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캐스트가 직업이라고요?
『미래출현』 황준원 저자 인터뷰
생각의 성실함을 가지고 세상의 변화를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면서 내가 상상하는 최고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 미래를 직접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해진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2.01.27)
미래. 이 두 글자가 주는 모호하고 막막한 느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오늘을 살아가면서 동시에 내일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래가 닥치기를 얌전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아이를 키워야 하고, 종잣돈을 모아 주식 투자도 해야하고, 지구 온도가 자꾸 높아진다는데 플라스틱을 쓸지말지 오늘 결정해야한다. 미래의 방향을 알아야 오늘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사람에게 매순간 주어진다. 미래에 관한 단서를 얻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황준원 저자의 『미래출현』은 인구변화, 환경변화, 첨단기술의 변화 측면에서 미래를 이야기한다.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삶과 문화적 양식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나타난 이 책은 현실적인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결국 미래에 서 있을,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저자님 소개와 『미래출현』을 펴내면서 느끼셨던 소감을 알려 주세요.
미래 캐스터라는 직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준원이라고 합니다. 일기예보의 기상캐스터처럼 쉽게 미래에 대한 소식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유튜브 '미래채널 MyF'를 운영하면서 미래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기도 하고, 국내 기업과 관공서 등에서 미래 트렌드 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제 신작인 『미래출현』은 그간 온오프라인에서 제가 미래 트렌드 강의를 했던 내용들 중 하이라이트를 모아놓은 책이에요. 지난 몇 년 동안의 중요 내용들을 한 권에 묶어 정리를 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어느 소재를 선택할까 고민이 많았죠. 그래서 결국 더 청중들의 반응이 좋았던 내용을 우선 순위로 선택해 책을 구성하게 됐습니다. 더 많은 내용을 넣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장 흥미로운 주제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미래라고 하면 막연하고, 추상적인 느낌이잖아요. 그런데 어떤 계기로 '미래'라는 개념에 관심을 두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할지 궁금했어요. 대학교에서 문과 계열 전공을 했다보니 졸업 후 할 수 있는 일들이 영업, 인사과 이런 식으로 굉장히 한정적이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일들은 제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결심을 하며 공부하기 시작한 게 미래 트렌드였어요.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야 제가 먹고 살 길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미래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책을 찾아 읽고 강의를 찾아다보니 느껴진 점이 있어요. ‘미래’라는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너무 어렵고 지루하게 전달한다는 점이었죠. 그래서 청소년과 일반인들에게도 알기 쉽게 미래 트렌드를 전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미래 캐스터라는 직업을 창직해 직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전작이 『미래채널』인데, 이번에 나온 『미래출현』은 전작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미래채널』에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첨단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인공지능, 가상현실, 로봇 같은 것들이죠. 그런데 기술이라는 것이 워낙에 빠르게 발전을 하다보니까 책이 출간된 후 불과 몇 달 뒤에 또 다른 기술이 등장하거나 책에 소개한 기술들이 구식이 되어 책 자체가 ‘미래’ 채널이 아니라 ‘과거’ 채널이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었어요.
반면에 신작 『미래출현』은 첨단기술 뿐만 아니라 인구 변화, 우리들의 관계 변화, 기후 변화, 직업 변화를 종합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 책은 수년 뒤에 읽더라도 내용이 구식이 되는 상황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거예요. 또 기술 내용을 주로 다루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신작은 우리의 미래 일상 생활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구, 기후, 기술 등 대한민국에서의 미래 생활에서 발생할 일들을 종합적으로 그려보시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미래출현』의 경우, 미래에 관한 사회환경적, 과학적 측면으로, 다양하게 챕터가 구성돼 있는데, 그 중 우리가 더 빨리 인식해야하는 사안은 어떤 것일까요?
