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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적 사고력은 코딩으로부터 시작된다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 정연준, 정재성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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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함께 공부한 뒤 책도 짓고 있는 이들을 만나, 프로그래머의 직업 세계와 이번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2022.08.23)

(왼쪽부터) 정연준, 정재성 

<노빈손이 알려주는 전문가의 세계> 시리즈 다섯 번째 책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가 출간되었다. 변호사, 의사, 기자 등을 거쳐 노빈손이 이번에 맞이한 직업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이끄는 핵심 직종인 '컴퓨터 프로그래머'이다. 좌충우돌 모험 속에서 천재 프로그래머로 거듭나는 '노빈손'처럼, 미래 시대를 헤쳐 나갈 우리 아이들에게 '컴퓨터적 사고력'은 필수 요소가 되었다. 마주한 과제를 컴퓨터처럼 이해하고 분석하여 적합한 알고리즘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내는 '컴퓨터적 사고력'. 이를 갖추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프로그래밍과 코딩에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것이다. 아이들을 흥미진진한 코딩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자, 두 명의 프로그래머가 나섰다. AI 프로그래머 정재성 작가, 게임 개발 프로그래머 정연준 작가. 카이스트에서 함께 공부한 뒤 책도 짓고 있는 이들을 만나, 프로그래머의 직업 세계와 이번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간단한 본인 소개와 책 소개를 부탁드려요. 

정재성 : 구글코리아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정재성입니다. 저는 인공 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요새 우리 일상 주변을 보면, 신기하고 유용한 기능을 선보이는 인공 지능 기술의 인기가 아주 뜨겁죠? 저는 그 핫한 인공 지능 기술을 더 작고 빠르게 구현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요. 우리가 종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적용된 인공 지능 기술들이 더 작고 더 빠르게 구현된 인공 지능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죠.

정연준 : 저는 게임 업계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정연준입니다. 게임 개발자의 다양한 영역 중에서 특히, 눈에 보이는 영역인 컴퓨터 그래픽스 쪽을 주로 다루고요, 그 밖에도 게임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두루두루 챙깁니다. 이번에 펴낸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에는, 노빈손이 우연히 황금키보드를 만나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코딩과 프로그래밍을 체험하며 친숙해지는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아울러 인공 지능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초기 컴퓨터 개발사에서의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글에 녹여 보려고 노력했어요.

대륙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노빈손 일행의 모험담이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이야기 구성하는 데에 공을 많이 들이셨을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정연준, 정재성 : 저희의 글은 프로그래머로 성장하는 과정과 그 이후 현업에서 느끼고 깨우친 경험들이 반영되었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둘 다 프로그래머로서 약 10년을 지내며 창업도 해 보고, 규모가 큰 기업, 작은 기업에서 일해 보기도 했는데, 이번 책의 구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도 결국 저희가 지나온 이런 시간들의 기억을 꺼내는 과정이지 않았나 싶어요. 구성의 각 요소를 연결하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 막힐 때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볼 땐 비교적 수월하게 구성을 짰다고 생각됩니다.

재성 작가님은 글로벌 IT기업에서, 연준 작가님은 게임 업계에서 일하시는데요, 현직 프로그래머로서 자기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정재성 : 저는 프로그래머 경력이 이제 10년을 넘어섰는데, 아직도 이 일에 대해 알 듯 말 듯합니다. 다만 확실한 건, 프로그래머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점이에요. 개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다양한 이들의 시각을 반영해야 하고, 익숙지 않은 영역은 숙고해서 대해야 하죠. 그런 차원에서, 각양각색의 분들이 이 업계에 많이 들어오면 좋을 거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한국의 프로그래머 채용 시장에는 경력직 여성 프로그래머의 수가 적어요. 그나마 요즘 들어 업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신입 여성 프로그래머가 전보다는 많이 보이더군요. 업계 차원의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연준 : 저는 창업을 하면서 게임업계에 들어섰는데, 지금까지는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게임은 문화 콘텐츠인 만큼 구상하고 제작할 때,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이 좀 더 재미있어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른 장르의 문화 콘텐츠인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의 구상 과정도 아마 비슷할 텐데요, 특히 게임 프로그래머에게는 '재미'라는 포인트를 기술적으로 구현해 내는 게 중요한 목표죠. '재미'를 기술적으로 구현해내는 과정에서 개발자들은 다른 직군의 직원들과 협업하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걸 즐기고, 다른 업무 영역들을 두루 접하며 이해하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만족스러운 직업이죠. 물론 개발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는 조금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IT 분야의 다양한 직종 중에서 게임 프로그래머는 특히 창의적인 영역을 다루는 만큼, 꽤 흥미로운 직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빈손을 코딩 천재로 만들어 준 황금키보드처럼, 두 분이 프로그래머로서 업무를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는 비장의 무기 같은 게 혹시 있을까요?

정재성 : 키보드는 프로그래머에게 정말 중요한 장치죠. 저는 코딩을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고,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노트북을 들고 다녔는데, 그 시절에 집에서 쓰던 오천 원짜리 삼성 키보드도 가방에 함께 넣고 다녔어요. 나중에 직업인으로서 프로그래머가 된 첫해에 산 물건 중 하나도 키보드였죠. 값이 꽤 나가는 기계식 키보드였어요. 기계식 키보드는 자판을 치는 재미가 있어요. 자판 아래 스프링이 눌렸다가 튕겨 올라오는 느낌을 한번 맛보면 헤어 나오지 못하죠. 지금도 전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회사에서는 타자 소음이 적은 제품을 쓰고, 집에서는 그보다 덜 조용한 제품을 쓰죠. 코딩을 마치면서 엔터를 '툭' 칠 때의 쾌감이 좋습니다.

