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입시 컨설턴트가 말하는 초등 공부법
『초등 국영수 공부법』 정영은 저자 인터뷰
자녀의 공부 방향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시는 부모님들을 위해서 달라진 학교와 입시를 『초등 국영수 공부법』에 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부모님은 어떻게 아이의 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2022.02.24)
아이들이 초등학교 단원평가에서 90점, 100점을 받으면 많은 부모들이 우리 아이는 공부 잘하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 지필고사에서 평균 점수 90점을 받으면, 역시 우리 아이는 초등부터 공부 잘하더니 중학교까지 이어진다며 안심한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을 치른 뒤 받은 점수를 보고 부모들은 몹시 당황해 한다. 줄곧 잘하던 아이가 정작 중요한 시기에 왜 공부를 어려워하는지 알 길이 없다. 제대로 아이 공부를 지도해 주려고, 이제야 바뀐 교육과 입시제도를 살펴보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투성이다.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문이과 통합’ 등 새로운 교육제도에 따라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단순 점수, 숫자 올리기를 위한 공부로는 제대로 된 점수를 내지 못한다. 요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국영수 계열 탐색 역량을 바탕으로 시험에 적용해 문제를 풀고, 부가 활동으로 내신 점수를 올린다. 바뀐 교육에 발맞춰 아이의 성적 관리법과 공부법은 달라져야 한다. 『초등 국영수 공부법』를 쓴 베테랑 입시 컨설턴트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전작 『입시를 알면 아이 공부가 쉬워진다』에서 바뀐 입시제도에 따른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이번 『초등 국영수 공부법』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나요? 집필하신 계기는요?
강연을 하며 만난 많은 초등 학부모님들의 입시에 대한 관심은 중고등 학부모님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음 키워드가 달랐지요. 대입을 목전에 둔 고등 학부모님들의 마음 키워드가 ‘답답함’이라면, 초등 학부모님들에게서는 ‘불안함’이 훨씬 더 강했습니다. 초등학생 부모님은 우리 아이 실력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너무 적은데다 고교학점제, 서·논술형 수능 등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교육제도가 예고되어 있으니 불안한 마음은 점점 커지기만 하지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서 많은 초등 학부모님들은 ‘숫자’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시험 100점, 남보다 빠른 선행, 보다 많은 동그라미 개수 등. 하지만 초등 시기는 숫자가 아닌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녀의 공부 방향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시는 부모님들을 위해서 달라진 학교와 입시를 『초등 국영수 공부법』에 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부모님은 어떻게 아이의 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초중고 통합 입시 전문가로서 많은 학생, 부모님들 대상으로 입시 컨설팅을 하시고 계시죠. 입시 상담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입시의 제1 원칙은 ‘아이가 잘 드러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요즘 입시는 성적만 좋으면 목표하는 대학에 합격하던 시대와는 다릅니다. 대학은 숫자 뒤에 존재하는 아이들의 진짜 모습을 살피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히 내신 등급이 좋고, 상을 많이 받고,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합격이 가능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성적이 아닌 아이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시대이지요. 때문에 입시 컨설팅을 할 때는 아이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고, 아이가 활동하고 있는 여러 활동의 의미를 연결하고 ‘나’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돕고 있지요. 간혹 부모님만 상담에 참석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없는 컨설팅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책에서 ‘이제 우등생의 기준이 달라졌다’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등생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나요?
기성세대가 학교를 다녔던 때의 우등생은 ‘시험 성적을 잘 받으면 우등생’이었습니다. 조별 과제,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도 상관없었습니다.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 발표나 동아리 활동, 학급 활동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성적과 더불어 아이의 활동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적만 잘 나오는 아이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은 갈수록 범위가 한정적입니다. 고교학점제까지 시행되면서 활동 역량과 더불어 진로 탐색 역시 중요해졌죠. 고교학점제 하의 고등학교는 교과목이 매우 세분화되어 아이가 목표하는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들이 다릅니다. 이 과목 선택은 입시에도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제 진로 탐색은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국영수 공부는 초등학생 시기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성적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공부를 지도하면 좋을까요?
초등학생 때는 무엇보다 ‘바른 학습’을 추구해야 합니다. 단순히 선행을 많이 나간다거나 문제집을 빠르게 푸는 능력이 아닙니다. 개념을 위주로 배경지식을 확장시키며, 아이가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 시기는 성적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탐구하고 여러 갈래로 생각하며 문제를 다뤄볼 기회가 충분합니다. 이 좋은 기회를 선행에 쏟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습니다. 학업의 기초 역량이 제대로 준비된 아이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입학 후 선행한 아이를 1~2년 사이에 따라잡을 뿐 아니라, 더 깊은 심화 학습도 가능해집니다. 결국 최후에 웃는 아이는 초등 시기부터 얼마나 바른 기초를 잘 쌓느냐에 달렸지요.
작년에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 수능이 치러졌습니다. 그로 인해 일면에서는 이과 쪽 아이들만 유리한 정책이라며 혼란을 야기했는데요, 바뀐 교육 환경과 입시제도에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공식적으로 문과, 이과라는 이분법적 계열 선택은 폐지되었습니다. 따라서 ‘문과는 과학이나 수학을 덜 해도 돼’라거나 ‘이과는 국어나 사회는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마음가짐은 철 지난 옷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아이가 목표하는 진로와 꿈을 위해서는 문과, 이과라는 계열과 관계없이 과감하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만 입시적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수학과 과학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이과 계통의 학과가 진학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선발 인원, 가산점, 과목 지정 등) 수학이나 과학 학습을 초등 시기부터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국영수 공부법 외에 아이와 관계 맺는 법에 대해서도 강조를 하셨는데, 아이의 조력자로서 가장 중요한 부모의 태도는 무엇일까요?
결국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미성숙한 자녀는 공부의 필요성은 알더라도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공부를 뒤로 미뤄놓기도 하며 사춘기에 잘못된 방향으로 들어서기도 하지요. 때문에 부모님들은 최종 선택권은 아이에게 주되, 올바른 공부 방향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와 신뢰감과 유대감은 쌓되 부모로서의 권위는 잃지 않고 이끄는 것이 핵심입니다.
권위적인 부모와 권위가 있는 부모는 분명히 다른 존재입니다. 강압적이고 감정적인 훈육이 아닌 자녀와 합의가 된 기준으로 단호한 부모님이라면, 아이가 공부 면에서도 믿고 따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뀐 교육, 입시제도 때문에 아이 공부 걱정이 많은 학부모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 중 평소 부모님과 다양한 경험을 한 아이들은 바뀐 학교와 변한 입시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데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초등 시기에 다양한 진로 탐색과 경험을 하도록 지지해 주세요. 부모님이 먼저 바뀐 입시제도를 공부하고, 공부 방향을 잘 제시하면 아이는 한계를 모르고 성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아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 책뿐만 아니라, 주변에 교육 전문가들의 조언을 유튜브 등으로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작게는 일상에서 책을 읽고 부모님과 생각을 나누는 습관, 문제집을 반복해서 연습하기 전에 개념 정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관심과 지지를 등에 업고 성장한 아이들은 마침내 빛을 발할 것이니 방향을 잘 잡고 나아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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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은> 저13,000원(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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