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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느슨하게 즐겨도 괜찮아

<월간 채널예스>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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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책 내용을 다 기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집착을 내려놓고 나니까 편해졌어요. 좀 기억 못하면 어때, 재미없으면 넘길 수도 있고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도 있지. 그렇게 느슨하게 읽고 있어요. (2022.04.08)


팟캐스트 ‘<책읽아웃>’ 팬카페 관리자 ‘꼼’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다들 어떤 분일까 궁금해하더라고요.

매달 월급 받는 평범한 직장인이에요.(웃음) <책읽아웃>을 통해서 책을 많이 읽게 됐고, 팬카페까지 만들게 됐죠.

인스타그램만 봐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게 느껴져요.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동안 육아와 직장생활로 책과 거리가 먼 세계에서 살았어요. 그러다 크게 아파서 휴직을 한 적이 있는데,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거예요. 그때 책을 읽기 시작했죠. 원래 인문, 과학책을 좋아했는데, 소설이나 에세이까지 폭넓게 읽게 된 건 <책읽아웃>이 계기였어요.

<책읽아웃>이 막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들으셨다고요.

처음에는 삼천포책방의 세 분이 책 수다를 떠는 게 너무 좋았어요. 여성이 별로 없는 회사에서 일해서 사소한 리액션이 그리운데, 그걸 팟캐스트가 대리만족 시켜줬죠. 초반에 제 에피소드가 방송에 소개된 적도 있어요. 주변에 <책읽아웃>이 얼마나 고품격 콘텐츠인지 막 영업할 때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같이 술을 마시다가 저한테 <책읽아웃>을 홍보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그랬죠. “남편, 그거 내가 알려준 거잖아.”(웃음)

팬카페를 열 때, 남긴 첫 글이 기억나요. “열심히 할 계획은 없습니다” 하고는 엄청 열성적으로 운영하셨죠.

하하. 카페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청취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곳이 대부분 SNS였는데 일일이 따라가기가 힘든 거예요. 카페를 만들면 후기도 남기고 모여서 이야기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가입을 많이 해주셨어요.

재밌는 이벤트도 많이 열렸잖아요. <책읽아웃> 사생대회, 4행시 릴레이, 나만의 책 TOP5. 누가 키지 않아도 참여가 이어지는 게 신기했어요. 

와, 정말 스스로도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내 돈 내서 선물 사서 포장해서 발송하고.(웃음) 자연스럽게 다들 자발적으로 나서는 분위기가 생기더라고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티셔츠나 스티커를 제작해서 나눠주고,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고. 정말 신기하죠.

기억에 오래 남은 <책읽아웃> 에피소드가 있나요?

<책읽아웃>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작가님들이 많이 나오시잖아요. 특히 ‘이랑’ 작가님 편이 기억에 남았어요. 이랑 작가님이 아티스트 활동만으로 생계수단이 되지 않아서 보험 설계 공부를 시작한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회사원으로 사는 제가 몰랐던 현실을 툭툭 알려주시더라고요. 막연히 아티스트를 동경해서 ‘멋있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 뒤의 고충은 잘 모르잖아요. 방송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참 좋았어요.

최근에는 이현 작가님 편을 인상깊게 들으셨다고요. 작가님이 “어린이들은 그날 하루를 환대한다”는 말을 하셨잖아요. 꼼님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을 통해 어떤 것을 느끼시나요?

그 말을 듣고 정말 맞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매일 신나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저희 아이들을 보면 집 현관문을 열 때부터 노래를 부르면서 들어와요. 그런 모습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위안이 돼요. ‘내가 다른 건 못해도 아이들에게 평화를 주고 있구나’ 싶어서 기쁘기도 하고요.



직장생활로 바쁘시잖아요. 언제 책을 읽는지 궁금했어요.

휴식시간마다 틈틈이 읽어요. 독서는 제게 휴식 같은 건데요. 문어발식으로 여러 책을 읽다보니 서로 다른 책이 회사, 집 거실, 침실에 흩어져 있어요. 예전에는 책 내용을 다 기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집착을 내려놓고 나니까 편해졌어요. 좀 기억 못하면 어때, 재미없으면 넘길 수도 있고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도 있지. 그렇게 느슨하게 읽고 있어요.

최근에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미적분의 힘』『여름의 책』『플레인 센스』를 인상깊게 읽었어요. 특히 『미적분의 힘』은 한창 읽고 있는 책이에요.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인데요. 마음이 소란스러울 땐, 변치 않는 진리를 탐구하고 싶어지잖아요. 왜 하필 ‘미적분’이냐면요, 제가 중학생 딸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걸 왜 배워 물어올 때가 있어요.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근데 이 책을 읽으면 미적분이 얼마나 멋지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와 닿거든요. 낯설어서 그렇지 이 분야도 정말 흥미로운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팬카페에서 『플레인 센스』도 자주 추천하셨죠.

비행기가 발전해온 역사를 차근차근 보여주는 책이에요. 세상 모든 안전 법규는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비행기도 여러 사고를 거치면서 정교해진 분야인데요. 그런 일화들이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읽었어요.

과학과 기술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시잖아요. 과학책의 매력을 알려주신다면요?

마음이 소란스러울 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것조차 피곤하잖아요. 그럴 때, 우주의 진리나 변치 않는 수학 지식을 탐구하고 싶어져요. 과학책도 각자 취향에 따라 관심분야가 다른 것 같아요. 마치 소설을 좋아한다고 할 때, 어떤 특정 소설가를 좋아하거나 한 장르를 파고드는 것처럼요. 남편은 우주 분야를 좋아하는데, 저는 수학이나 순수 과학에 대한 책을 즐겨 읽거든요. 그렇게 각자 재밌는 세부 주제를 찾아 읽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책읽아웃>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요?

지금처럼만 꾸준하게 해주세요. 아무일 없이 어느 날 문을 닫아도 이해할 테니, 이대로만 쭉 갔으면 좋겠어요. 그 외에 바라는 점은 없네요.(웃음)




*박지영

팟캐스트 <책읽아웃> 팬카페 관리자. ‘꼼’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인으로 살지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을 사랑하는 애독자.




미적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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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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