정연준 : 업무에 지대한 도움을 주는 것은 역시 성능 좋은 장비들이죠. 제가 하는 일 자체가 그래픽을 다루는 작업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장비의 성능에 신경 쓰게 됩니다. 꽤나 높은 사양의 PC와 좋은 모니터, 편리한 마우스 같은 것들요. 근데 사실 그런 장치들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아마 프로그래머들이 거의 모두 공감할 텐데, 바로 구글 검색과 유튜브입니다. 개발을 하다 어떤 문제를 맞닥뜨리거나 새로운 정보가 필요할 때, 저희는 구글링을 하거나, 누군가 온라인 강의처럼 만들어 놓은 유튜브 영상을 찾아서 보죠. 거기서 정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 이야기 초반에 '코딩 배틀'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배틀에 출전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그때의 소감이나 기억에 남는 것들을 듣고 싶어요. 

정연준, 정재성 : 초·중·고교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정보올림피아드'라는 코딩 배틀 대회가 있어요. 저희의 첫 인연이 시작된 대회이기도 하죠. 지역 예선을 통과해 전국 단위의 본선에 올라온, 날고 긴다는 친구들이 모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대회예요. 본선은 개인별로 문제 세 개를 네 시간 내에 푸는 형식이었어요. 코딩으로 해답을 찾아냈을 때의 짜릿함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대학생들은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요. 팀 대항전 형태로,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대회에 참가합니다. 각자 자신 있는 영역들을 미리 파악하고, 협동을 통해 제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죠. 참가자가 문제를 풀 때마다 풍선을 하나씩 자리에 붙여 주는데, 이게 환호성이 터지는 포인트예요. 대회를 흥겹게 즐기도록 해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책에서는 인공 지능 기술 발달에 따라 생겨나는 고민거리들도 언급됩니다. 그 기술을 직접 다루는 분들께서 쓴 이야기라 더욱 진지하게 다가오는데요. 첨단 기술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자 IT 업계에서 고민하고 노력하는 일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게 있을까요?

정연준, 정재성 : 몇 년 전 인공 지능 알파고와 바둑 기사 이세돌의 대국을 보면서 누가 이길지 가슴이 조마조마하던 기억이 나네요. 프로그래머로서 당연히 알파고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세돌 씨가 네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순간에는 무척 기뻐했던 게 생각납니다. 인간과 인공 지능의 관계를 대결 구도로 상정할 때, 사람들은 인공 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게 사실이에요. 

인공 지능 기술은 미분과 선형대수학에 기반을 둔 분야예요. 많은 숫자들의 계산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럼에도 인공 지능 기술의 모든 면을 다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죠. 프로그래머는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인공 지능'에 대한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어요. 이를테면, 인공 지능이 예상치 못한 혐오나 차별의 표현을 학습하는 것을 방지하는 노력 등이죠. 한편에선 인공 지능의 과도한 발달을 걱정하지만, 다른 한편에는 인공 지능 기술이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라고 보는 시각도 공존하고 있어서, 아직 할 일도 많고 희망도 많은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정재성 : 무언가 세상에 이로운 것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아주 잘 맞을 거예요. 평소 코딩에 흥미를 느끼는 친구들은, 나중에 프로그래머가 되어서 무엇을 개발할지 자주 상상해 보길 권합니다. 그 상상을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의 앱을 개발함으로써 현실로 이루어 내는 과정이 바로 코딩이고, 그걸 직업으로 삼아 수행하는 사람이 바로 프로그래머니까요.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이 친구들에게 코딩과 프로그래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정연준 : 요즘은 주변에서 눈에 띄는 것들은 거의 다 코딩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손에 쥐여 있는 스마트폰, 그리고 그 안에 다운로드 되어 있는 수많은 앱들, 버스나 지하철의 현재 위치를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 장치, 자율 주행차, 스마트TV 등등... 지금 우리는 코딩의 결과물들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 모든 게 상상에서 비롯되어 현실이 된 것들입니다. 어떤 불편함을 해소해 줄 만한 그 무언가, 모두의 일상에 활력과 즐거움을 불어넣어 줄 그 무언가, 그런 것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코딩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정연준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공부했다. 초등학생 때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며 컴퓨터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게임 회사를 창업했고, 이를 계기로 게임 업계에 몸담은 뒤 즐겁게 게임 개발과 제작을 이어 가고 있다. 집 근처 호수 공원의 풍경을 보며 달리기를 즐긴다. 일하는 틈틈이 글을 계속 쓰고 있으며, 함께 지은 책으로 『비트월드: 컴퓨터 과학과 만나는 모험』, 『카이스트 공부벌레들』 등이 있다.



*정재성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공부했고, 구글코리아에서 인공 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프로그램을 만드는 괴짜 담임 선생님을 만나 코딩의 세계에 푹 빠진 뒤, 지금까지 즐겁게 코딩하고 있다. 요리와 역사를 좋아하고, 새소리 벗 삼아 걷기를 즐긴다. 함께 지은 책으로 『비트월드』 등이 있다.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는 학생들이 프로그래머와 코딩에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며 쓴 책이다.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
코딩 천재 노빈손, 황금키보드를 지켜라!
정연준,정재성 글 | 이우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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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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