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은 “작가들은 각자의 밭을 일구고 있어요”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작가들이 다 각자의 밭을 일구고 있구나, 각자 자기 걸 열심히 하면 풍성해지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2022.07.05)
하나의 케이크를 앞에 두고 다섯 남매가 둘러앉았다. 케이크 위에 살포시 얹어진 딸기는 다섯 알. 화자인 ‘둘째’가 익숙한 듯 이야기한다. “그것은 이 케이크를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덧붙인다. “우리는 무엇이든 5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화자와 형제들은 한 봉지의 과자도, 한 접시의 소시지도, 한 통의 아이스크림도 똑같이 나눈다. 번거로운 과정이고 피곤한 일이다. 그러나 나눔으로써 줄어들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아간다. 과자를 나누듯 함께 시간을 나누고, 소시지를 나누듯 같이 마음을 나누고, 아이스크림을 나누듯 서로 기억도 나누니까. 어쩌면 다섯 조각으로 나눈 케이크도 더 크게 돌아올지 모른다.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은 김효은 작가가 쓰고 그린 두 번째 그림책이다. 전작 『나는 지하철입니다』는 ‘2021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세계일러스트어워드’ 어린이책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으로 영문판으로 출간됐다. 이 밖에도 김효은 작가는 ‘아홉 살 사전’ 시리즈를 비롯해 동화 『동동 김동』, 『별이 뜨는 꽃담』, 『아주 특별한 우리 형』,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잠자리 시집보내기』, 그림책 『기찬 딸』, 『비 오는 날에』,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잠 온다』 등을 그렸다.
이번 작품은 『나는 지하철입니다』 이후 6년여 만에 출간됐습니다.
시간이 그렇게 지났네요. (웃음) 제가 2년 전에 아기를 낳았는데, 출산 전에 꼭 마치겠다는 약속을 하고 꽤 많이 진행이 됐었는데 계획대로 안 됐어요. 아기가 백일 때쯤부터 조금씩 다시 작업했는데... 제가 참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라서요. (웃음)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생각하셨던 이야기인 거네요.
네. 실제로 제가 다섯 형제 중에 둘째였는데,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것 중에서 계속 마음에 남아있는 주제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이야기이다 보니까 더 조심스러웠고, 왠지 항상 때가 아닌 것 같고, 하고 싶기는 한데 조금 꺼려지는 부담스러운 주제였어요. 그래서 하지 않고 있다가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마치고 나서 하게 됐어요.
어린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형제가 다섯이었던 게, 그때는 너무 싫었거든요. 항상 좋은 것보다는 나쁜 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뭐든지 나눠야 되고, 또 사람들이 형제가 다섯 명인 걸 보면 엄청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보는데 그 시선이 부담스러웠어요. 마치 우리 가족을 흥부네 가족 보듯이 하는 것 같고. 그래서 그때는 좋은 줄 몰랐다가, 성인이 돼서 어머니가 병원에 오래 입원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희가 요일을 나눠서 병문안을 갔어요. 덕분에 그 시기가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다섯이 좋네’ 하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커서 이런 것도 나눌 수 있구나, 싶었고요. 생각해 보면 우리가 다섯이어서 나눌 수 있었던 게 많았던 것 같더라고요. 양은 적었을지 몰라도 더 다양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누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나누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처음 생각하신 건 언제쯤이었나요?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시작할 때도 그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어요. 나눈다는 걸 어떻게 이야기로 풀어서 그림책을 만들 수 있을지 조금 자신이 없었고, 그러다가 첫 책이 먼저 계약돼서 진행이 됐고요.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할 때만 해도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이걸 해보고 다음에 한번 생각해 보자’ 했는데, 책을 내고 나니까 두 번째 세 번째 책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계속 가지고 있었던 나누는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싶었고요. 『나는 지하철입니다』가 예상치 못한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아서 감사하면서도, 주변에서 두 번째 책이 어땠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기대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하신 말씀인데,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지, 그런 책을 해보고 싶지’ 하면서도 왠지 두 번째 책은 아무도 저한테 바라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왠지 그래야 꾸준히 책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안 하면, 만약 누군가 추천해주는 대로 입맛에 맞춰서 두 번째 책을 만들면, 앞으로의 과정이 너무 괴로울 것 같았어요. 제가 잘 흔들리는 사람이라 더 그렇기도 하고요.(웃음) 그래서 두 번째 책은 내가 사랑받지 못해도 좋을,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 책과 두 번째 책의 편집자님이 같은 분인데, 제가 ‘두 번째 책은 가볍게 하고 싶다, 멋지지 않은 책을 하고 싶다, 그 책을 잘 만들고 꼭 세 번째 책을 내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시작했어요. 그렇게 했는데도 어렵더라고요.(웃음) 가벼운 책이라고 해도 책을 만드는 일은 가볍지 않잖아요. 제가 첫 책을 작업할 때 괴로운 마음으로 했던 게 커서 즐겁게 하고 싶다고 했던 건데도, 역시 책을 만드는 과정에는 그런 순간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사랑받지 못해도 좋다는 각오를 한다고 했지만, 막상 책이 나오고 나니 피드백이 오기까지 너무 긴장됐어요.