가장 중요한 챕터는 1부인 인구변화 입니다. 사실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달할지, 자율주행차가 언제 도입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거든요. 하지만 인구적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이 됩니다. 태어난 사람들의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우리나라의 인구 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거든요.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부적응의 문제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인구 변화를 파악해서 앞으로의 내 인생, 학생들의 진로, 산업 방향, 투자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소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 인구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시작하게 됐어요. 미래 예측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니까요.
기후 위기, 식량 위기 챕터를 읽으면서 엄청 가까운 미래라고 느끼셨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드셔보시거나 경험해 보셨던 대체 식품 중에 의외로 맛있었거나, 반대로 정말 이건 아닌데? 라고 느끼셨던 건 어떤 식품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기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식품들은 적극적으로 찾아서 먹어보고 있는데요, 식물로만 만든 대체육을 못 드셔보신 분들은 꼭 드셔보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어요. 예전에 경험해본 콩고기와는 맛과 향, 식감 등에서 큰 발전이 있었거든요. 특히 그 중에서도 저는 미국 ‘임파서블 푸드’에서 만든 대체육을 상당히 인상 깊게 먹어봤는데요, 촉촉하면서도 식감은 정말 고기와 비슷하면서 너무 맛있더라고요. 게다가 소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나지 않아서 오히려 진짜 고기보다 나은 가짜 고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쉽게도 임파서블 푸드의 대체육은 한국에는 유통이 되고 있지 않아 저는 홍콩에 가서 먹어봤어요. 빨리 한국에 유통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죠.
반대로 이건 앞으로도 성장이 힘들겠구나 느낀 음식은 밀웜으로 만든 단백질 보충제 였습니다. 식용 곤충이 미래의 식량이라는 소식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생김새야 갈아서 분말 형태로 만들면 사라지는데 문제는 곤충 특유의 쿰쿰한 향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제가 먹어본 밀웜 단백질 보충제 역시 물에 타 마시는 순간 밀웜의 쿰쿰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섭취가 쉽지 않았습니다.
첨단기술 관련 챕터를 읽으면서, 점점 더 기술이 재현하는 환경이 현실의 영역까지 대체하려고 한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메타버스가 활성화 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생활상의 장점이나 예상되는 단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먼저,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가 너무 모호한 것이 문제라고 봐요. 도대체 어디까지를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의 기술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결국 용어만 메타버스로 바꿔서 새로운 척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런 의문점들을 책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회자되는 메타버스의 비전이 사실 실현되는 데에 오래 걸린다는 점도 인정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 역시 그간 강의를 통해서 줄곳 가상세계에서 우리가 생활하는 시간은 늘어나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과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데요, 차라리 메타버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이해가 더 쉬울 겁니다. ZOOM과 같은 원격회의 도구를 이용해 이동하지 않고도 사람들과 업무 회의를 할 수 있고, 인터넷 뱅킹을 통해 은행에 가지 않고도 쉽게 돈 관리를 하고, 게임을 통해 친구를 사귀는 등의 디지털 가상 세계 생활은 우리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죠. 앞으로도 우리 생활의 불편과 문제들을 해결해줄 디지털 가상 기술은 더욱 발전을 하게 되겠죠.
다만 이러한 변화를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묶어 과대 홍보가 진행이 되면서 거품이 많이 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 따라 메타버스라는 말만 믿고 주식과 코인 등에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보는 분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요. 중요한 건 용어가 아니라 기반이 되는 기술의 발달 상황과 새로운 문화를 살펴보는 것이 더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메타버스 관련한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에서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상황에 관련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가요?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VR부터 NFT, Web3.0까지 정말 메타버스와 관련된 내용들이 아주 잘 정리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가 빠져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먼저 메타버스라는 것이 정말로 앞으로 잘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입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거든요. VR 헤드셋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VR 헤드셋이 발전하면 메타버스 역시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지만, 문제는 VR 헤드셋이 과연 대중적인 기기인가에 대한 회의론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또 정부는 메타버스라는 것이 단순히 MZ세대들의 놀이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업무, 교육, 생산 등 우리 전반적인 산업 영역에 활용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물론 그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좋지만, 과연 MZ세대가 아닌 기성세대들도 3D 공간에 접속해 나의 아바타로 돌아다니는 방식을 대중적으로 선택하게 될 것인지도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우리 세금을 가지고 이 산업에 지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단순 놀이가 아니라 정말 산업 전반, 세대 전반에 걸쳐 유용한 분야라는 것을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겁니다.
