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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력적인 콩이라니!

『콩 팬클럽』 안난초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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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발상지가 한반도라는 것, 한국 전쟁 때 다양한 토종 콩들이 해외로 유출되었다는 사실 등 다채로운 이름과 맛을 가진 ‘콩’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콩에 대한 애정이 커져 갔어요. 이런저런 콩을 소개하고픈 마음이 『콩 팬클럽』을 작업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022.04.12)

안난초 저자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친숙한 음식 재료이자 요모조모 쓸모 많은 식물 ‘콩’. 우리는 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콩 팬클럽』은 밥에서 콩을 골라내던 사람도 다양한 콩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콩 팬클럽을 자처하는 알콩이, 달콩이와 콩에 대해 더 알아 가고 싶은 완두의 대화 속에서 여러 가지 콩의 종류와 생김새, 각 콩의 특징을 재미있게 알게 된다. 식물에 관한 관심과 애정을 글과 그림으로 꾸준히 표현해 온 안난초 작가를 만나 보자.



반갑습니다! 『콩 팬클럽』을 통해 작가님을 처음 만나게 된 독자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어렸을 때 ‘콩’이라고 불리던 안난초입니다. 아버지께서 저와 동생을 가끔 콩이라는 애칭으로 부르셨거든요. 어린 마음에는 콩이라 불리는 것이 탐탁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난 지금은 ‘콩처럼 귀여워서 그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의 애칭을 좋은 기억으로 새겨 두었어요.

이름도 생소한 선비잡이콩, 부채콩 같은 토종 콩부터 흔히 먹는 완두, 강낭콩까지, 여러 콩에 대해 소개하는 반가운 그림책이 나왔네요. 어떻게 이러한 주제를 구상하게 되셨나요?

『콩 팬클럽』 이전에 <콩의 맛>이라는 짧은 만화를 그린 적이 있어요. 맥주 안주로 낫또를 먹으며 콩에 얽힌 기억을 떠올리는 내용인데요, 이 작업이 콩 그림책으로 이어졌어요. 작업에 들어가기 전, 콩에 관한 그림책을 찾아보니 의외로 가짓수가 적더라고요. 우리 식생활과 밀접한 음식 재료인데 생각보다 콩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또 자료를 찾으며 흥미로운 사실을 많이 접했어요. 콩의 발상지가 한반도라는 것, 한국 전쟁 때 다양한 토종 콩들이 해외로 유출되었다는 사실 등 다채로운 이름과 맛을 가진 ‘콩’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콩에 대한 애정이 커져 갔어요. 이런저런 콩을 소개하고픈 마음이 『콩 팬클럽』을 작업하는 원동력이 되었지요.


『콩 팬클럽』 작업 중인 모습

『콩 팬클럽』에서 여러 콩 소개를 카드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 아주 흥미로워요. 각 콩을 대표하는 캐릭터들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날 정도로 귀엽고요. 작업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특히 시간을 들인 부분은 콩 이름들을 각 콩의 특성과 관련지어 그림 글자로 쓰는 일이었어요. 콩 이름과 글씨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긴밀히 연결되도록, 그림을 그리듯 써 나갔습니다. 

책 작업과 관련된 기억 중 하나는, ‘돌콩’ 에피소드가 있어요. 작업실 주변에 돌콩이 스스로 자라고 있는 걸 발견했지요. 작은 꼬투리 몇 개를 수집해 한곳에 두었더니 처음에는 연둣빛에 가깝던 돌콩 꼬투리가 작업실에서 검게 색이 변하며 말라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팽! 소리와 함께 후두둑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어요. 뭔가 봤더니 글쎄 돌콩의 꼬투리가 터지며 안에 들어 있던 콩이 흩뿌려져 있더라고요. 돌콩은 작은 콩이라 지름이 5mm가 채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그렇게 커다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어요. 콩이 이렇게 주변으로 퍼져 가는구나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작가가 막 딴 돌콩 꼬투리(좌), 며칠 후 색이 변한 돌콩 꼬투리(우)


관찰을 토대로 완성한 본문 그림

대체로 어린이들은 콩을 좋아하지 않는데, 주로 콩밥 속 검은콩의 식감 때문 아닐까 싶어요. 미끈하고 질긴 껍질이 싫을 수도 있고요. 작가님은 어떠셨나요?

