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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1주년 맞은 삼자대책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296회) 『리아의 나라』, 『행복』, 『그래픽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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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러분의 도움과 협업으로 일취월장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그랬는데, 차마 제 입에서 일취월장이라는 말이...(웃음) 아무튼 고맙습니다. 계속 같이 있어주셔서. (2022.10.06)


단호박 : 오늘 맛있는 걸 조금 먹고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 맞죠. 축하할 일이 있죠!

한자(황정은) : 그렇습니다. 심지어 첫돌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떡 케이크가 있었습니다. 

단호박 : 오늘은 <황정은의 야심한책>이 1주년이 된 날이죠.

한자(황정은) : 고맙습니다. 첫돌 케이크는 사실 제가 받아야 되는 게 아니라 여기 계신 스태프들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1년 동안 너무 열심히 같이 해주고 도와주셔서 제가... 제가 여러분의 도움과 협업으로 일취월장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그랬는데, 차마 제 입에서 일취월장이라는 말이...(웃음) 아무튼 고맙습니다. 계속 같이 있어주셔서.

한자 : 오늘 <삼자대책>을 시작을 해볼까요?


단호박의 선택

『리아의 나라』

앤 패디먼 저 / 이한중 역 | 반비



앤 패디먼은 『서재 결혼 시키기』를 쓴 사람입니다. 그 책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던 경험이 있어서 『리아의 나라』라는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부제는 '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이라고 써져 있고요. 논픽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몽족이라는 민족이 미국에 정착하는 내용을 병원을 통해서 담은 일대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리아'라는 사람의 투병기를 관찰을 했는데요. 몽족은 원래 라오스 일대에서 살던 사람들이고 계속해서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라오스 모두에서 마찰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피치 못하게 전쟁과 기타 상황으로 인해서 미국에 난민으로 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문제가 시작이 되는데요. 

책을 보시면 상당히 두꺼워요. 이 두꺼운 내용 모두를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본의 아니게 굉장히 얄팍하게 소개를 드릴 건데, 이 책의 내용은 결코 제가 소개하는 내용이 다가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리아는 뇌전증을 앓고 있었는데, 몽족의 문화에서는 뇌전증이라는 말이 없었고, 뇌전증 증상을 앓는 사람들은 샤먼으로 대우받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리아와 리아의 가족들이 미국으로 오게 되면서 생겼는데, 미국에서 리아가 뇌전증 증상을 일으키니까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게 된 거예요. 그런데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몽족 언어와 영어를 제대로 잘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거니와, 리아의 친척 중에도 영어를 그렇게까지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고요. 그 당시에 미국 병원의 의사들이 리아를 다루게 됐을 때 그들이 표현하기로는 '마치 내가 동물병원 의사처럼' 이 사람의 어떤 과정을 해석을 해야 되는 문제가 있었던 거예요. 왜냐하면 부모도 이 아이의 병증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하고, 이 아이 자체로도 내가 어디가 아프고 왜 이런 일이 생겼고 뭘 먹었는지도 전달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보이는 것들로 진료를 봐야 되는 상황인 거죠. 인간을 진료하려면 굉장히 많은 해석과 소통이 필요한데 그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하고요. 

의사 입장에서는 몽족이라는 종족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예를 들면) 병원에서 이 사람들이 닭과 돼지를 잡는 거예요. 몽족의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아프거나 병이 생긴 건 하늘이 노했다거나 자연에게 잘못한 일이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물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죠. 그리고 몽족은 아이를 많이 낳았는데요. 아이를 낳는 순간 병원에 의사한테 태반을 달라고 요구했어요. 의사는 또 이해가 되지 않는 거죠. 그런데 몽족 입장에서는 태반은 무조건 자기 집 땅에 묻어야 해요. 왜냐하면 아이가 죽고 나서 입을 옷이 태반으로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몽족 입장에서는 의사가 너무 이해되지 않는 거예요. 피를 계속 뽑는대요. 그런데 피를 왜 뽑아야 되는지 설명을 못 들어요. 몽족 입장에서는 피의 총량이 정해져 있고 피가 몸속에서 빠지면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외과 수술을 하는데 '몸에 상처를 입혀서 장기를 꺼낸단 말이야?' 이런 식으로 해석이 됐던 거죠. 

리아는 계속해서 병원에 가지만 그렇게까지 호전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심각한 발작을 몇 번 겪게 되고, 의사는 결국 결정을 내렸어야 했어요. 아이에게 약을 제때 주지 않고 제때 중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동 학대에 해당되고, 당시 미국에서는 그걸 신고하는 것이 의사의 의무이기도 했던 거죠. 결국 리아의 집을 신고하고 리아는 위탁 가정에 가게 됩니다. 

