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라라브레드 대표 “동네빵집이 잘되려면”
『이렇게만 하면 장사는 저절로 됩니다』 강호동 저자 인터뷰
오직 이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이곳을 찾게 하는 것. 그것만이 내 관심사였다. (2022.05.23)
잠실 석촌호수 옆 송리단길. 지금은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허름한 원룸촌 뒷골목이었다. 이곳을 지금의 핫플레이스로 만든 동네 빵집이 있다. 라라브레드는 발달하지 않은 상권에 들어가 직접 상권을 이끄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공간은 누가, 어떻게 운영하는 걸까? 라라브레드를 만든 강호동 대표는 “마케팅은 사게 하는 것이고 브랜딩은 사랑받는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20년간 외식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장에서 일하며 ‘고객에게 사랑받는 것’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렇게만 하면 장사는 저절로 됩니다』를 출간한 강호동 대표에게 어떻게 하면 ‘장사가 저절로 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직접 들어보자.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분들은 특히 많은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이제 점차 일상이 회복되어 가는 듯 보이는데요. 창업 성공시대가 다시 찾아왔다고 보시나요?
사람들은 결국 활동을 해야만 하는 존재예요. 서로 관계를 맺고 만나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또 음식이 필요하죠. 최근에 황학동에 업소용 중고 가전을 파는 곳을 다녀왔는데요. 거리가 다시 활기를 띠더라고요. 사장님께서도 매출이 5배 이상 올랐다고 하셨어요. 상권을 봐도 매장의 공실이 사라지고 다시 권리금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라라브레드 역시 실제로 매출이 코로나19를 겪기 전의 90%까지 회복되며 매출 증가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라라브레드는 송리단길과 공리단길의 랜드마크로 알려져 있는데요. 좋은 상권을 선점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라라브레드는 현재 전국에 총 7개 지점이 있는데요. 신규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여요. 상권이랄 것도 없어 보이는 주택가나 시장 골목, 원룸촌, 학원가 등만 콕 집어 들어갔으니, 누구라도 고개를 갸웃거릴 만하죠.
저희는 처음부터 비싸고 좋은 입지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가능성이 보이는 상권에서 동네주민들과 함께 상권을 성장시켜 나가려고 해요. 저희가 그런 결정을 한 이유는 베이커리는 굳이 핫플레이스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빵이나 브런치는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구매해주는 게 가장 기본 바탕이 됩니다.
만약 특정 시기에 떠오르는 상권에 들어가게 되면 처음에는 상권 덕을 볼 수 있지만, 만약 그 상권이 하락세를 탄다면 그 영향도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비싼 상권에 들어가 무리하게 임대료를 내면서 영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임대료가 비싸다는 말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니까요. 라라브레드는 비싼 임대료를 내는 대신 절약한 돈으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늘립니다.
어떻게 하면 단골손님을 만들 수 있을까요?
한 번 방문한 손님이 다시 방문하려면 반드시 그 고객을 다시 끌어올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음식의 맛, 가격, 서비스, 인테리어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마음을 얻으려면 먼저 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고객의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기억하고 알아봐주는 세심함, 고객이 자주 주문하는 메뉴를 정성껏 챙겨주는 성의는 돈 들이지 않고도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비결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 라라브레드는 고객을 끊임없이 연구합니다. SNS, 블로그, 영수증 리뷰, 구글 평가, 내비게이션 리뷰, 배달 앱 리뷰 등 고객이 소감을 남길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 모조리 검색해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무엇이 더 필요한지 고객의 피드백을 매주 취합해 즉각 반영하죠. 또 라라브레드는 고객들이 매장에서 먹고 마시는 것 외에도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지역의 작가와 협업해 갤러리를 운영하고,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매장 한편에 컬러링 엽서와 색연필을 마련해둡니다. 우리 브랜드를 애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랑해줄 수 있는 고객, 그런 고객이 존재해야 브랜드의 수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도 장사가 망할 때가 있으셨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26살에 악착같이 1억 1000만 원을 모아 고향에서 호프집을 창업했습니다. 매일 번화가 사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차츰 단골손님을 만들어갔어요. 그런데 장사가 조금씩 잘되자 제가 영업장을 자주 비우기 시작했어요. 잘되던 사업체가 한순간에 고꾸라지는 건 결국 오너가 자리를 비우거나 초심을 잃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렇게 첫 창업을 실패했습니다.
