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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년 남성을 위한 행복 교과서

『젠틀마인드』 박정효, 우보영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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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갈등은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꼰대처럼 보여서는 안 돼’라는 나의 생각이 가장 큰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우선 경험해보는 것이 새로운 관점을 열어줄 것입니다. (2022.04.04)


인생 후반전에 들어선 남자는 눈물이 많아진다. 최근 중년 남성의 우울증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을 만큼 남자의 눈물은 단순 호르몬 탓이 아니다. 중년 남성이 처한 환경을 생각해보자. 중년 남성은 직장에서는 은퇴에 대한 압박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가정에서는 자녀 교육, 부모 부양 등 가장의 부담이 여전하고, 개인적으로는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시기에 놓여 있다. 그 속에서 감정적인 고민은 사치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변화보단 안정을, 여가보단 생계를, 개인보다는 가정과 조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행복’은 배부른 고민이다. 『젠틀마인드』는 이러한 보통의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인생 전반전은 오르락내리락 굴곡이 많았으나 인생 후반전은 우상향으로 나아가고 싶은 남자들을 위한 책이다.



안녕하세요! 두 분이 함께 『젠틀마인드』를 출간하게 된 계기와 책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젠틀마인드의 작가 박정효, 우보영입니다. 저희는 10년넘게 심리학 기반의 교육과 멘탈 웰니스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어요. 주로 긍정심리학과 마음챙김을 접목한 마음관리 방법을 각 조직의 리더나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실천을 촉진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조직에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특히나 직급이 높아질수록 연차가 오래 될수록 조직에서 남자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남자들은 성과나 직무와 관련된 교육에 대해서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죠. 군대를 가고, 사회생활을 하고 역할에 따른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성과나 조직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낯간지럽고 나약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온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종종 드물지만 자신의 마음을 잘 관리하고 따뜻하고 위트 넘치며 다른 사람의 마음도 돌보고 관리할 수 있는 분들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들에 대해 생각해보니 ‘젠틀하다’라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겠더라구요. 거친 사회생활 속에서도 거칠어지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더 젠틀하고 멋진 어른이 되어가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또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중에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고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삶의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에 대해 주목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뇌과학과 심리학이 발전하면서 마음 관리에 대한 콘텐츠나 연구결과와 같은 과학적인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기에 실제로 일상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묶어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내용은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마음관리의 팁들을 담고 있지만 가장 행복의 빈곤층이라고 하는 중년 남성들이 조금 더 자신을 돌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 포커스를 맞추었죠.

중년 남성의 행복에 특히 주목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이 질문에는 서울대 최인철 교수님이 추천사를 써주시며 작성해주셨던 문구가 가장 설명이 쉬울 것 같아요.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처절하게 열심이면서도 정작 자신의 행복에는 소홀한 대한민국 중년 남성을 위한 행복 교과서이다.” 

중년 남성이 처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중년 남성은 직장에서는 은퇴에 대한 압박이 올라오고, 가정에서는 가장의 부담이 여전하고, 개인적으로는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시기에 놓여 있죠. 그렇기에 변화보단 안정을, 여가보단 생계를, 개인보다는 가정과 조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행복’은 배부른 고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라고 마음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2019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살 현황에 관한 통계 조사’에 의하면, 50대 자살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을 차지했지요. 반면에 OECD 국가별 우울증 유병률 조사’에서 40대부터 환자 수가 증가해 60대에 최다치를 찍었는데 특히 여성 환자 수가 남성 환자 수의 2배 이상이었어요. 매우 인상적이지 않나요? 우울증 진단은 여성이 훨씬 많은데 자살자 수는 남성이 훨씬 많아요. 남자들의 자살원인도 중년우울증과 상대적 박탈감등을 이유로 드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남자들도 여자들만큼 힘들고 우울하지만, 겉으로 드러내거나 제때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남녀노소 누구나 관리가 필요합니다. 마음도 몸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보이지 않기에 소홀하기가 십상이죠. 특히나 남자들은 중간이 없습니다. 꾹꾹 누르고 참아오다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이 마음의 상처가 곪아 있거나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기도 하죠. 그래서 이 책에서는 어떻게 하면 나의 마음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미래가 아닌 현실 속에서 나의 경험과 자원을 바탕으로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러한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마음 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야 해서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집필하시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이 책은 우리 삶의 가장 큰 주제인 ‘일’, ‘관계’, ‘다시 나’라는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주제에 대해 에세이-마음 체크업-마음피트니스로 형식으로 세분화해서 해서 공감과 심리학적 이론 그리고 마음 건강을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실천 가이드를 담았어요. 

즉, 내 마음에 대한 공감과 이해, 그리고 일상에서의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의 에세이 부분의 내용은 대부분 저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에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팁을 얻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그래서 누구나 경험할 법한 이야기들을 다룸으로써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분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또 마음 체크업을 통해, 그저 공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저희가 오랜 시간동안 공부하고 접목해왔던 마음과 관련된 작동 메커니즘과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들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마음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은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마음 건강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몸도 피트니스를 하듯 마음도 피트니스 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보면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워크북 형태로 구성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천과 변화에 대한 의지니까요.



두 분이서 실제로 오랜 시간 기업 현장에서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젠틀마인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요. 실제로 일상의 변화를 얻어낸 중년 분들의 후기가 궁금합니다.