어떤 피드백을 받으셨어요? 기억나는 게 있으세요?
오늘도 제가 너무 좋아하는 디자이너 실장님이 전화를 주셨는데, 참 귀여운 책인데 귀엽지만은 않고 안에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찡한 순간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그래서 올해의 책이 될 것 같다고.(웃음) 또 어떤 분은 ‘어제가 생일이라 케이크를 두 개나 먹었는데 오늘 읽은 이 책이 더 맛있다’고 이야기해 주시고요. 이 책을 만들면서 우려했던 것 중에 하나는 ‘요새는 다 (아이들이) 혼자 아니면 둘인데, 다섯이 나오는 이야기에 공감할까’ 하는 거였어요. 그런 종류의 질문은 모든 책을 할 때 받아요.
예를 들어서 ‘지하철이 없는 지역의 아이들은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거죠. 소재보다 그 안에 있는 보편적인 감정, 마음을 다루는 거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 한켠에 ‘그러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그런데 다행히 어떤 분은 자신이 외동딸인데 이번 책을 너무 재밌게 봤다고 하시고, 자기는 케이크가 (나눠 먹을 형제가 없어서) 남는 경험을 매일 했다고 하시기도 하세요.(웃음) 그리고 ‘키득키득 웃으면서 봤다’, ‘찡했다’, ‘울컥했다’라는 말을 은근히 많이 들었어요. 그게 되게 반갑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통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피드백을 받으면 너무 좋아요.
안도감이 드세요?
그렇더라고요. 거기에서 진짜 자유로워지고 싶었는데.(웃음) 항상 그런 것 같아요. 그림책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누군가 읽어줬다는 걸 알면 안심이 되고, 만들면서 고민했던 시간에 대한 답을 계속 얻는 느낌이에요. 이번 책을 만들면서도 어떤 부분은 이걸 독자들이 읽고 느낄 수 있을지, 편집자랑 같이 고민할 때가 있었거든요. 우리가 독자들을 너무 신뢰해서 그냥 해결하지 않고 내보내는 불친절한 선택을 하는 게 아닌지, 아니면 신뢰하지 못하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건 아닌지, 그 사이에서 고민스러울 때가 있었어요.
결국 ‘그래, 독자를 신뢰합시다’ 하고 엄청 많이 덜어냈어요. 그런데 피드백을 들으면서 우리의 선택이 맞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과정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계속 그림책 작업을 하나 보다, 하는 생각도 들어요.
‘나눔’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도 궁금해요.
어렸을 때 음식을 나누는 것,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 어쨌든 내 몫을 찾는 것에 대해 진짜 치열했거든요. 그래서 그걸 충분히 풀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수학책으로 오해할 만큼.(웃음) 그러다가 ‘나눈다는 게 분배하는 것 말고도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같이 좋은 풍경을 본다든지 이야기를 나눈다든지 어떤 시간을 함께한다든지 그런 것도 나누는 것이라는 걸 (등장인물이)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중간에 어떤 사건이 있어야 할 것 같았고, 그런 식으로 크게 얼개만 짜놨어요. 그리고 앞의 이야기부터 만들어가면서, 뒷부분은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남겨뒀다가, 중간의 사건을 만들면서 풀어가게 됐죠.
『나는 지하철입니다』와 달라진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문장도 더 담백해졌어요.
요새, 특히 이번 책을 만들고 나서 하게 된 생각인데요. 제가 일일이 독자들을 이끌고 어디까지 가서 ‘이걸 보세요’라고 하지 않아도, 애초에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마음이었다면 독자들이 알아서 다 그곳에 가서 그걸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특정 단어들, 표현들을 일부러 다 뺐어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거의 다 덜어내고, 꼭 필요한 단순한 말만 남겼어요. 이 책을 만들면서 '절대 교훈적으로 읽히지 않으면 좋겠다', '내가 의도하는 것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훨씬 더 단순하게 하려고 했어요. 또 다른 이유는, 아기한테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고쳐 읽게 되는데, 그런 경험이 영향을 끼쳤어요. 별것 아닌 단어라도 그걸 모를 수 있는 독자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굳이 안 써도 되는 말이라면 빼도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이번 책에 친구에게 케이크를 한 조각 주는 장면이 있는데, 편집자가 ‘인심을 써도 좋아요’라고 쓰면 어떻겠냐고 했어요. 그런데 ‘인심’이라는 단어도 어린아이들은 모르잖아요. 그냥 ‘한 조각 줄 수도 있어요’라고 쓰면 되는 거고요. 그런 식으로 많이 바꾸려고 했어요.
