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내가 받은 사랑이 번져가려면 - 『숨은 말 찾기』 외
문학_Weekly Letter
내가 말랑한 사람이 되게 만들 때, 저는 문학을 곁에 자주 둡니다. 여러 이야기들을 곁에 두고 감정을, 생각을 이입하다 보면 더 잘 듣는 사람이 될 것만 같거든요. (2022.09.05)
할머니와 꽤 자주 통화를 합니다. 할머니의 통화는 "밥은 뭇나?"부터 시작됩니다. 끼니를 걱정하는 건 단순하지만 가장 큰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된 후부터,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할머니가 챙겨주신 음식을 얼마나 잘 먹고 있는지 애교를 섞어가며 말씀드려요. 이렇게 할머니에게 받은 사랑만 해도 넘쳐난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표정 없는 사람이 되어 갈 때마다 상기시키려 노력합니다. 내가 받은 사랑이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번져가기를 바라면서요. 조금 더 내가 말랑한 사람이 되게 만들 때, 저는 문학을 곁에 자주 둡니다. 여러 이야기들을 곁에 두고 감정을, 생각을 이입하다 보면 더 잘 듣는 사람이 될 것만 같거든요. 사랑이 넘쳐나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는 일이 있나요? 궁금합니다! _ 영PD
# 말말말 : 말, 언어, 이야기, 사전 같은 단어들은 괜히 호감이 갑니다. 마음이 차분해져요. 책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들이니 책의 소재로도 제목으로도 많이 쓰이는 듯하고요. 오늘은 바로 그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들을 가져왔습니다. 『숨은 말 찾기』는 우리가 아직 하지 않은, 그래서 더 나누고 싶은 말에 대해 이야기하고요, '사전에세이' 『산책의 언어』는 익숙한 산책길 풍경을 더 세심하게 관찰하게 합니다. 『위로가 되더라 남에게 건넸던 말을 나에게 건네면』에서는 스물아홉 살에 경비원이 된 저자가 전하는 다정한 말들을, 『단어가 내려온다』의 표제작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단어가 하나씩 내리는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를 만납니다. 명확한 듯 모호해서 아끼고 싶기도 하고 아낌 없이 내놓고 싶기도 한 말, 이 책들을 통해 '말'이 더 큰 즐거움과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_ 욱PD
『숨은 말 찾기』 _ 우리가 '아직 하지 않은 말'을 찾아서
『산책의 언어』 _ 산책길을 풍성하게 하는 자연의 이름과 이야기
『위로가 되더라 남에게 건넸던 말을 나에게 건네면』 _ 나에게는 엄격한 이들을 위한 위로의 에세이
『단어가 내려온다』 _ 모두에게 자신만의 단어가 내리는 세상
토베 디틀레우센 |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에서 <암실문고> 시리즈 첫 책으로 토베 디틀레우센의 회고록 『코펜하겐 3부작 세트』를 선보입니다. 출간 50년 후 세계 유력 매체들의 찬사와 함께 새롭게 주목 받은 책입니다. 압도적인 문장과 이야기도 좋지만,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기뻤던 것은 (네, 기쁘기까지 했습니다) 책의 무게였어요. 종이가 가벼워서인지 유사 분량의 다른 책들보다 확실히 가뿐하더라고요. 저처럼 가벼운 책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더 반갑게 보실 책입니다. 사진은 표지 뒷면을 모아 찍어보았는데요, 인상적인 글이 책의 분위기를 더 잘 보여줍니다. 김소연 시인이 '전무후무할 정도로 지독하고 냉정하다'고 표현한 이 책, 궁금하시다면 지금 예스24로 오시지요! _ 욱PD
버지니아 울프, 비타 색빌웨스트 공저 | 큐큐
그래제본소를 통해 먼저 만났던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가 드디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20년 간 주고 받은 서간문을 엮은 이 책은 우선 꽤 두께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서로 주고 받았으면 편지만으로도 이만한 두께의 책으로 엮어질까요. 근데 또 그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저도 누군가에게는 늘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거든요. 책을 넘기다 보면 연인이자 친구였던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다 못해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늘 사랑만 하는 건 아니지만요. 둘의 무게감 있고도 강렬한 마음을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표지로 잘 담았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하고도 생생한 마음이 담긴 이 책을 보신다면, 사랑에 빠지지 않고 못 배기실 겁니다! _ 영PD
『북샵』 _ 1959년, 플로렌스 그린은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았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_ 자라면서 나는 할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수면 아래』 _ 우경과 나는 얼어붙은 저수지의 수면을 바라보다 일어났다.
『나의 어린 왕자』 _ 분명 내가 흘린 눈물인데,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눈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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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고르고 사고 팝니다. 아직은 ‘역시’ 보다는 ‘정말?’을 많이 듣고 싶은데 이번 생에는 글렀습니다. 그것대로의 좋은 점을 찾으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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