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과거 명작을 21세기에 소환하는 실크 소닉

실크 소닉(Silk Sonic) <An Evening With Silk Sonic>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1980년대생 두 명의 스타 뮤지션은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유행한 장르 문법을 섬세하게 본뜬 후 뮤직비디오와 SNS의 전략을 더해 대중에게 손을 내밀었다. (2021.11.24)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은 서로 음악적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음악 만들기의 본능적 즐거움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번 신보는 그 즐거움의 찰나를 생생히 담아냈다. 선배 펑크(Funk) 밴드들이 그래왔듯 연주와 프로듀싱을 몸소 해냈고 기타를 맨 마스 옆 팩은 드럼을 두들겼다. 그룹의 작명과 앨범의 문을 여는 'Silk sonic intro'의 내레이션 등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한 인물은 전설적인 베이스 플레이어 부치 콜린스. 이렇듯 최정상급 팝스타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는 197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제안하는 <An Evening With Silk Sonic>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 원천을 가감 없이 공유했다.

지향점은 명확하다. 1970~80년대를 수놓았던 소울과 펑크의 별자리를 복원하는 것. 모타운 혹은 스택스 출신 소울 뮤지션으로 분장한듯한 앨범 커버와 레트로의 물결로 가득한 사운드 프로덕션 등 콘셉트가 확고하다.빌보드 싱글차트 1위까지 오른 'Leave the door open'은 벨벳처럼 감미로운 선율로 1970년대의 필리 소울을 오마주하고, 현악 세션과 아프리칸 리듬을 버무려 커티스 메이필드를 소환한 'Skate'도 눈에 띈다. 부드러운 손길에 마모되어갈 때쯤 레니 크라비츠의 역동성을 이식한 'Fly as me'와 톡 쏘는 펑키 기타를 전면 배치한 '777'처럼 쾌활한 트랙들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

두 사람의 보컬 하모니가 두드러진다. 폭주 기관차처럼 호소를 강구하는 마스의 가창이 장르성이 뚜렷한 1970~80년대 소울 펑크와 잘 달라붙는지 의문이 들 때쯤 팩의 감각적인 톤이 들어서 균형을 맞춘다. 코모도스의 'Sail on'과 아이슬리 브라더스의 'That lady'가 이룩했던 하모니의 쾌감을 그들 방식으로 체현했다.

'Leave the door open'과 'Skate', 'Smokin out the window'로 이어진 세 곡의 선공개 싱글과 1분짜리 인트로를 빼면 총 다섯 곡이 남는다. 꽉 찬 풀 렝스 앨범을 기대했던 이들에겐 아쉬움으로 남을만한 지점. 다만 'Blast off'의 사이키델릭한 기운과 부치 콜린스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앨범에 여운을 남기고, 다음 행선지를 향한 기대감의 자리를 비워둔다.

레트로가 대중음악의 화두로 떠오른 지도 꽤 긴 시간이 지난 만큼 소재의 활용 범위와 접근법 또한 천차만별이다. 실크 소닉은 정공법을 택했다. 1980년대생 두 명의 스타 뮤지션은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유행한 장르 문법을 섬세하게 본뜬 후 뮤직비디오와 SNS의 전략을 더해 대중에게 손을 내밀었다. 시간 여행의 제안은 용감한 모험임과 동시에 대중음악사의 연결성을 재확인하는 가늠자기도 하며 실크 소닉의 <An Evening With Silk Sonic>은 과거 명작들을 21세기에 소환하는 것만으로도 그 소임을 다한다.



Silk Sonic (Bruno Mars / Anderson .Paak) (실크 소닉) - 1집 An Evening With Silk Sonic
Silk Sonic (Bruno Mars / Anderson .Paak) (실크 소닉) - 1집 An Evening With Silk Sonic
Silk Sonic
Warner MusicAtlantic Records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Silk Sonic (Bruno Mars / Anderson .Paak) (실크 소닉) - 1집 An Evening With Silk Sonic

Silk Sonic18,600원(19% + 1%)

80년대 모타운 사운드를 재현해낸 Bruno Mars와 Anderson .Paak의 프로젝트 Silk Sonic 첫 정규 앨범 [An Evening With Silk Sonic]! 2017년 Bruno Mars의 [24K Magic] 유럽 투어 오프닝을 맡았던 Anderson .Paak. 총합 15개의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더는 희생하지 않고 열렬히 욕망하고자

『파친코』 이민진 작가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야기의 출발이 된 소설.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부모 세대와 달리, 열렬히 자신의 것들을 욕망하고 표현하는 이민자의 아들딸들. 케이시는 상처 가득한 그 길에서 싸우는 대신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지금의 언어로 이민자의 뉴욕을 바라보는 현재의 이야기.

매일 만나는 고전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등의 저서로 고전의 지혜와 통찰을 전한 조윤제 작가의 신작이다. 오랜 기간 고전 연구를 통해 체득한 내공으로 수십 권의 동양 고전에서 찾은 명문장 365개를 골라 담았다. 매일 조금씩 고전 명문장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얻고 삶의 자양분으로 삼아보자.

감정 말고 이성으로 육아하고 싶다면

베스트셀러 『아들의 뇌』 곽윤정 교수의 뇌과학 육아법. 감정육아를 하면 부모는 본인의 의도만 기억하고 아이는 부모의 태도만 기억한다. 이 책은 영유아 뇌의 발달 과정을 설명하고 기분이 육아가 되지 않는 3단계 핵심 솔루션을 제시한다. 우리 아이의 정서를 결정 짓는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자.

사이보그가 된 로봇공학자의 기록

루게릭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은 로봇공학자 피터는 생존과 기술적 진보를 위해 스스로 사이보그가 되기로 결심한다. 장기를 기계로 교체하고, 후두적출로 잃은 목소리를 합성 음성으로 대체하는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피터의 도전은 과학 기술과 인간 삶에 대한 통찰과 감동을 선사한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