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함께 '다니고 싶은 회사' 만들기 실전 가이드북
『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 이철원 저자 인터뷰
조직 문화는 이 중대한 일을 해내는 열쇠다. 그 본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단서는 바로 '밑(MEET)'에 있다. (2022.09.30)
회사는 전쟁통이 아니고 일은 재밌어야 한다. 얼마든지 심리적 안정감 속에 공통의 가치와 규율을 지키면서도 자율성을 발휘해 재미있게 일하고, 고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 개인과 회사가 함께 합을 맞추는 일이다. 언제까지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라며 해야 하는 일만 강제로 주입시킬 것인가? 조직 문화는 이 중대한 일을 해내는 열쇠다. 그 본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단서는 바로 '밑(MEET)'에 있다. 어려운 개념도 아니고, 일하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되새겨봤을 요소들이다. 현실이라는 두 발이 내디딘 밑바닥에 관한 이야기다. 이 '밑'이 빠져버리면 "먹고 살려고"라는 1차원적 답에서 그다음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지금부터 『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와 함께 탄탄한 MEET부터 다져보자.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6년간 조직 문화, 그리고 사람 관련 업무를 했는데, 천만다행으로 이 일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다가 조금 더 나답게 살고 싶어서 45세의 나이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의 결정이었지만 이왕이면 자의에 더 가까웠습니다. 사람이란 존재가 말도 못 하게 어려웠지만, 또 궁금해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하루 전부를 읽고 쓰고 일종의 자연인 같달까요? 어느 순간 책 두 권이 세상에 나왔고 뒤를 돌아보니 돌아갈 다리는 이미 불에 타서 없어져 버렸더군요. 이젠 더 열심히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작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전작도 그렇고,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이 모인 것이 조직이니까 결국 같은 이야기인 셈이지요. 저 또한 한 인간으로서 부족하고 불완전한 면이 많다는 당연한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게 되면서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이 모인 조직이 더 궁금해졌어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제 모습이 보였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서서히 타인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미지가 압도하지만 잘했든 못했든 마침 16년이라는 시간을 그와 비슷한 고민에 쌓여 살다 보니 이젠 선택의 여지도 없게 됐습니다.
'MEET'이라는 단어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연결이 신기하면서도 독자들의 기억에 남는 확실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각 파트의 키워드를 먼저 생각하신 건지, 아니면 집필하시면서 키워드로 뽑아내신 건지 궁금합니다.
몸담았던 회사는 저에게 십수 년의 경험을 쌓게 해준 고마운 곳이기도 하지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준 곳이기도 합니다. 조직 문화를 담당하면서 괜한 영웅 심리를 갖기도 했고, 그저 주변 탓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구나 체념하던 암울한 시기도 있었죠. 그때 떠올랐던 것이 바로 '밑 빠진 독'이었습니다. 아무리 물을 채워 넣어도 채워지지 않는 독을 바라보며 끝내 손 놓고 주저앉은 콩쥐의 심정이었으니까요. '짠!' 나타나 빠진 밑을 채워줄 두꺼비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동화는 동화인데 잔혹 동화에 가까웠지요.
실제 조직 문화 진단 결과 보고서를 쓰면서 '밑 빠진 독'을 그려 넣고 그대로 보고했습니다. 그렇게 조직을 떠나고 수 년의 시간이 지나 그때의 경험을 정리하면서 조직에 꼭 필요한 핵심 키워드(동기 부여, 환경, 신뢰 그리고 앞으로 꼭 필요한 키워드가 될 감성 등)을 이리저리 조합해보니 얼핏 밑 빠진 독의 밑과 이들 키워드의 첫 글자를 따보니 딱 들어맞게 된 거죠. 'MEET'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최근 모 기관에서 '직원들이 조직 문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존중'이 17.9%로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는 지원적 리더, 고용 안정성이었습니다. 이 통계는 결국 존중과 리더십이 결여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데,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초에 우리는 각자의 고유성과 정체성이 명확한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먹고 산다는, 성장해야 한다는, 그리고 생존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인간을 부품 취급하면서 '사는 게 다 그런 거'라며 참고 인내하고 희생하기를 강요받아 왔어요. 그 이전 세대라면 어쩔 수 없다는 체념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압도적이라 어쩔 수 없이 순응해왔다면 "이제는 알 거 다 안다. 더 이상 사회가 쓴 불편한 대본에 고유한 나를 부품으로 다루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 이제는 내 대본으로 살겠다"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아니겠습니까? 존중받고 싶은 니즈, 리더다운 리더와 일하고 싶은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이제는 기업들도 사람에 대한 근본적 시각을 뜯어고치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놓였다. 단지 그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본문의 많은 내용 중에서 결국 조직 문화가 제대로 갖춰져야 할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그뿐입니다. 그 어디에서도 아닌, 바로 거기에서 인간답게 일하고 인간답게 성장하고 결국엔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가장 눈부신 젊은 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이 전쟁터나 지옥에 가깝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요? 조직 문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향후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실까요?
사람, 조직과 관련한 일만을 해왔고 그 일이 좋아 '헨리 데이비드 소로(미국의 철학자)' 흉내를 내며 2년 8개월간 사람을 연구하고 글을 써왔습니다.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거든요. 어제처럼, 오늘처럼 온종일 읽고 글을 쓸 겁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세 번째 책 원고를 쓰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 기막힌 인성 면접법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군요.
『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를 구매하는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완벽한 가이드는 아닐지언정 현장에서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조직 문화라는 일이 정답이 없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그런 기분이 들 때가 많은데, 한밤중 깊은 산속, 뜻밖으로 나타나 길을 안내해주는 한 줄기 등불 같은 책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철원 'HUrator(Human Curator)'입니다. '적당히 괜찮은 사람을 큐레이팅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SK그룹 계열사에서 14년, 도합 16년을 사람과 관련한 일을 했다. 사람을 뽑고 육성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경희대학교에서 행정학(학사), 고려대학원에서 인력관리학(석사)을 공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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