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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특집] 유튜버 독일카씨의 식물 처방전

<월간 채널예스> 202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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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다 보면 궁금한 것도 많아진다. 잘 자라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무얼 해줘야 하는지. 초보 식물 집사의 마음으로 독일카씨에게 물었다. 친절하고 세심한 그만의 처방전을 공유한다. (2022.06.10)

언스플래쉬

식물을 키우다 보면 궁금한 것도 많아진다. 잘 자라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무얼 해줘야 하는지. 초보 식물 집사의 마음으로 독일카씨에게 물었다. 친절하고 세심한 그만의 처방전을 공유한다.


식물 기초 처방: 식물을 키울 때 흙, 햇빛, 바람, 물에 관한 궁금증

과습에 주의해야 하는 식물, 보습을 잘해 줘야하는 식물을 키울 때 각각 알맞은 요령을 알려 주세요.

과습에 약한 식물을 키울 때에는 주로 토분을 사용합니다. 토분은 화분 겉면으로도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과습으로부터 보다 안전하지요. 상토에 산야초 등 배수에 좋은 식재를 추가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때 원예용 상토와 산야초의 비율은 7:3이 좋습니다. 반대로 보습이 좋아야 하는 식물을 토분에 심는다면 매일 물시중을 들어야 할 수도 있으니 이 경우엔 플라스틱 소재로 가볍고 종류도 다양한 기능성 슬릿 화분에 심어보세요.

과습으로 뿌리가 상한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과습인 경우 잎에서부터 증상이 보입니다. 잎이 노랗게 변하며 아래쪽 잎, 즉 하엽(下葉)이 지기 시작한다면 뿌리가 상한 거죠. 물론 잎이 노랗게 되고 하엽이 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초보 식물 집사들의 경우 물을 너무 많이 주어 발생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럴 때는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면서 지켜보거나 다시 분갈이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겉흙이 마른다.’는 것은 화분 안 흙의 표면이 말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연에 있는 흙과 원예용 상토 둘 다에 적용되는 말인데요. 원예용 상토는 물을 머금을 경우 어두운 갈색인 데 반해, 겉흙이 마르면 밝은 갈색으로 변하고 손으로 살짝 만졌을 때 수분감이 없으니 색감과 촉감을 통해 충분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물을 주면 화분 밑으로 곧바로 물이 흘러내립니다.

흙이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흙 속에 물길이 나 있거나 흙이 뭉쳐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이럴 때 저면 관수를 해주면 좋습니다. 대야 같은 데에 물을 받은 뒤 화분을 담가 흙 스스로 필요한 만큼 물을 빨아먹도록 하는 건데요. 너무 오랜 시간 담가두기보다 화분 위쪽의 흙이 촉촉해질 때까지 3~4시간 정도 놔두면 좋습니다.

분갈이를 해주는 시기나 주기가 있나요?

뿌리가 많이 자랐을 때마다 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뿌리 성장은 화분 물구멍으로 뿌리가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할 수 있고요. 원예용 상토의 경우 흙 속의 영양분이 3~6개월 정도만 유지되니 화분 속 뿌리가 다 자랐다면 분갈이를 해주세요. 화분을 여러 개 키울 경우 이런 주기로 분갈이를 하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식물 초보자라면 너무 더운 여름이나 겨울은 피하고 당장 분갈이를 하기 힘들다면 비료 등으로 영양분을 공급해 주세요.

분갈이할 때 화분의 크기나 흙 배합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식물에 따라 화분의 크기나 흙 배합은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키우는 관엽식물의 경우 기존 화분의 지름보다 2~3cm 큰 화분으로 옮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흙 배합도 키우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데, 물 주는 것을 좋아한다면 산모래(마사)나 산야초 등을 섞어서 물 빠짐이 잘되게 해주는 것이 좋아요. 이는 과습에 약한 식물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지 못할 때 서큘레이터를 쓴다는데, 어떻게 사용하나요?

서큘레이터를 하루 24시간 내내 틀어놓는 게 가장 좋겠지만 저희 집에선 발열 문제 때문에 8시간 정도 틀어주는 편입니다. 서큘레이터는 선풍기의 진화형으로 바람을 보다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데요. 식물을 키우는 공간 곳곳으로 공기를 순환시키면 좋습니다. 갇힌 공기는 식물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한겨울이라도 해가 떠 있는 오후에 잠시 창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합니다.

집을 오래 비울 때 식물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요?

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날 모든 화분이 물이 필요한 상태로 맞춰줍니다. 1~2주 전부터 물 주기 패턴을 조절해 여행 전날 모든 화분에 물을 줘야 하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날 모든 화분에 흠뻑 물을 주고 여행을 떠납니다. 이렇게 하면 1주일 정도 버티는 건 거뜬하지요. 아주 작은 화분은 바짝 말라 있을 수 있는데, 집에 돌아와서 다시 물을 흠뻑 주면 살아날 거예요.

빗물이 식물에 좋은가요?

식물에게 빗물은 최고의 보약입니다. 식물에게 필요한 각종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고 약간의 산성을 띠고 있는데, 대부분의 식물이 약산성의 환경에서 잘 자라니까요. 게다가 빗물에는 산소도 녹아 들어 있기 때문에 식물의 뿌리에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화분을 밖에 두어 비를 맞히기도 하고 빗물을 받아서 주기도 하는데요. 빗물을 받은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라면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서 신선한 빗물보다는 효과가 좋지 않습니다.

