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펼쳐 보는 초등 1학년 학교생활 가이드북
『이은경 쌤과 함께하는 초등학교 입학준비』 이은경 저자 인터뷰
긴장보다는 설렘으로, 아이에 대한 불안보다는 믿음으로 입학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2022.01.05)
처음 학부모가 되는 부모님의 마음은 처음 학교에 가는 아이들만큼이나, 아니 아이들보다 긴장되고, 기대된다. 학교에 들어가면 유치원처럼 세심하게 돌봄을 받던 환경에서 벗어나, 자기 물건을 챙기고 정리할 줄 알아야 하고, 40분간 제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어야 하며, 한글과 덧셈 뺄셈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엄마도 학부모가 처음이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생소한 것투성이다. 선행 학습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아이가 아프면 담임 선생님에게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돌봄 교실이나 방과후학교 등 학교에서 마련한 제도는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등 사소하지만 궁금할 때마다 찾아보고 물어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이러한 예비 학부모들의 고민에 14만 초등 학부모의 멘토 이은경 저자가 답한다. 『이은경 쌤과 함께하는 초등학교 입학준비』 초등 1학년 학교생활을 위해 아이와 엄마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은 안내서다. 연년생의 두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학부모로서, 그리고20년 가까운 경력을 토대로 한 초등 교사로서 양쪽을 균형 있게 아울러, 선생님은 알려주고 싶고 학부모는 알고 싶은 유용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은경 쌤과 함께하는 초등학교 입학준비』는 선생님이 내신 많은 책 중 처음 내셨던 책으로 알고 있는데요, 세 번째 개정판을 출간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책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5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집에 있는 저희 아이들을 보면서 실감했어요. 초등 저학년을 다니며 엄마의 부족한 첫 책의 글감이 되어주었던 두 아들이 어느새 훌쩍 자라 중학교에 다니고 있거든요. 가장 중점을 둔 내용은 '꼭 필요한 것을 더욱 강조하자'는 점이었어요. 중요하다는 게 너무 많은 시대에 아이의 초등입학을 앞둔 부모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합니다. 중요한 것만 잘 준비해도 학교생활은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점을 지난 5년간 절감했고, 그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유치원 졸업반과 초등학교 1학년, 한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기관이 달라져서인지 무척 낯선 느낌입니다. 유치원 생활과 초등학교 생활, 가장 다른 점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학교, 특히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서는 아이가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의 종류와 가짓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네요.
요새는 워킹맘이 정말 많잖아요. 갓난아이일 때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을 했어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 다시 휴직하거나 퇴직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선생님도 같은 고민을 하셨고요. 이분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제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요, 학습과 발달과 정서가 느린 편인 아들의 엄마라면 휴직을 추천드리고요, 그렇지 않다면 굳이 부담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실제로, 너도나도 휴직을 하니 덩달아 휴직을 시작했던 야무지고 빠른 딸 아이 엄마는 괜히 휴직했다는 후회를 하시기도 하시더라고요. 저는 전형적으로 학습과 발달과 정서가 느린 아들의 엄마였기에 고민이 짧았고, 휴직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 전반적으로 ‘습관’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좋은 습관 만들기가 중요한 건 다들 알지만, 아이들과 실랑이하다 결국 답답함에 못 이겨 다 해주는 부모님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런 부모님들을 위해 좋은 습관 들이는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요?
'좋은 습관' 말고 '작은 습관'을 시도했으면 합니다. 책을 매일 한 권씩 읽게 만드는 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매일 한 쪽, 혹은 한 문단을 읽거나 일주일에 한 권을 한 달 동안 읽는 정도는 누구나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지속하는 습관이라는 성공을 경험해보면 그 짜릿함을 기억하게 되어요. 다시 해보고 싶어지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지요. 그 경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부모입니다. 그 경험을 해본 아이들은 여러 습관에 도전하고, 그 습관이 자연스레 몸에 밴 상태라면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도 크게 어렵지만은 않게 됩니다.
프롤로그와 머리말에 1학년 담임을 꼭 다시 하고 싶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어요.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기 전과 후, 1학년 담임이 다르게 느껴지시나요?
당연히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전까지의 1학년이 '할 줄 아는 게 적은 서툰 아이들'이었다면, 제 아이들이 경험한 1학년은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기특한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고학년을 주로 했던 교사의 눈에 1학년은 늘 기다려줘야 하는, 인내심을 시험하는 존재들이었던 것 같아요. 잘 참은 나를 칭찬했던 기억도 있어요. 하지만 아기였던 아들들이 학교를 통해 스스로 하는 일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는 1학년 교실 속 아이들의 지금 모습이 얼마나 멋진 성취의 과정인지를 실감하게 되었답니다. 기특할 따름이었어요.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아이들 학습 환경이 계속 변해왔는데요,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고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경험담이 궁금해요.
어른과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걱정했지만, 아이들이 가장 힘들었던 건 친구를 만나 놀 수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아이들에게 학교는 친구와 만나 이야기하고 노는 공간이에요. 그 곳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크게 나타난 공백은 학습보다는 정서적인 면이라는 점에 주목했으면 해요.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을 빼앗긴 아이들의 무기력함과 스트레스는 학습 의지 저하로 이어졌고,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해야 할 의지마저 잃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 아이들도 당연히 그랬습니다. 이런 정서적인 어려움을 돕고 싶은 부모였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와 함께 하는 교실이라는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학교를 못 가며 남는 시간 동안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완전히 정착하는 뜻밖의 수확이 있었는데요, 덕분에 중학교 생활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다행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새 학기를 맞아 설레고 긴장해있을 초보 학부모님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축하드려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는 것은 부모에게도 한 획을 긋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거든요. 긴장보다는 설렘으로, 아이에 대한 불안보다는 믿음으로 입학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불안해한다고 해서 더 잘하게 되는 일은 결코 없거든요. 아이는 부모의 걱정과 불안보다 훨씬 의젓하게 잘 해낼 거고요, 물론 뜻밖의 어려움도 없지 않겠지만 모든 어려움들은 아이와 부모를 단단하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 될 거에요.
*이은경(이른비) 15년간 초등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사이자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20년 가까이 쌓아온 교육 정보와 경험을 나누기 위해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 지난 2년간 초등공부, 학교생활, 부모성장을 주제로 한 600편에 이르는 강연을 유튜브와 네이버오디오클립에 공유해왔다. 현재 ‘슬기로운초등생활’이라는 이름의 4개 채널은 총 10만 명이 믿고 보는 초등교육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지은 책으로 『초등 매일 글쓰기의 힘』, 『초등 자기주도 공부법』, 『초등 완성 매일 영어책 읽기 습관』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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