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를 완벽하게 흉내내 ‘새소녀’라고 불린 소녀 ‘주툰바’는 바느질보다는 사냥을 하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달리고 헤엄치며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꾼다. 새소녀와 달리 사냥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 소년 ‘다구’ 는, 자신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 그중에서도 전설로만 들었던 ‘일 년 내내 태양이 비치는 해의 땅’을 탐험하고자 한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가 지배하는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바람보다 무리의 규율이 앞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터. 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치기 전에 남자들은 사냥으로 식량을 비축하고, 여자들은 바느질을 해 겨울 옷과 신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삶과는 다른 길을 가고자 한다는 이유로 별종 취급을 받던 새소녀와 다구는 결국 무리를 떠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원하는 삶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새소녀』는 꿈을 이루는 것만이 모험의 온전한 결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깨부순다. 원하는 것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든 성장하게 되리라는 점을, 정상성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함을 두 인물의 여정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때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벨마 월리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그리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야만 했던 한 소녀와 소년의 삶을 혹독한 추위가 지배하는 땅을 배경으로 밀도 높게 구성해낸다. 그녀가 써내려가는 이야기는 소설 속 인물들과 우리 사이에 하나의 선을 만들어 읽는 이들을 순식간에 알래스카의 겨울로 이끌며, 생존과 꿈이라는 치열함 속으로 우리를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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