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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체리, 골드부다 남매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트
릴 체리, 골드부다 <SPACE TALK>
남매의 두 번째 합작 <SPACE TALK>는 기존 자신들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공간을 넓혀 트렌드로의 편입을 노리는 시도이다. (2022.08.03)
스윙스의 세 번째 힙합 레이블 '위더플럭(Wedaplugg)'에서의 잡음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스타일로 친남매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했다. '자본'과 '경험'이라는 안정된 기반 위에 세워진 회사를 떠나 동생 릴 체리와 오빠 골드부다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야망으로 독립 사업체 '소스 카르텔(Sauce cartel)'을 설립했고, 동생의 솔로 앨범 <Sauce Talk>와 공동작 <CHEF TALK>를 차례로 발매하며 힙합 신에 이름을 각인했다.
비교 대상이 없는 독창성이 이목을 끌었다. 한국어인지 영어인지 분간이 어려운 랩은 깊은 뜻보다 재미 위주의 의도를 담았고, 전형적인 트랩에서 벗어나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힘든 비트는 청각적 쾌감을 더했다. 남매의 두 번째 합작 <SPACE TALK>는 기존 자신들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공간을 넓혀 트렌드로의 편입을 노리는 시도이다.
2000년대를 복각하는 팝 펑크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유행을 얻은 미래지향적 PC뮤직 하이퍼팝을 이식했다.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던 '머신건 켈리',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찰리 엑스씨엑스' 등 시류의 전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아티스트를 뒤쫓는 선택이다. 그럼에도 본인들의 색깔을 덧대어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지난해 <쇼미더머니>를 통해 이름을 알린 '머드 더 스튜던트'의 참여가 빛난 곡 '파워레인저'의 유쾌한 소재와 '천사춤' 속 릴 체리 특유의 옹알이 발음이 독특한 개성을 유지한다.
영향력과 별개로 유행을 선도하기 위해 꾸준히 과감한 시도를 했던 데에 비하면 타협점을 찾은 모습이다. 뉴미디어나 음원 차트에서 접할 수 있는 선명한 멜로디와 사운드를 둘렀다. 신선함이 떨어지는 선지를 택했지만, 장르를 적절히 흡수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Talk' 시리즈의 색다른 음악 세계를 어디든 대입할 수 있는 첫 단계를 마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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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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