마음관리를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늘 그랬듯 지금 해왔던 대로 익숙한 루틴대로 살아가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마음은 복잡해집니다. 신체 노화와 질병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일상에서도 걱정과 불안이 그림자처럼 찾아오고 노후에 대한 걱정도 따라오죠. 또 이러한 고민들 때문에 현재 삶에 대한 몰입이나 만족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반복되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불안한 마음을 들키고 싶지는 않아 모르는 척, 괜찮은 척 하다 보면 돌보지 않은 마음은 점점 무뎌지고 둔감해져 나조차도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 어렵게 되어버립니다. 

젠틀마인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들었던 가장 큰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자기인식’입니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로 자신이 해왔던 행동패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면서 그러한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인간은 완벽하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가 될 수 없기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대안을 보기가 어려워지기에 그저 나만의 필터를 바탕으로 정보를 거르고 익숙한 패턴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 익숙해집니다.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자신의 경험을 확신으로 만들고 어느새 그 확신은 신념이 되어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마치 그 경험이 전부인양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순간 우리가 그토록 원하지 않던 ‘꼰대’가 되어버리고 말죠. 결국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결국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젠틀마인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늘 듣는 후기는 “자신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이 책 또한 크고 거창하거나 이상적인 변화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자신을 인식하고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그것이 인생후반전을 우상향으로 만드는 키가 되어줄 것입니다.

본문에 MZ세대와 일하며 꼰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애쓰는 중년 상사의 이야기가 나와요. 그 상사는 한편으로는 “경력이 제일 많은 내가 회사에 가장 오래 머무르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언제 일을 배우고, 언제 성과를 낼는지 답이 없어 보일 때도 있다”라면서 MZ세대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요. 작가님들은 이에 대해 오히려 “그들처럼 일해보라”고 제안하세요.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세대 차이에서 오는 업무 갈등을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요?

세상이 너무 바쁘고 불확실하지만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변화에 대한 우리의 마음은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일수록 더 두렵고 망설여집니다. 마치 주 5일제를 도입할 때 경제가 죽고 나라가 망한다는 반대의견이 있었던 것과 같죠. 사실 그것은 그 당시 기성세대의 진심어린 걱정과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주5일 덕분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광고 문구가 대성했고 다양한 주말 레저가 시작되었으며 우리 사회도 일과 삶의 균형에 눈을 뜨게 되었죠.

내가 변화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새로운 정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확인된 정보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토대로 한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꼭 그것이 답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을 경험하지 않았기에 그것이 답일 것이라 믿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정답인양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들처럼 해본다고 생각해보고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우리는 새로운 경험 속에서 관점을 넓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나게 됩니다. 

어쩌면 세대 갈등은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꼰대처럼 보여서는 안 돼’라는 나의 생각이 가장 큰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우선 경험해보는 것이 새로운 관점을 열어줄 것입니다.

중년 남성들은 가족에게 가장으로서, 또는 직장인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는 데 익숙하지 않은데, 관계 회복을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가족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해왔지만 그만큼의 큰 책임감도 부여받았던 대상이 지금의 ‘중년’입니다. 가부장 사회에서 태어났기에 자신의 생존이 결국 가족의 생존으로 이어진다는 마인드가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아 더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기에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는 것은 나약함을 드러내는 일과 같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관계는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행복의 요소입니다. 긍정심리학에서는 관계를 개선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기분 좋은 활동을 함께하고 서로를 챙겨주는 마음을 갖는 긍정울림 경험하기, 상대의 상황과 욕구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도움을 제공하기, 지나친 기대하지 않기, 가까운 사람의 강점에 집중하고 표현하기 등입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관계회복을 위한 방법들을 실천해보세요.

중년 남성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어떤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젠틀마인드』를 읽을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마음을 관리하는 것은 남녀노소, 직업, 환경,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입니다. 가장 자신의 마음관리에 소홀한 대상인 중년 남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모든 이론적 내용이나 활동가이드는 누구나 적용해도 좋은 내용입니다. 특히나 2,30대부터 꾸준히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습관처럼 실천할 수 있다면 더 활력 있고 덜 힘든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박정효

긍정심리 기반의 마인드 교육 및 멘탈 웰니스 분야의 전문가. 블룸컴퍼니의 대표이자 최고행복책임자(CHO)로서 기업 조직을 대상으로 직장 생활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스페인 IE경영대학원에서 긍정 리더십과 전략에 관한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쳤고, 싱가폴 경영대학교에서 마음챙김 기반 전략적 인식 훈련 티처 과정(MBSAT)을 수료했다. 2019년 세계긍정심리총회 조직 인터벤션 챌린지에서 최고상을 받았으며, 유럽긍정심리학회, 긍정심리EIA학회 등에서 행복 프로그램 디자인을 발표하였다. 저서로는 『인생 디자인 북』이 있으며,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해 삶을 바꾸는 질문, 강점과 행복나무를 가꾸는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목받았다.


*우보영


블룸컴퍼니 마음 퍼실리테이션 랩 소장이다.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두산, 롯데 등 국내 유수의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상담심리학을 접목한 마음챙김과 긍정심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가족상담협회 가족상담사이자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정회원이다. 광운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심리치료교육 석사과정을 마치고 싱가폴 경영대학교 마음챙김 기반 전략적 인식 훈련 티처 과정(MBSAT)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30일 마음 퍼실리테이션』이 있다.




젠틀마인드
젠틀마인드
박정효,우보영 저
토마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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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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