글과 그림의 톤이 서로 다른 듯하면서 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도 들어요. 문장은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 건조한 문체인데, 함께 실린 그림은 일상의 리얼한 순간을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죠.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글은 어떻게 보면 철학적이고 마치 어떤 진리를 말하듯 하는데, 그림은 실제로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고 귀엽기도 한 일들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렇게 두 개가 같이 흘러가는데, 또 분리해서 읽을 수도 있게 하고 싶었어요. 글만 봤을 때는 (그림이랑 같이 봤을 때와는) 또 느낌이 조금 다르게.
이를테면 이런 거죠. “그럴 때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해요”라는 문장은 심오하잖아요. 그런데 같이 실린 그림을 보면, 식탁에 앉은 아이가 ‘어떻게 하면 내 자리에서 최단 경로로 원하는 반찬을 먹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모습이에요.(웃음)
그렇죠.(웃음) 어렸을 때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때는 얼마나 진지했는지 몰라요. 지금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죠. 물론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요.(웃음)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사회적인 메시지도 발견하게 돼요. ‘나누며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나눈다는 것은, 저부터가 언제나 부딪히는 것 중에 하나예요. 저는 쓸 때는 항상 더 나은 삶, 더 좋은 세상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만들 때도 그랬고 이번 책도 그랬어요. 하지만 막상 자신을 돌아보면서 그렇게 마음이 너그럽지 못할 때가 너무 많고, 그러면 자괴감이 들기도 해요. 책을 만들 때는 그렇게 마음에 계속 불편함을 남기는 감정들, 반대로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것들,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그러니까 공평하게 나눠야 돼, 그러니까 동생한테 더 잘해줘야지’ 그런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 작은 것이지만 축하하는 마음으로 줄 수 있는 정도, 그 정도의 즐거움을 그리고 싶었어요. 주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도 즐거운 작은 순간들이요. 그런 작은 것들이 되게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하잖아요.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은 특히 어린이 독자들이 재밌게 읽을 것 같아요.
이번에 처음으로 어린이 독자들이 즐겁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어서, 진짜 너무 반가웠어요. 제일 많이 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봤다’는 건데, 그 표현이 너무 좋았어요. 이제 누군가 내 책을 보면서 키득키득 웃을 수 있구나 싶고요.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읽으면서 웃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웃지는 않았죠. 그런데 그 책도 되게 다양한 관점에서 봐줬어요. 정말 신기한 게,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른 부분에 마음을 두고 읽더라고요. 어떤 작가님이 ‘독자가 책의 이유를 찾아준다, 그걸 믿고 내라’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는데, 너무 멋있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작업할 때 저를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가 큰 것 같아요. 항상 ‘이 책이 나와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 주저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분들이 정말로 마음을 열고 봐주시는 거예요. 좋은 걸 찾아내 주시고. 그래서 두 번째 책을 내고 나니까 세 번째 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네 번째 책, 다섯 번째 책도 만들고 싶고, 요새 시간은 없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계속 생겨요. 그래서 시간이 되는 대로 이야기를 꾸준히 해보고 싶어요. 엄청 느리게 할 것 같기는 하지만(웃음) 오래오래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준비하고 계신 이야기가 있나요?
어느 정도 이야기를 만들다가 멈춘 것도 있는데요. 하고 싶은 새로운 이야기들이 계속 생기니까 뭐가 먼저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떤 것이든 다 뿌리가 되더라고요. 그때는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씨앗이 돼서 심겨서 크게 자라있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할 때도 사람을 그리는 게 좋으니까 지하철에서 드로잉을 했던 건데 그게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거든요. 아주 오랫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다가 어느 순간 이야기가 됐던 것 같아요. 책이 ‘밭’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무 밭, 당근 밭, 배추 밭처럼 어떤 건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어떤 건 아주 일부의 사람이 열광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모두 필요하잖아요. 그럴 때 풍성해지는 거니까. 그래서 ‘작가들이 다 각자의 밭을 일구고 있구나, 각자 자기 걸 열심히 하면 풍성해지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작가들의 밭’이라니, 인상적이네요.
예전에는 엄청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라든지 예술적으로 책에 접근해서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흉내도 내보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내 것이 아닌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받아들인 것 같아요. '나는 그런 걸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걸.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저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꾸준히 하고, 나는 그걸 열심히 읽고, 그러면서 각자의 밭을 부지런히 가꾸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들이 풍성해진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이 책을 많이 사랑해 주시면 좋겠고요.(웃음) 많은 독자가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일 커요. 많은 독자 분들이 읽으시면, 그다음에는 책이 알아서 여행하듯이 다니더라고요. 사람도 만나고. 그때쯤 되면 다시 세 번째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지금 마음 같아서는 세 번째 책이 내년에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건 잘 모르겠어요.(웃음)
*김효은 (글·그림)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공부한 뒤, 입필미래그림연구소에서 공부했다. 그림책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쓰고 그렸으며 『기찬 딸』, 『비 오는 날에』, 『아홉 살 마음 사전』, 『오빠와 나』, 『별이 뜨는 꽃담』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민지와 다람쥐』, 『내 모자야』, 『오빠와 나』, 『앵그리 병두의 기똥찬 크리스마스』 등에 그림을 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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