라라브레드 역시 승승장구해온 것만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식빵 전문점으로 출발했죠.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 바로 일본으로 떠나 지금의 라라브레드를 만들어준 ‘오픈샌드위치’ 메뉴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한 달 만에 식빵집에서 브런치 카페로 전환하게 되었죠. 문제가 있으면 즉각 수정하며 다시 시도해나가면 됩니다. 그러니 너무 겁내지 마세요. 창업자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기 위해 제 모든 시행착오의 과정을 가감 없이 책에 적어두었습니다.
대표님은 100억 연 매출에 이어 장사하는 곳의 건물을 직접 사서 운영한다는 원칙으로 100억 자산을 만들기까지 하셨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께 하루빨리 내 건물에서 내 장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는 이유가 무엇이실까요?
예비 창업자들이 멘토링을 요청해올 때 저는 ‘건물주 되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라라브레드 잠실점을 운영하면서 온갖 노력은 세입자가 하고 그로 인한 이득은 건물주가 가져가는 것을 경험하니 너무 억울했습니다. 제가 건물의 가치를 올렸는데, 오히려 임대료만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15년 동안 월세로 수억 원을 내고 깨달았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건물 가치가 상승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도 내가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상가건물을 산다는 건 거창한 게 아닙니다. 분식집을 하고 싶다면 분식집을 할 만한 상권의 작은 점포라도, 내 소유로 만들어 사업을 이어나가면 됩니다.
금융과 제도를 잘 이용한다면, 누구라도 적은 돈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건물에서 매장을 운영하면, 월세보다 적은 이자 비용으로 조금이나마 비용을 줄이며 영업할 수 있고 동시에 자산 가치가 커지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죠. 모든 예비 사장님들이 하루빨리 ‘내 건물에서 내 장사’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계가 걸린 만큼 평정심을 유지하며 사업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덜 불안할까요?
창업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안전하고 안정적인 길은 아닙니다. 다만 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공부하며 내공을 키워야 합니다. 호떡 장사를 하고 싶다면 왜 다른 것도 아닌 호떡을 주력상품으로 정했는지, 왜 집 앞 사거리로 장소를 선정했는지, 어떤 호떡을 누구에게 팔고 싶은지, 호떡이 가장 잘 팔릴 만한 시간대는 언제인지, 경쟁업체는 어디에 몇 개나 있는지, 사거리의 유동인구와 주거 인구는 몇 명이나 되는지, 조사하고 분석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리스크와 기회는 사업을 구상한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체득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팔랑귀를 접으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길은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주변 말을 듣고 그 길을 가지 않으면, 그 길이 왜 위험한지 영원히 알 수 없습니다. 그 위험을 겪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죠. 오히려 돌다리를 두들겨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 그걸 해낸 다른 사람의 성공을 배 아파만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작은 위험들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겪으며 성장해야 더 큰 위험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완치되지 않는 혈우병을 앓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가난과 장애를 딛고 지금의 성공을 이루셨나요? ‘나는 안 돼’라고 위축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의 말을 건네신다면요?
저는 헬렌 켈러를 알게 된 후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중증 장애를 가졌다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도 어려울 텐데, 그녀는 무려 19세기 말 사람이었습니다. 제 가난과 병은 타고난 것이므로 운명은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고 모든 것을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보다 더한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또 살아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도움을 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인생을 다 바쳤습니다.
세상을 다르게 본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과 세상을 다르게 보면 다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후자는 진짜 답을 찾을 것이고 전자의 인생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나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강호동 라라브레드 대표, 연 매출 100억을 버는 창업가, 100억 부동산을 이룬 자본가. 어린 시절 15년 동안 ‘기초수급자’였으며,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혈우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학교에서는 늘 ‘왕따’였으며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인생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18살에 학업을 포기하고 단돈 5만 원을 들고 집을 나와 각종 사업장에서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객에게 사랑받는 법을 터득했다. 일하는 틈틈이 2천여 권의 책을 읽으며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익혔다. 그렇게 26살에 악착같이 1억 1000만 원을 모아 고향에서 호프집을 창업했다. 그 후 온라인 마케팅 회사와 타르트 전문 디저트 카페 ‘타르타르’ 40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며 지방에서 처음으로 줄 서는 매장을 만들었다. 지금은 송리단길과 공리단길의 랜드마크이자 골목상권 대표 카페가 된 베이커리 ‘라라브레드’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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