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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마블이기에 가능한 이벤트

돌아온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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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올스타전’이라고 할 만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가진 장점과 직면한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2021.12.16)

※ 영화 관람을 방해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관련하여 확인되지 않은 스포일러가 개봉 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스파이더맨 2>(2004)의 닥터 옥타비우스(알프레드 몰리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2014)의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등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각각의 빌런이 등장하는 스틸컷과 예고편이 공개되면서다. 이에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들’이 모두 출연할 거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톰 홀랜드까지,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함께한 사진이 유출되면서 진위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이는 모두 사실이었다. 멀티버스, 즉 평행우주의 차원이 열리면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대표 캐릭터들이 차례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세계로 집결한다. 발단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의 빌런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가 가면 벗은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실체를 폭로해서다.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모르게 해달라는 마법을 부탁한다. 그 와중에 피터가 여자친구는 빼고, 절친은 제외하고 등 닥터 스트레인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면서 이 사달이 난다.

닥터 옥타비우스, 일렉트로에 더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의 리자스(리스 이판)와 <스파이더맨 3>(2007)의 샌드맨(토마스 헤이든 처치), 그리고 <스파이더맨>(2002)의 그린 고블린(윌렘 데포)까지, 피터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이들 빌런을 하나하나 붙잡아 가두는 데 성공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빌런들을 그들의 차원으로 보내려 하자 피터는 반기를 든다. 돌아가면 죽을 것이 뻔한 데 자신이 책임지고 여기서 교화하겠다는 것. 그런다고 빌런의 습성이 어디 갈까, 그린 고블린의 주도로 이들은 피터에게서 탈출한다.

한 마디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올스타전’이라고 할 만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가진 장점과 직면한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제작사와의 협상으로 기존 프랜차이즈의 스파이더맨 들과 빌런 들을 한자리에 모은 건 마블 스튜디오의 대작 기획력과 제작 능력이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쌓은 ‘올스타’ 전략의 노하우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실제로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과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이는 마블의 전략이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피터 파커가 여전히 고등학생 신분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기성세대에 진입한 전 시리즈의 피터 파커 ’들’은 얼굴에서부터 세월의 나이테가 뚜렷하다. 그것이 찡한 울림을 주면서 대척에 섰던 빌런들과 화해에 이르는 마지막 장면은 함께하기의 가치를 터득한 어른의 지혜가 돋보여 감동으로 다가온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장 어린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에게 성장은 중요한 테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깨달음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과정이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거치면서 피터의 사연을 구축해 가는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는 실패로 인한 ‘두 번째 기회’의 가치로 구체화한다. 피터는 자신의 존재가 탄로 난 것을 두고 사랑하는 MJ(젠데이아), 절친한 네드(제이콥 배털런)와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로서는 새롭게 맞이할 ‘두 번째 삶’을 위기이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에 따른 내용이 <스파이더맨: 홈커밍><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은 네 번째 ‘홈’ 시리즈의 주요한 테마가 되지 않을까 추측하게 한다. 그러니까, 이번 영화에서 두 번째 기회의 사연은 선배 피터 파커 들에게 더 유효한 인상이다. 분량 면에서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비중이 가장 높기는 해도 관객의 관심도 면에서는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등 전 시리즈의 캐릭터들에게 쏠린 면이 있다. 그래서 톰 홀랜드가 분한 피터 파커의 사연이 시리즈로 쌓이기보다 이벤트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

슈퍼히어로 개별의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어벤져스: 엔드 게임>(2019)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략은 눈에 띄게 비슷해진 측면이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경우처럼 솔로 무비라고 해도 어떻게든 주요한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모아 올스타전을 방불케 하는 ‘룩 Look’을 만드는 것. 개별 장면으로는 눈을 현혹해도 주인공의 사연보다 중량감 있는 슈퍼히어로와 빌런은 모으는 설정에 더 힘을 쏟은 결과, 멀티 버스의 문을 열어 시공의 차원을 초월해 캐릭터를 불러들인 후, 역대급의 전투를 벌인다는 식으로 전개가 단순해진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4기의 ‘멀티 버스’ 개념은 양날의 검과 같다. 기존의 스파이더맨을 모으듯 꿈의 캐스팅을 가능하게 해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 전 주요 캐릭터의 공개만으로 많은 부분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는 관객의 니즈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영화화의 전통과 역사를 가진 마블의 대표 캐릭터이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이다. 단 한 번의 시도로 유효해 보이는 이번 영화에 이은 스파이더맨 네 번째 시리즈에서 마블은 어떤 전략을 취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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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허남웅(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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