첨단기술 분야도 정말 인상깊었지만, 저는 직업과 관련한 파트도 인상적이었습니. '미래 캐스터'를 창직하신 작가님의 직업적 목표는 어떤 것일까요?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미래 소식을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거예요. 인구 변화 연구원, 기업의 AI 연구원, 기후 변화 연구원 등 그들의 성과를 초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사람은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이러한 소식들을 발 빠르게 바로바로 업데이트 해주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요즘 사회는 워낙 빠르게 바뀌다보니까 우리가 매일 날씨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도 살펴봐야 하는 시대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기상캐스터뿐만 아니라 미래캐스터라는 사람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앞으로 더 욕심이 있다면 미래 소식을 전달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멋진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에 참여하고 싶어요. 특히 앞으로 고령 사회에 돌봄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죽음을 맞이할 사람이 급증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일조하고 싶습니다.
미래 캐스터의 직업병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의심병이 생겼다고 할까요? 이 일을 하면서 판단을 보류하는 버릇이 생겼거든요. 제가 2015년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미래 소식을 전달했어요. 그러다보니 기업의 홍보자료, 언론 보도만 그대로 믿고 전달한 거죠. 그리고 실제로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등을 이용해보거나 미래 트렌드 관련 현장에 가면 기업과 언론을 통해 들었던 내용과 실제가 다른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그 뒤로는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더라도 일단 판단을 미뤄 둡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계속 의심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가끔 왜 미래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정적이냐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창직을 꿈꾸고 계신 분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요.
창직은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창직을 하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럴 때 이렇게 대답을 드리죠. “그럴때는 제가 회사 다녔을 때 얼마나 힘들고 불행했는지 떠올립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 맞춰 직업을 만들고 스스로 돈을 번다. 멋지지 않나요?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자신의 직업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분명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 책을 읽는 미래의 독자분들에게 끊임 없이 바뀌는 미래라는 개념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알려 주세요.
책에도 적어놨지만 과거의 성실함은 몸의 성실함이었어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는다는 식이죠. 그런데 지금처럼 세상의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몸의 성실함 뿐만이 아니라 ‘생각의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러면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와 관련해 어떤 산업이 성장하고 어떤 직업에 기회가 있을까?’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을 이어 나가는 것이 생각의 성실함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미래'라는 개념이 확고하게 정해졌다기 보다는 생각의 성실함을 가지고 세상의 변화를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면서 내가 상상하는 최고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 미래를 직접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해진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사람이 불만없이 만족할 최고의 미래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황준원 미래 소식을 쉽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자 ‘미래 캐스터’라는 직업을 창직해 활동하고 있다. 구독자 10만 명 의 유튜브 채널 ‘미래채널 MyF’를 운영하고 있으며, LG전자, 삼성전자, SK그룹, LG유플러스, KT, 현대자동차, 애경그룹 등의 기업과 국가인재개발원, 산업통상자원 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공기관 그리고 그 밖의 각종 단체들과 학교, 세미나 등에서 미래 트렌드 강연을 하고 있다. 출연방송은 JTBC ‘빅픽처’, KBS ‘T타임’, 매일경제TV ‘증시 오늘과 내일’, 토마토TV ‘미래예보’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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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최고의 미래를 상상하라, 그리고 그 미래를 직접 만들어라!” 미래에 일어날 변화를 일기예보 보듯 미리 예상할 수 있다면 어떨까?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이후, 비즈니스 산업은 물론 우리 일상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