 저렇게 마음이 예쁠까. 감사함을 제 때에 표현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미덕이다. 제작진이 아닌 나조차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때마침 <책읽아웃> 오픈 채팅방에서 시작한 『숲속의 자본주의자』 책 릴레이의 내 순서가 왔다. 택배를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 아니, 어쩜, 세상에. 책은 다양한 색깔의 인덱스들과 연필로 옅게 조심스레 친 밑줄이며, 노트 한 권에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들, 질문, 필사한 문장, 다음 분 혹은 광부님들에게 쓰는 편지가 손글씨로 써있는데, 매만지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흘러 넘쳤다. 오프라인이든 줌으로든 온라인 모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시대에 택배로 책을 읽고 나누는 모습은 누군가 보기엔 효율적이지 못하다 할 수 있겠지만 각자 읽는 속도를 존중하고, 다음 분을 위해 내가 가진 것들 중 고르고 골라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소중한 선물을 담고, 기다리는 설렘은 <책읽아웃>이 아니었다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엄청난 행운이다.
누군가 나에게 오랜 시간 좋아해온 <책읽아웃>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나는 사람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갈수록 세상은 흉흉해지고, 믿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세상이지만 <책읽아웃>을 통해 만난 문장과 사람들은 괜찮다고, 느리지만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때론 손잡고 함께 산책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다정한 사람들과의 산책이라면 나는 멀리,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싶어졌다.
욕심 같아선 <책읽아웃>이 오래오래 평생 함께 가면 좋겠다. 그러나 만들어주시는 분의 수고와 노력을 생각하면 함부로 부탁할 수 없다. 그저 지금까지 만들어주신 모든 스텝분들에게 머리 숙여 정중하게 인사하고 싶다. 정말정말, 고맙다고. 고맙습니다. 아주 많이요.
*심사평 <책읽아웃>을 5년간 만들어오면서 '와, 세상에 <책읽아웃> 청취자들만 모이면 대한민국이 달라지겠네'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성정을 갖고 있는 분들이 <책읽아웃>을 들어 주신다니, 어깨가 무거워지고 더욱 책임감이 들었어요. 종종 '광부'님들의 SNS를 팔로우하며 근황을 엿볼 때가 있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인데 왜 이렇게 가족 같을까요. 늘 귀하게 써주시는 마음, 기억하고 있습니다. 각별한 이야기도 또 듣고 싶습니다. (from. <책읽아웃> 제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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