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추석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 『타인에 대한 연민』 외
인문_Weekly Letter
추석 연휴에 읽기 좋을 책을 추천합니다. (2022.09.06)
안녕하세요, 예스24 인문 교양 PD입니다.
4년 전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이 화제였습니다. 김영민 서울대 교수가 쓴 이 글은 추석이 어떤 날인가에 관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명절 때 주변 친척 어르신으로부터 듣기 마련인 '취업이나 결혼은 언제 할 것이며 손주는 언제 안겨줄 예정이냐'와 같은 오지랖에 대처하는 방법을 유쾌하게 알려준 글이었죠. 이 칼럼에 많은 사람이 환호할 정도로, 명절 때 가족이나 주변 친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많은 게 대한민국 명절입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모여서 다투라고 명절을 정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추석이란 명절은 한 해 지은 수확을 가족과 이웃끼리 공유하며 즐거움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만들었습니다. 한국 명절은 유교와 깊은 관련을 맺으며 이어져 왔는데요. 유교는 묵자의 겸애(兼愛)와 양주의 위아(爲我) 사이 절충입니다. 모든 존재를 보편적으로 사랑하라는 겸애와 세상을 위해서 내 털 하나도 뽑지 않겠다는 위아 둘 다 옳지 않다며, 인(仁)을 실천하되 가까운 단위인 가족에서 시작하여 범위를 넓히자는 게 유교였으니까요.
시대가 변했고, 가족의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1인 가구도 증가했고, 결혼에 얽매이지 않은 2인 이상의 가족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변화한 가족의 모습을 긍정한다면 유교의 가르침도 여전히 유효한 듯합니다. 나아가 가족만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을 향해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날로 추석 명절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추석 연휴에 읽기 좋을 책을 추천합니다. _ 규 PD
# 마사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_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가 만연하고, 그 혐오 정서를 이용해 인기를 얻는 시대에서 철학자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마사 누스바움이 제안하는 함께 연대하는 길.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_ 명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가 수록된 김영민 교수의 칼럼집. 대한민국 사회를 진단하면서, 주체적 자아로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_ 이기적 유전자가 승리하는 게 아니라 '다정함'이 승리한다고 주장한 도발적인 책. 살아남는 데 필요한 덕목으로 '친화력'과 '소통'을 강조한다.
# 요아힘 바우어 『공감하는 유전자』 _ 독일의 저명한 신경 생물학자이자 정신 의학자인 저자가 유전자에서부터 자아, 윤리를 두루 검토하며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이 이기적인 게 아니라 공감과 공존이라고 밝힌다.
# 마르티나 도이힐러 『한국의 유교화 과정』 _ 조선 후기부터 이어져온 종손의 가계 계승, 장자 우대 상속, 제사의 관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관한 탁월한 분석.
김필영 저 / 김주성 그림 | 스마트북스
유튜브 채널 '5분 뚝딱 철학'의 정수를 모아 카툰으로 구성한 책. 철학에 관한 지식을 재밌는 만화로 전달한다.
리비 호커 저 / 안은주 역 | 한스미디
필력은 타고난다? 아니다, 노력으로 익힐 수 있다. 이 책이 알려주는 방법대로 써보면 누구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류동훈 저 | 지노
어느 변호사의 가상 변론 노트이자 일기장. 세월호 사건, 땅콩회항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사건을 맡는다면 누구를 변호하고 어떻게 변론했을까에 관한 글.
윤정인 저 | 푸른숲
해열제, 방부제, 자외선 차단제, 불소 치약, 계면 활성제, 플라스틱 등 일상에 흔한 화학 제품의 안전성을 과학자이자 엄마로서 확인해본다.
『당신은 그때 최선을 다했다』 _ 글이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는 법 | 참*샘 님의 리뷰
단순히 생각과 감정의 배설에 그치지 않고, 그 정체를 발견하고 직면함으로써 상처받은 마음에 따스한 빛을 쪼여주는 치유의 글쓰기다. '왜 글쓰기가 치유가 될 수 있는가?' 책을 펼치는 순간 강력하게 빨려들어 갈 것이다. 그동안 읽은 치유 에세이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나 『마음의 법칙』, 『미움받을 용기』 보다 더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분명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가 될 인문 에세이이자 심리 처방서이다.
『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_ 수학자들의 역사서 | 달*래 님의 리뷰
비단 피타고라스뿐 아닌, 유클리드, 수열로 유명한 피보나치, 천재 데카르트 등 각 수학자들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질문을 던져가며 수학자들의 인생과 수학사를 설명해준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학 이론을 한 사람의 역사서 처럼 풀어 놓으니, 마치 위인전을 읽는 것 같으면서 세계사를 접하는 듯 하다.
『이름이 법이 될 때』 _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우리가 알지 못한 사람들에 관한 정혜진 국선 전담 변호사의 기록.
『언어의 높이뛰기』 _ 일상에서 무심코 쓴 언어가 실은 차별과 배제를 뜻한다면? 언어 감수성을 높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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