미국 의사들이 자신이 아는 언어로 최대한 문제를 표현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니까, 차트가 점점 더 길어져서 결국 리아를 다룬 차트만 40만 단어가 넘게 됩니다. 그 기록들은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한 이들의 기록이긴 하지만, 사실 리아의 부모 입장에서는 딸의 병에 대해서 어느 것도 해석을 해주지 않는 기록이었던 거죠. 

앤페디먼은 이 책에 관해서 "몽족에 관한 책이 아니다, 문화 간의 소통하고 불통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을 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했었고요. 제가 말한 것은 가지의 일부분이고, 이 사람들의 문화가 어떤 식으로 다른 문화와 충돌하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다 읽어보셔야 합니다. 



한자(황정은)의 선택

『행복 Mutluluk』

Omer Z. 리반엘리 저 / 고영범 역 | gasse(가쎄)



『행복 Mutluluk은 이슬람 문화권의 명예 살인을 다룬 소설입니다. 한국에서는 올해 6월에 출간이 되었는데 원서는 2002년에 출간이 되었고, 이슬람 문화권의 작가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소설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산 이유는 미리 보기로 읽은 첫 페이지의 서술이 대단히 몽환적이고 아름다웠기 때문인데요. 막상 받아서 읽어보니까 그것이 '메리엠'이라는 여성이 겪는 성폭력의 은유였습니다. 이 점 때문에 소설의 첫 장이 어떤 독자에게는 고비가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이 소설은 구체적인 묘사가 아닌 은유로 서술이 되어 있고, 그 순간을 장황하거나 생생하게 묘사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건이 벌어진 뒤에 여성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고통들, 특히 이 문화권 안에서 끊임없이 여성의 몸에 대한 혐오를 학습한 여성이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들 자책들이 있어요. 그리고 가해가 남긴 내상을 따라서 읽는 일이 약간은 좀 고통스러울 수도 있습니다만, 이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기 위해서라도 그 고비를 잘 넘겼으면 좋겠어요. 첫 번째 챕터를 무사히 넘기고 나면 그 뒤에는 읽기를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을 뒤흔들면서 강하게 매혹하는 소설입니다.

배경은 튀르키예입니다. 튀르키예에서도 외곽 지역인 술루카라는 마을과 튀르키예의 예전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 세 명의 인물이 입장을 바꿔가면서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메리엠'이라는 여성과 그의 사촌 오빠인 '제말', 그리고 이스탄불의 엘리트 계층인 '이르판'이라는 남성이 등장을 하는데요. 세 인물이 각자의 삶을 살다가 만나고 다시 흩어지는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메리엠은 태어나고 자란 마을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열여섯 여성입니다. 메리엠은 어머니가 죽고 나서 마을의 지도자인 큰아버지의 집에서 큰어머니의 살림을 거들면서 자라는데요. 큰아버지의 직업이 '셰이크'입니다. '셰이크'란 이슬람 마을 공동체의 지도자, 족장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메리엠이 이 사람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러 갔다가 그런 폭력을 당하는 거죠. 메리엠은 피해자인데 집안의 수치로 다뤄지면서 창고에 갇힙니다. 그리고 거기서 자기 같은 일을 겪은 여자애들이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이스탄불에 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그래서 메리엠은 이스탄불을 꿈꿔요. 이렇게 끔찍한 곳을 벗어나서 거기 가기를 바라는 거죠. 메리엠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가 겪는 불운을 저주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친족을 비롯해서 이 마을 공동체가 메리엠을 재수 없는 혹은 저주 받은 여자 아이라고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설 밖에서 독자는 이 저주의 정체가 메리엠이 가진 약자성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메리엠이 이 공동체에서 가장 약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딱히 없는 어린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는 것이죠. 마을 사람들은 상처 입고 피해를 당함으로써 자기들 공동체에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이 어린 여성이 문제를 껴안고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헛간에 감금된 메리엠을 모르는 척 합니다. 

이르판은 아주 화려한 이력을 가진 사람인데요. 이스탄불 중심가에 살고 있고 교수입니다. 이른바 남들이 말하는 사회적 성공을 거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르판은 그런 자신의 화려한 이력과 배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르판은 '튀르키예의 특유의 지적인 진공 상태의 피해자'라고 자신을 생각을 하는데, 이르판의 이런 피해자 의식은 튀르키예의 근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인물인 제말은 메리엠을 겁탈한 큰아버지의 아들입니다. 소설 초기에 군 복무중이라서 튀르키예의 또 다른 외곽이자 군사 분쟁 지역인 산맥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특수 부대원으로 일합니다. 제말의 이야기 역시 고통으로 시작이 되는데요. 제말이 속한 부대가 열악한 산속에서 쿠르드족과 대치하면서 근접전을 치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적인 쿠르드족에 어린 시절의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제말은 공포 때문에 전장에서 광기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무사히 복무를 마치고 전쟁 영웅이라는 신분이 되어서 고향에 돌아갑니다. 그리고 마을의 셰이크인 제말의 아버지와 그의 동생인 메리엠의 아버지는 제말에게 명예 살인이라는 임무를 맡깁니다.

