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예술이 돈과 권력을 떠나 독립한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 화가들은 자신을 후원해주는 권력자와 그림을 구입해주는 재력가들의 입맛에 맞게 그림을 그려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레오 10세의 후원을 받아 그린 라파엘로의 〈샤를마뉴 대관식〉, 스크로베니 가문의 후원을 받아 그린 조토의 〈최후의 심판〉 등의 작품이 그러했다. 그림은 시대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마네는 〈올랭피아〉라는 작품에서 성매매 여성인 올랭피아를 그림으로써, 당시 부르주아 남성들의 위선적인 성 윤리를 고발했지만, 백인 올랭피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흑인 하녀를 배치함으로써 인종 차별적 시선을 드러냈다. 『기울어진 미술관』은 '가련함을 활용당한 눈먼 소녀', '부자들의 면죄부용 소품이었던 장애 소년' 등 24개의 이야기를 통해 마이너들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며, 예술 작품이 그려졌던 당대의 문화적 편협과 무지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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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그려낸 화가인가, 시대와 권력자가 띄운 ‘선량한’ 차별주의자인가”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이유리 작가가 풀어내는 그림 속 권력 이야기 『화가의 마지막 그림』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등 그림을 매개로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던 이유리 작가의 신간 『기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