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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과 부패, 비리로 얼룩진 검찰의 실체를 추적하다

『얼굴 없는 검사들』 최정규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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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검사들』을 통해, 그리고 숱한 고난 속에서도 정의를 위해 끝까지 맞서 싸워, 제 얼굴을 찾은 검사들과 함께라면 우리가 직접 참여하고 바꿔 나갈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2022.10.13)

최정규 저자

엉터리 기소, 증거 조작, 객관 의무 위반, 직무 유기, 인권 침해 등 '공익의 대표자'가 되어야 하는 검찰의 모습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대변인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다. 게다가 정치권 힘겨루기처럼 보이는 검찰 개혁에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상황. 돈 있고 힘 있는 자의 대변인이 되어버린 검찰을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며, '진짜 검찰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우리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얼굴 없는 검사들』을 통해, 그리고 숱한 고난 속에서도 정의를 위해 끝까지 맞서 싸워, 제 얼굴을 찾은 검사들과 함께라면 우리가 직접 참여하고 바꿔 나갈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작 『불량 판결문』에서는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인 법정에 대한 일침을 담았습니다. 이번 도서 『얼굴 없는 검사들』에서 또 다른 사법계 일원인 검찰 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검찰과 법원은 시민들로부터 특별한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 기관입니다. 시민을 재판에 넘기고 감옥에 가두는 막강한 권력이지요. 그 권력이 특정 소수의 전유물이 되거나 주인인 시민들을 섬기지 않을 경우, 시민들이 입는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커집니다. 저는 시민들의 억울한 현장에서 검찰과 법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목격했고, 그 생생한 목격담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여 서투르고 부족하지만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시끌벅적 했지만, 그 논의에 정작 시민들의 목소리는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사회에서는 검찰 조직의 특권에 대해 여러 말들이 오고 가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이런 잡음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검찰은 99명의 범인을 잡는 것보다 1명의 억울한 시민이 생기지 않도록,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검찰 제도는 오히려 시민들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정치인들이 악용해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검찰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시민들의 인권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제 식구 감싸기' 등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여주어, 결국 시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본문에는 검찰이 행한 부당한 대처와 관련된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진짜 이렇다고?', '이게 말이 돼?' 싶은 사건이 많은데요. 책에서 언급된 사건 중 작가님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던 사건이 있나요?

고 김홍영 검사님 가해 부장 검사에 대한 형사 처벌 과정이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유족을 대리하여 진행한 사건이고 처벌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인데요. 2016년 감찰 결과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사실이 낱낱이 밝혀져, '해임'이라는 중징계 의결을 했음에도 대검찰청이 가해 부장 검사를 형사 사건으로 입건하지 않은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4년이 지난 2020년 유족들이 소집을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의결이 이루어진 후에야 마지못해 가해 부장 검사를 폭행죄로 기소한 검찰의 모습을 볼 때, 기소 권한을 검찰에 독점적으로 맡긴 '기소 독점주의'와 이제는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굴 없는 검사들』을 읽은 독자님들 중에는 형사 소송법에 규정된 민원실의 모습과 같이 모르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된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꼭 알아두어야 하는 민원인의 필수 권리는 무엇인가요?

검찰, 법원 등 사법기관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검사가 주인인 시민들을 섬기도록 검찰 제도가 작동되는 것이 옳습니다. 억울한 일이 있어 고소장을 작성해 수사 기관 민원실 방문했는데, 문전 박대를 당하는 것은 형사 소송법에 규정된 민원실의 모습이 아닙니다. 형사 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우리는 고소장을 작성하지 않고 검찰청 민원실에 방문해 말로 고소를 할 수 있고, 이때 검사는 그 말을 경청하고 진술 조서로 정리하여 남겨야 합니다. 이제 검찰청 민원실에서 당당히 요청했으면 좋겠습니다. "내 억울한 사연 듣고 기록을 남겨줄 검사님 빨리 나오세요!"



국민을 위한 공익의 대표자가 되도록 현재의 검찰 조직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검찰 개혁에서는 검찰 직접수사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데 논의가 집중되었는데, 사실 수사의 99%는 검찰이 아닌 경찰이 진행합니다. 검찰이 갖고 있는 권한 중 가장 막강한 것은 수사권이 아닌 기소권입니다. 아무리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으면 재판에 넘겨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기소권한에 대한 적절한 통제장치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검찰이 스스로 내놓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제도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점과 현행 형사 소송법상 재정신청제도를 통한 법원의 통제가 불완전하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습니다. 검찰의 기소권한에 대해 시민들이 통제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정한 제 얼굴을 찾은 검사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합니다.

각자 있는 곳에서 공익의 대표자로 시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검사가 제 얼굴을 찾은 검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내부의 부조리에 눈감지 않고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고 계신 임은정 검사님, 공판 검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판 어벤저스'라는 모임을 만들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명원 검사를 비롯한 여러 공판 검사님들,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억울한 피해자를 위해 재심 인용 의견과 무죄를 구형하는 검사님들, 이런 검사님들 덕분에 우리는 아직도 검찰에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 작가님이 담당하신 사건 중에서 많은 독자 분들이 관심 가졌으면 하는 사건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령 대리 수술 사건입니다. 병원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의료진에게 칼을 맡기고 환자의 몸을 절개하도록 지시합니다. 그럼에도 검찰은 관련자들을 행정 법규 위반과 사기죄로 기소할 뿐입니다. 위험한 물건인 '칼'로 환자의 신체에 상해를 가한 '특수상해죄'로 이 사건을 처벌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유령 대리 수술 천국이 되었고, 의사와 환자 상호 간의 신뢰가 무너져 수술실 CCTV가 의무화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검찰이 시민들에게 부여받은 기소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여, 유령 대리 수술 범죄 조직에게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 모두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최정규

권리는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는 믿음 아래 상식에 맞지 않는 법과 싸우는 변호사 겸 활동가. 공익 법무관,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로 일하며 부당하고 불공정한 법 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에 국민을 대표해 나쁜 법과 불량한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는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얼굴 없는 검사들
얼굴 없는 검사들
최정규 저
블랙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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