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부모와 아이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
『사춘기 살롱』 박현순 저자 인터뷰
『사춘기 살롱』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사춘기'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2022.08.23)
사춘기는 흔히 아이가 이유 없이 반항하고 말대꾸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춘기는 아이 인생의 큰 갈림길로,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 부모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저자는 『사춘기 살롱』을 통해 "사춘기는 아이들의 뇌와 신체적인 발달이 급격한 시기이며 부모가 인내하며 지나가야 한다"고 조언하면서도 "무턱대고 인내하며 속에 쌓아두지 말라"고 경고한다. 부모도 사람이기에 아무리 사랑스러운 자식이라도 마냥 참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사춘기 살롱』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사춘기'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사춘기 살롱』이란 제목이 신선합니다. 제목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는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로 19년을 일하면서 상담실에서 많은 분을 만나왔어요. 특히 아동, 청소년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이죠. 문제가 있어서 상담실을 찾고,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공감 받으면서 치유와 변화가 일어납니다. 사춘기는 한 사람의 삶에 있어 정체성, 자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때인데도 마치 '중2병'이란 말처럼 부정적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부모님들이 편안한 분위기에 모여 이야기하며 진짜를 찾아가길 바랐어요. 책이 나오기 전부터 부모님들을 위한 강의를 열 때 '온라인 살롱'이라고 썼던 것에 착안해서 '사춘기 살롱'이라는 제목을 출판사 PD님께서 제안해 주셨어요.
책을 처음에 기획하고 2년 만에 발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책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딸의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을 세상에 내놓고 싶었어요. 자녀의 빛난 순간들을 담은 책 선물로 특별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었죠. 책으로 나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으면서 사실상 포기했었는데요. 이후에 사춘기 부모님들을 위한 강의를 하게 됐는데, 강의를 들으신 학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께서 내용이 좋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문득 강의 내용으로 책을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사춘기를 보통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생각하죠. 사춘기가 어떤 면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뇌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뇌는 20대 초·중반까지 자라고 10대부터 종합적 사고력과 판단 기능이 본격적으로 발달해요. 그러다 보니 감정이 충동적일 때도 있고, 판단이 미숙하고, 언행과 행동에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해요. 어리다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 쉽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들은 가족, 친구, 선생님에게 받은 피드백들로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요즘 20대, 30대 청년들 중에 자기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고립되고 우울, 불안, 자신감 저하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취업과 진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공 기관의 프로그램들이 증가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죠.
10대 자녀의 부모님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자녀들이 표현하는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해요. 단순히 충동적이어서 되는대로 화내고, 짜증 내고, 반항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동안 해소되지 못했던 감정과 욕구가 쌓여 있어요.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때 감정으로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거죠. 또, 자신도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도 들어 있음을 알아주세요. 자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는 뜻이죠. 자녀와 마음이 어긋나면 가족 모두에게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춘기 살롱』은 현재 고통 속에 있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책일 것 같아요. 상담을 통해서 부모 자녀 관계가 좋아진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학생이 단순히 자신감이 약하고 우울하다고만 생각해서 상담을 시작했는데, 학교 폭력 피해로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 거예요. 상담을 진행하면서 화를 내고, 반항적인 모습이 늘어나서 부모님도 당황할 정도였죠. 몇 달 동안 부모님과 학생의 싸움은 커져갔고,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 같았어요. 다행히 평행선을 걷던 부모님께서 학생의 편에 서주게 되면서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던 사례가 있습니다. 몇 년 후에 소식을 들었을 때도 학생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해서 응원을 보낸 적이 있었어요. 상담 장면에선 이런 비슷한 사례가 꽤 많은 편이에요.
자녀의 사춘기에 맞서는 부모의 갱년기라고 할 정도로 부모도 어려운 시간일 것 같아요. '부모가 달라져야 할 용기'라는 부제처럼 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팁이 있을까요?
부모님도 자신을 돌보셔야 해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교육은 많지만, 부모님 마음을 돌보고 치유하는 것은 덜 부각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대한민국이 빠르게 발전한 영광 뒤에는 존중받지 못했던 개인들의 상처가 남아있습니다. 부모님들도 성장 과정에서 존중받지 못했던 마음속 상처들이 치유되고, 혼란의 사회 속에서 자녀의 삶에 대한 본질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겨야 해요. 부모님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끼리 모여서 나누고 지지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살롱'이라는 곳이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사춘기 살롱』이 필요한 분들은 누구이며,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어떤 도움을 받으면 좋을까요?
현재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고민하고 마음이 힘든 부모님들께 가장 필요할 것 같아요. 또, 20대 청년들 중에도 부모님과 마음의 문을 닫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책을 통해서 부모님이 먼저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3, 4학년만 되도 사춘기 같다고 할 정도로 자녀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자녀의 10대를 맞이하면서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가야 할지 준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박현순 전업맘과 워킹맘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두 딸의 엄마다.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게슈탈트 상담심리를 전공하였고, 현재 아라차림 상담소 대표로 활동하며 팟캐스트 <당신에게 보내는 따듯한 목소리>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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