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중등 남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성교육
『와이미 성교육 1 : 내 몸이 궁금해!』, 『와이미 성교육 2 : 혼자 고민하지 마!』 이시훈 저자 인터뷰
현장에서 연간 5천 명 이상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와이미 성교육 강사 이시훈. 기존 성교육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실재적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열정을 바치던 그가 초등, 중등 남학생들을 위한 성교육 책을 펴냈다. (2022.03.31)
현장에서 연간 5천 명 이상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와이미 성교육 강사 이시훈. 기존 성교육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실재적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열정을 바치던 그가 초등, 중등 남학생들을 위한 성교육 책을 펴냈다. 많은 변화를 앞둔 10대 청소년과 부모를 위해 그 누구보다도 현실적이고 따뜻한 조언을 해 주는 이시훈 저자를 만나보자.
성교육 강사가 되기로 결심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보건교사로서 성교육을 진행하면서 성교육 연수자료까지 집필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혼자서 저와 남동생을 키우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직접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신 용감한 분이셨어요. 과거 저의 상황에 비해서 요즘은 성교육에 관한 많은 정보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성교육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다가 2차성징이 시작되면서 몸과 마음이 급격히 성장하는 아이에게 갑자기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친근한 형의 입장에서 성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아이들이 진짜 현실을 알게 해 주어야겠다고 다짐한 이유입니다. 반드시 해야 하지만 부모님이 하기 힘든 성교육을 더 자세하고 다정하게 대신해 줄 수 있는 강사, 그것이 제가 성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오랜 기간 현장 강의를 하셔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대해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남자아이들의 성교육을 남자 강사가 하는 것은 큰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강연의 특성이 그렇듯이 강연 후에는 휘발되고 마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부모님들도 ‘이 얘기들을 집에 가면 다 잊을 것 같다, 책이면 두고두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또 현장에서 학부모님들, 특히 어머님들은 아들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들이 대다수였어요. 그런데 저는 처음 만난 아이들과 90분 내내 수다 떨듯이 연애 상담부터 신체 상담까지 온갖 이야기를 다 합니다. 아이들은 제가 편한 거예요. 이런 아이들의 심리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다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긍정적인 선순환, 그것이 책을 통해 더 보편적으로 실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으로 나누어 책을 출간하셨네요. 연령이 다른 아이들을 성교육 할 때는 어떤 차이를 두어야 할까요?
기본적인 대전제는 학습자인 아이 상황에 맞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강사나 부모의 욕심이 때로는 아이에게 부담이나 충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자칫 교육을 통해서 과도한 관심이나 왜곡된 정보를 줄 수도 있어요. ‘이 정도 나이가 되었으니 이 주제를 이해하겠지’라고 미리 짐작한다거나 아이가 우연히 듣고 쓴 말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 과도한 설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학습자인 아이마다 성징 여부, 사춘기적 감정선의 강도, 미디어 활용도, 성에 대한 관심의 정도, 성 정보 접근성 등 처한 환경이 다 다릅니다. 단순하게 연령을 기준으로 두기보다는 지금 언급하는 이런 여러 요소들을 파악해서 아이에게 맞는 주제를 선정하고 해당 주제를 어떤 강도로 풀어나갈지 확인해야 합니다.
요즈음 성교육과 관련된 책들이 많아지고 있는 걸 보면 필요성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쓰시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책을 펼쳤을 때 놀라지 않도록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성과 관련된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데 성교육 책들이 표현 수위가 높고 그림이 자극적일까 봐 사주기가 겁난다는 의견을 현장에서 많이 접했습니다. 그래서 그림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혼자 책을 보더라도 죄책감을 느끼며 숨어서 보지 않고 편안하고 당당하게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내용에서 현실을 최대한 담아 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례와 실제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친근하고 따뜻한 형처럼 조언해 주고 싶었습니다.
미디어가 발달하여 어디에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반면 해로운 정보를 거르기도 힘들지요. 이런 환경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외면하지 마세요! 우연에 맡기지 말아 주세요!” 이 두 문장을 전하고 싶어요. 먼저 아이들에게 주어진 미디어 환경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중 1 정도의 연령이 되면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소통 수단과 문화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안전한 성에 대한 접근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연에 맡기지 마세요. 뉴미디어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무조건 통제하면 안전할 거라는 믿음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내 아이는 보지 않더라도 학교나 학원에서 친구들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무궁무진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영상을 보고 어떤 성 관련 표현물을 접하게 될지에 대해 섬세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연한 상황에 그저 맡겨서는 안 되는 것이죠. 미디어를 스스로 의심하고, 해석하고, 판단하고, 조절하려는 노력을 하게 해야 합니다.
성교육과 관련하여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꼭 알고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학습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성착취물(음란물)에 노출된 경우 보통 부모님들은 부정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언제부터 본 거냐. 이런 거 보면 안 된다. 과장된 거다. 불법이다.’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그 누구보다 당사자인 아이가 더 놀랐겠지요. 죄책감이 들고 계속 생각나서 괴롭기도 해요. 아이의 감정부터 읽어 주셔야 합니다. 또한 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보다는 성을 대하는 태도를 형성하게 돕는 것을 목표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성에 관련된 모든 걸 아이에게 과하게 전달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성에 대한 스펙트럼이 다르니까요.
성교육 강의와 책 출간, 방송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시는데,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미래에는 어떤 꿈이 있으신가요?
저와 아이들을 포함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이 유튜브나 SNS나 검색, 혹은 동네 형을 통해서 우연하게 접한 내용이 진짜라고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적절하게 개입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해줄 코치가 있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화하는 커뮤니티가 있어야 해요. 대화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그걸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초3 미만 아이들이 부담 없이 자연스레 본인의 몸을 이해하고 소중하게 아끼는 태도를 갖도록 돕는 콘텐츠로 교육을 하고 싶어요. 미디어 교육과 게임 교육으로 확장시키고 싶기도 합니다. 이 모든 저의 꿈이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단단한 발판이 되도록 더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시훈 보건교사이자 성교육 교사인 어머니의 영향력 아래 성적 존재로서의 메타인지를 가진 존재로 성장해왔다. 기존 성교육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실재적 경험을 공유하기 위하여 ‘와이미’를 설립하였고, 연간 5천 명 이상의 아들들을 만나고 있다. 남자아이 성교육, 학부모 강의,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및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또 미디어 전공자로서 아이들이 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구별하여 디지털 성범죄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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