튀르키예에서 명예 살인은 불법입니다. 발각되면 중형이 내려지는 중범죄인데, 실제로 명예 살인을 저지른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되어서 집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셰이크는 그게 불법이라서 마을에서 실행하면 체포될 테니까 메리엠을 이스탄불로 데려가서 해치우라고 조언을 합니다. 

"멀리서 다른 여자아이들한테 벌어졌던 일처럼 행하라." 

제말은 메리엠을 약간 동정하기는 하지만 관습은 관습이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메리엠을 데리고 마을을 나섭니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1/4 내용입니다. 뒤의 내용은 도저히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튀르키예의 근대사를 비롯해서 혼란한 현대상이라든지 여러 가지 사회상이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펼쳐져요. 그리고 이 소설은 명예 살인이라는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사실 소설로서의 재미가 상당한 소설입니다.



그냥의 선택

『그래픽 노블』

백란이 저 | 커뮤니케이션북스



예전에 (청취자) 링20 님께서 댓글을 남겨주셨잖아요.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다고 하셔서 제가 어렵지만 공부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제 마음속에 언젠가 꼭 해야 되는 일로 남아있었는데, 이것을 짚지 않고는 다음 그래픽 노블을 소개를 못하겠는 거예요.(웃음) 꼭 한 번은 이야기해야겠다 싶어서 관련 책을 찾던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그래픽 노블』은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나온 <만화웹툰이론총서> 시리즈 중에 하나입니다. 14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인데 내용은 정말 빼곡합니다. 학술 서적이고요. 그래서 저도 단호박 님처럼 가지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에는) 많은 이파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정말 도움 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그렇다면 그래픽 노블은 무엇이냐.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명쾌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그래픽 노블은 그림을 의미하는 '그래픽'과 이야기를 의미하는 '노블'의 합성어로 흥미와 오락 위주인 기존 만화보다 화려하고 독창적인 그래픽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아 만화의 예술성과 문학성을 한 차원 끌어올린 새로운 장르다." 

제가 지난 번에 링20 님의 댓글을 소개하면서 살짝 언급했듯이, (이 정의에 대해) "만화가 어때서?"라는 반발도 있어요. 저도 그것에 동의했었는데요. 이 책에서 설명하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 이 정의가 맞기도 해요. 과거 미국에서 만화가 대중의 가벼운 호응에 부응하면서 자극적인 소재와 표현으로 이뤄졌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작가들 안에서도 조금 다른 차원의 작품을 구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서, 이른바 작가주의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 그래픽 노블은 여러 나라에서 작가주의 작품의 만화를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만화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되는데요. 만화라는 것이 '작가의 의도가 담긴 연속체 그림들의 조합'이라고 한다면, 형식상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다고 해요. 한 컷 또는 네 컷 이하의 짧은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풍자와 유머의 뿌리를 두고 있는 '카툰'이라는 범주가 있고요. 그에 비해 긴 스토리와 방대한 분량을 가진 '코믹스' 또는 '코믹 스트립'이라는 분류가 있다고 합니다. 코믹 스트립 또는 코믹스는 통칭해서 코믹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그래픽 노블이 코믹스의 한 장르래요. 

그래픽 노블과 만화를 비교해보면, 그래픽 노블이 더 성인 독자를 겨냥한 작품이고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작가 개성이 드러나는 화풍을 갖고 있다고 하고요. 분량에 있어서도 이전 만화보다 길어졌습니다. 초기에 만화는 30페이지 내외의 짧은 분량에 불과했대요. 이렇게 분량이 적다 보니까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에는 조금 부족해서 영웅의 간결한 무용담을 주로 다루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때는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소책자로 나오다가 나중에 합본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에 반해서 그래픽 노블은 분량의 제한이 없어서 600페이지에 달하는 호흡이 긴 작품도 나오고, 그리고 연제물이 아닌 단일 작품으로 마무리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깊이 있고 완벽한 종결성을 가진 서사를 만들 수가 있다고 합니다. 책의 앞에는 이렇게 개괄적인 내용이 나오고요. 뒤이어 미국의 경우, 일본의 경우, 그리고 프랑스와 유럽의 경우, 한국의 경우를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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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나라
리아의 나라
앤 패디먼 저 | 이한중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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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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