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휘이 글·그림 | 사계절
언젠가부터 모녀 서사를 다룬 책은 건너뛰지 못하게 됐다. 이 만화책을 읽게 된 동기는 “‘치매’라는 단어만 가리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는 카피 때문이었다. 휘이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치매에 걸린 엄마와 결혼을 앞둔 딸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괜찮다, 안 괜찮다』에는 특별한 선인도 독특한 악인도 없다. 서로에게 조금 덜 상처 주고 상처 받고 싶은 사람들만 존재한다. 웹플랫폼 투믹스에서 마니아들의 응원을 받으며 2020년 8월 완결했고, 사계절만화가열전을 통해 정식 단행본으로 소개된 『괜찮다, 안 괜찮다』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엄지혜)
백지혜 저 / 정멜멜 사진 | 세미콜론
기간이나 강도는 조금씩 달랐지만, 나름 연초의 리추얼로 지켜온 디톡스를 올해는 좀 길게 진행했다. 어찌어찌 확진자가 되는 건 피해갔지만, '확찐자'의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몸에 경각심을 가졌기 때문이랄까. 확실히 몇일간의 디톡스로 몸도 마음도 개운해진 것과 동시에 '이제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던 시기에, 아주 적절하게 『채소 마스터 클래스』가 출간됐다. 무수분 토마토 수프, 코코넛 당근 수프, 무 스푸를 몇일간의 보식 기간동안 돌려 해먹었는데, 마침 구좌 당근을 한박스 사놓은 참이라 특별히 더 맛있는 '당근 수프'는 나의 최애 메뉴가 되었다. 최근 몇년간, '채식'이나 '비건'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더 빠르게 일상에 침투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소는 들러리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그 자체로 존재감 충만한 8가지 채소와 '심플 이즈 베스트'를 그대로 보여주는 제리코의 레서피가 만나 내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박숙경)
개빈 에드워즈 저 / 신윤진 역 | 호밀밭
"2020년 영화계의 핫이슈였던 영화 '조커'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특히나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기괴하게 깡마른 몸과 섬찟한 연기를 보고 나서 아카데미 수상식에 등장한 후덕한 모습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과연 같은 인물인지조차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오랜 영화 팬들이라면 호아킨 피닉스가 1993년 사망한 영화배우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라는 것도 기억할 것이다. 호아킨 피닉스는 이런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 책은 음악매거진 '롤링 스톤'의 편집자 개빈 애드워즈가 리버 피닉스의 죽음과 더불어 그의 짧지만 찬란했던 생애와 그를 둘러싼 80~90년대의 대중문화를 보여준다. 참고로 제목 '바이퍼 룸'은 1993년 10월 30일 리버 피닉스가 코카인 과잉반응으로 사망한 곳이다. (고상우)
숀 페이 저 / 강동혁 역 | 돌베개
변희수 하사의 1주기에 맞춰 『트랜스젠더 이슈』가 국내 출간됐다. 저자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이슈’는 지금껏 피상적으로 이해되어온 트랜스인들을 향한 태도를 드러내는 말이다. 그동안 트랜스인을 둘러싼 논의는 당사자들의 삶을 고정관념에 가두고, 단지 ‘어려운 이슈’로만 다뤄져 왔다. 그러나 저자는 ‘트랜스젠더 이슈’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재규정함으로써, 실제 트랜스인의 구체적인 현실을 다각도로 살핀다.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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