저도 실은 검은콩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할머니와 쭉 같이 살았는데요, 할머니는 고기 대신 콩을 좋아하셨어요. 검은콩과 쌀이 5:5 비율로 된 콩밥을 먹는 날도 있었는데 가능한 콩을 한쪽으로 살살 걷고 검게 물든 쌀밥만 공기에 담으려 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지만 메주를 쑤는 날에는 노란 대두를 찌는 냄새가 참 좋았어요. 구수한 냄새가 집 안 가득 차면 콩이 어느새 푹 익혀져 있어요. 부드럽게 익은 콩을 소쿠리에 쏟아 내면 숟가락으로 콩을 연신 푹 떠서 입으로 날랐어요. 그 구수한 맛을 알고 있다는 건 큰 행운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집은 밥상에 콩이 등장한 날이 아주 많았어요. 어렸을 때는 콩을 좋아하게 될 줄 몰랐지만 이제는 냉장고에 두부를 상비하고, 두부 요릿집으로 외식하러 가는 걸 좋아해요.

작가님도 콩을 키워 본 적이 있나요? 그리고 어린이들이 쉽게 키워 볼 만한 콩이 있을까요?

초등학교 때 강낭콩을 키워 본 적이 있는데 희미한 기억이네요. 성인이 되고 나서 키워 본 적은 안타깝게도 없고요. 사실 저도 토종 콩을 좀 심어 보고 싶어서 충남의 한 씨앗도서관에 연락을 드린 적이 있었어요. 도서관에 방문해 콩 자료도 살펴보고, 씨앗도 대여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코로나19가 심했던 시기라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아쉬웠어요. 지금 시기가 딱 콩을 심을 때예요. 만약 토종 콩을 심어 보고 싶다면 토종 종자를 만날 수 있는 ‘마르쉐’ 같은 시장에서 찾아보면 어떨까요? 책에 나오는 ‘완두’를 키워 보는 것도 좋고요.

작가님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식물에 관한 책이 많은데요, 언제부터 식물에 관심을 가졌나요?

어린 시절 자주 놀러 갔던 학교 운동장 한쪽에 작은 온실이 있고, 온실 주변에 ‘사루비아’라고 불렀던 ‘샐비어’ 꽃이 많이 피어 있었어요. 그 빨간 꽃을 쪽쪽 빨면 꽃자루 밑의 꿀을 맛볼 수 있어서 동생이나 친구랑 빨간 꽃을 서로 따기 위해 경쟁했죠. 한참 운동장을 뛰어놀다 먼지 붙은 손으로 샐비어 꽃을 쪽쪽 빨아 먹고는 등나무 꽃이 피어 있던 벤치에 눕거나 벚나무 아래 누워서 나뭇잎을 바라보던 기억이 나요. 그 시간이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중요한 순간인 것 같아요.

끝으로 이 책을 통해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또 지금 구상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살짝 귀띔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콩을 좋아해 주면 좋겠어요. 세상에는 다양한 콩이 있으니, 입맛에 맞는 콩을 찾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업은 ‘풀’에 대한 그림책이에요. 작년에 ‘달걀책방’에서 전시했던 풀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서 내 보려 계획 중입니다. 『콩 팬클럽』을 재밌게 보셨다면 다음 작업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안난초

식물과 사람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엮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식물생활』, 『우중산책』, 『콩의 맛』 등의 만화를 쓰고 그렸고, 그린 책으로는 『꼬리를 내게 줘』가 있습니다. 『콩 팬클럽』은 작가가 쓰고 그린 첫 그림책입니다.




콩 팬클럽
콩 팬클럽
안난초 글그림
씨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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