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친한 엄마가 수학 잘하는 아이를 만든다
『엄마의 수학책』 김미연 저자 인터뷰
아이들에게서 최소한 수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큼은 덜어내 주고 싶었어요. 그때 생각난 것이 바로 엄마였습니다. 엄마가 먼저 수학을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맺으면 아이들도 엄마를 따라 수학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그래서 아이들이 아닌, 엄마를 위한 수학 교양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2022.03.03)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수학 공부 때문에 걱정이 많다. 특히 학창시절 수학과 담쌓고 살았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만큼은 수학과 친해지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14년 차 현직 수학 교사이자 초등학생 쌍둥이 자녀를 둔 김미연 저자는 많은 수포자 학생과 부모를 상담하며, 엄마가 먼저 수학과 친하게 지내야 아이의 태도도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위해 수포자 엄마도 재미있고 쉽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엄마의 수학책』을 펴냈다.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4년이 넘게 교사 생활을 하면서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자신은 ‘수포자’라며 수업 시간 내내 엎드려 있는 아이도 있었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까웠지요. 물론 이런 환경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들에게서 최소한 수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큼은 덜어내 주고 싶었어요. 그때 생각난 것이 바로 엄마였습니다. 엄마가 먼저 수학을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맺으면 아이들도 엄마를 따라 수학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그래서 아이들이 아닌, 엄마를 위한 수학 교양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엄마의 수학책』을 처음 만난 분들은 아이들 학습 지도서로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아니에요. 이 책은 정말 엄마가 읽어야 할, 그리고 엄마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이에요. 이 책을 통해서 수학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더불어 아이들 수학 성적 고민에 대해 나름의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수학책들과 차별되는 이 책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수학 개념을 엄마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어요. 딱딱한 정의나 문제 풀이에 대한 부담 없이 술술 읽어 나가면서, 수학이 우리 삶에 주는 메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말이에요. 다른 장점은 남편이 그린 일러스트들이에요. 수학을 조금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쾌한 일러스트를 곳곳에 배치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엄마들은 중고등학교 졸업한 지 십 수년이 지났는데, 왜 이제 와서 수학책을 읽어야 하나요?
결국 아이들 때문이죠. 어느 누가 수학 공부를 다시 하고 싶겠어요? 학창 시절 그토록 시달렸으면 됐죠. 그런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눈치가 빨라요. 엄마가 수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그 시선을 읽어 내거든요. 엄마 스스로 재미없다고 느끼는 수학을 어찌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요? 엄마부터 수학과의 악연을 끊어야 하고, 지금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꼭 아이들 교육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된 지금, 수학의 참맛을 느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수학을 직접 가르칠 때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엄마와 함께 편안한 환경에서 수학을 배우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아이의 수학 실력에 따라 진도 조절이 가능하고, 엄마와 더 많이 소통하는 기회도 되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엄마표 수학이 엄마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예요. 공부하자고 앉을 때마다 아이가 온몸을 배배 꼬며 하기 싫은 표정으로 지으면 엄마는 몸속에 사리가 한 움큼씩 생기는 기분이죠. 엄마표 수학은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어도, 아이와 엄마가 서로 실망하고 멀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14년 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결과, 수학을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첫걸음마가 빠르고 느린 아이가 있는 것처럼 수학도 빨리 배우는 아이가 있고 느리게 배우는 아이가 있어요. 이 차이는 분명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수학적 재능이 모든 성과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닙니다.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되는 요소로 ‘끈기’가 있으니까요.
수학을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결정적 차이도 ‘끈기’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이가 결국 좋은 성과를 내더라고요.
아이가 수학에 흥미를 붙이는 데 부모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참 어려운 질문이고 항상 고민하는 문제예요. 하지만 수학뿐 아니라 모든 공부를 꼭 재미로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고된 일이잖아요. 그러니 수학에 억지로 흥미를 붙이도록 애쓰기보다는 힘든 공부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지해 주는 게 오히려 현실적인 접근 방법 같아요.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내 아이의 수학 점수에 잠시 눈 감을 수 있는 대범함과 아이의 작은 성취에도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소박함 아닐까요?
남편분이 일러스트를 그리셨는데, 부부가 협업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남편이 없었으면 이 책은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맞벌이 부부가 아이들 챙기면서 책을 쓰는 건 결코 쉽지 않았거든요. 그때마다 서로 다독이며 응원해 주었고 결국 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 남편이 공대 출신이라 수학적 내용도 함께 논의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점도 좋았어요. 하지만 부부 사이가 냉랭할 때는 집필 진도가 나가지 않는 단점도 있더군요.(웃음)
아이들 수학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고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이들 교육 문제를 두고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고민하는 어머님이 정말 많습니다. 그저 막막하고 어디 물어봐도 가르쳐 주지도 않아서 답답해하시죠. 하지만 마음처럼 수학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한 건 부모님만이 아니에요. 학교에서 학습 상담을 해 보면 우리 아이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성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 고민과 스트레스를 부모님께 말하지 않을 뿐이죠. 그러니 조금 떨어져서 주변 엄마들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말고 잠깐의 여유를 가져 보실 것을 추천해요. 부모 각자가 살아 온 인생을 돌아보면 그 속에서 수학 공부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잖아요?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이 스트레스를 받든 그렇지 않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할 거예요.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육아와 자녀 교육은 긴긴 마라톤이니까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응원합니다.
*김미연 14년 차 수학 교사이자 초등학생 쌍둥이 남매의 엄마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중학교에서 5년, 고등학교에서 9년간 수학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현재 시흥고등학교에서 재직 중입니다. 그동안 수학이 두렵고 수학 교육이 어려운 엄마들을 수없이 만났습니다. 또 문제 풀이와 점수 올리기에 지쳐 수학과 멀어지는 학생도 많이 보았습니다. 저자는 아이들이 수학과 친해지려면 먼저 엄마들의 수학 자존감이 높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수학 공부에서 손을 뗀 지 오래된 엄마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초 수학 개념을 설명하고, 더 나아가 수학이라는 과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그림은 저자의 남편이 그렸습니다. 부디 『엄마의 수학책』이 엄마와 자녀가 수학과 다시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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