어떤 식물은 반양지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해가 들어오는 거실 창문 앞이 반양지인가요?

실내 기준으로 반양지인지, 노지 기준으로 반양지인지에 따라서 다릅니다. 저는 실내 식물의 경우 반양지, 반음지 기준을 크게 따지지 않는데요. 창문을 투과해 들어오는 빛 자체는 직사광선에 비해 많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거실 앞 창문에서 키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LED 식물 성장용 등, 꼭 필요한가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식물에 따라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환경에 맞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빛이 부족한 곳에서 빛이 많이 필요한 식물을 키우기 위해 식물 성장용 등을 설치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큰 도움이 되지만 햇빛만큼 효과가 있지는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빛 보충용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또 식물 성장용 등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만 사용해 주세요. 밤에는 식물도 광합성을 멈추고 쉬어야 하니까요.

벌레가 생겼을 때 해충제는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가요?

초보 식물 집사님들이라면 약국에서 파는 친환경 살충제를 추천합니다. 분무기에 들어 있는 형태로 나오는데 식물을 살펴보다가 벌레가 보일 때마다 뿌려주면 대부분의 해충 방제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냉해 입은 식물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식물이 냉해를 입으면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잎이 얇은 식물이라면 잎이 무르거나 색이 변하는 증상이 바로 보이기도 하지만 잎이 두꺼운 식물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증상이 보입니다. 겨울철에 잠깐 추운 곳에 놔두어 냉해가 걱정된다면 갑자기 따듯한 곳으로 옮기기보다는 서서히 온도를 높여주어야 식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식물 맞춤 처방: 이 식물이 궁금해요

고무나무 잎이 돌돌 말려요.

수분 부족으로 잎이 말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빛이 부족했을 때 잎이 말립니다. 이는 특히 벵갈고무나무에 잘 나타나는 현상인데, 해가 잘 드는 곳으로 화분 위치를 옮겨주면 좋습니다.

몬스테라 잎 끝이 타들어 가는 듯이 갈색으로 변했어요.

과습으로 잎 끝이 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몬스테라는 잎으로 물을 배출하는 일액 현상이 잘 나타납니다. 이때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물방울이 마르지 않으면 잎이 상하기도 하지요. 물 주기 방식을 점검하고 실내 공기 순환에 신경을 써보세요.

테이블 야자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아요.

테이블 야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물은 화분이 작거나 영양분이 부족하면 성장을 극도로 제한합니다. 테이블 야자도 처음엔 굉장히 작지만 사람 키만 하게 자라기도 하는데요. 조금 큰 화분으로 분갈이해 주고 양분을 적절하게 준다면 다시 자랄 겁니다.

파피루스 같은 식물을 수경 재배로 키울 때 물 관리 팁이 있을까요?

수경 재배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양분을 넣어주는 양액 재배도 있고 그냥 물로만 키우는 경우도 있는데, 물로만 키우면 언젠가는 양분 부족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않을 수 있으니 양액을 주어 양분을 채워주면 좋습니다. 파피루스는 화분째 물에 담가 키워도 굉장히 잘 자랍니다.

로즈메리 잎과 줄기가 까맣게 변해 가요.

로즈메리는 은근히 까탈스러운 식물입니다. 빛이 부족하면 웃자라기 쉽고, 물을 너무 안 줘도, 흙이 너무 축축해도 안 되지요. 물 빠짐이 좋은 흙에 심어 노지 땡볕에서 키우는 것이 최고입니다. 빛 좋은 베란다 창가에서도 완전히 건강하게 키우기가 힘들어요.

틸란드시아 이오난사가 크지 않는 것 같은데, 죽었을까요?

저도 틸란드시아를 5년째 키우고 있는데요. 5년 전과 지금의 모습이 거의 똑같습니다. 아주 가끔 물만 챙겨준다면 자라는 줄 모르게 자라는 식물이지요. 자세히 살펴보면 오래된 잎은 떨어지고 새로운 잎이 계속 나와서 크기는 똑같을 거예요. 하엽으로 떨어진 잎을 찾아보세요!

해피트리가 키만 웃자라고 줄기가 더 이상 굵어지지 않아요.

해피트리는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지만 빛이 부족하면 잎이 길어지며 웃자라게 됩니다. 최대한 밝은 곳에서 키우면 짱짱하게 자랄 거예요. 이미 목대가 굵은 해피트리나 고무나무 등은 원산지에서 그렇게 키워진 상태로 수입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그렇게 굵게 키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보스턴 고사리를 풍성하게 키우고 싶어요.

보스턴 고사리는 촉촉한 흙을 좋아하면서도 과습은 안 되는 식물입니다. 비료를 좋아하는 식물이기도 해서 저는 토분에 심어 키우는데, 원예용 상토에 바크를 30% 추가하고 알비료도 적당량 넣어 심어주면 굉장히 잘 자랍니다.



*독일카씨 김강호

식물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카틀레야를 좋아해 네이버 카페에서 식물 소통을 시작했다. 구독자 17만 명의 유튜브 채널 <식물집사 독일카씨>와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식물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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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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