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 저축은행] 삶과 죽음의 경계를 주시하는 서늘한 시선들
『아폴론 저축은행』
애잔하고 섬찟하고 뻔뻔하고 독해서 술이 든 초콜릿 같다. (2022.10.07)
정세랑의 말처럼 이 단편집은 '유쾌함도 비정함도 극한을 달리기에 어른을 위한 장르 문학'이다. 어른을 위한다 해서 재미를 외면하진 않는다. 평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토속적 소재와 시대를 묘사하는 세밀한 고증력도 뛰어나 허구인 줄 알면서도 마치 실화를 읽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굳이 『아폴론 저축은행』의 소설들을 하나의 장르로 묶어야 한다면 그것은 '미스터리'다.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풍랑을 표박하는 갈대배'처럼 불안함과 긴장감을 담고 있으며, 독자가 계속해서 소설 속에 들어가 주인공과 함께 그다음을 추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테마를 치열하게 탐구해 미스터리라는 형식으로 담아낸 여덟 편의 단편을 통해 차무진이 의도한 휴머니티가 분명 독자에게도 전달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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