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맨스 특집] 잘 봐, 여자들 우정이다
<월간 채널예스> 2021년 11월호
뽐내고 싶은 워맨스는 많고 많지만. 24시간 아무 때고 기댈 수 있는 OTT 속 워맨스들. (2021.11.12)
뽐내고 싶은 워맨스는 많고 많지만. 24시간 아무 때고 기댈 수 있는 OTT 속 워맨스들.
믿고 보는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다. 작가는 미국 중산층의 불륜과 복수의 최고봉 <위기의 주부들>을 쓴 마크 체리, 감독은 <500일의 썸머> 마크 웹, 배우는 <시카고>에서 바람피운 남편을 살해한 전력이 있는 루시 리우와 <주토피아>의 주인공 주디를 연기한 배우 지니퍼 굿윈이다. 암에 걸렸다는 아내의 거짓말이 어서 빨리 실현되기를 바라는 남편을 살해한 후, 남편의 불륜 상대였던 여성 그리고 그녀와 남편 사이의 아이와 가족을 이루는 결말은 ‘여적여’와 ‘정상 가족’ 프레임을 통쾌하게 걷어찬다. 1963년에 이런 멋진 선택을 한 언니에게 한 수 배우고 싶다면 반드시 시즌2까지 정주행하시라.
2021년 4월 첫 방영된 이 다큐멘터리의 구성은 흥미롭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의 소감에 이어지는 것은 65년 차 배우 김영옥, 60년 차 배우 강부자, 작가 노희경, 배우 한예리와 김고은을 비롯해 여성 동료들이 건네는 찬사와 존경이다.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55년 동안 여성 연기자로 살며 부딪혀온 한국 사회의 모습도 세대를 뛰어넘는 워맨스를 북돋는다.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KBS 이은규 PD는 여성 작가, 여성 카메라 감독과 팀을 꾸려 2020년 6월 <다큐멘터리 개그우먼>을, 2021년 도쿄 올림픽 직후 <다큐멘터리 국가대표>를 만든 바 있다.
우정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싸구려 목걸이를 나누어 가진 두 소녀는 30년 후에도 여전히 친구일 수 있을까? 1974년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의 딸 케이트(론 커티스)는 히피 엄마와 함께 반딧불이 로(Firefly Lane)로 이사 온 털리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1982년 두 사람은 시애틀의 작은 방송사에서 함께 커리어의 첫발을 내디디며 꿈에 부풀지만, 2003년 현재 털리는 인기 TV쇼 진행자이고 케이트는 이혼을 앞둔 ‘경단녀’ 출신의 사춘기 딸을 둔 엄마다. 그토록 다른 삶을 살면서 그들은 어떻게 우정을 유지했을까? 드라마는 세 개의 시간을 교차하며 우정의 비밀을 보여준다. 우정이 있어 삶은 견딜 만하다.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 도시 처녀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10월 22일 막을 연다. 퇴근 후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30대 여성들의 이야기로, 캐치프레이즈는 ‘기승전술’. 그러나 만화가 그랬듯 술에 대한 예찬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지질해지는 술자리 후일담, 그 안에는 언제나 삼십대 여성을 압박하는 사회 편견과 맨정신으로는 말 못 할 속앓이 그리고 술과 안주, 우정의 포옹이 담기는 법이니까. 세 여자 역할은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가 맡았다.
레누는 자신보다 뛰어난 동급생 릴라를 한눈에 알아본다. 절친한 친구가 된 두 소녀는 『작은 아씨들』을 함께 읽으며 소설을 쓰기로 약속하지만, 릴라가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를 중단하면서 두 사람은 전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할 것을 예감한다. 그러나 소녀들의 우정은 나폴리의 햇살 아래서 눈부시게 생동한다.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이 원작으로, 2020년 국내에 시즌2까지 공개된 OTT의 고전이지만 굳이 찾아볼 이유는 충분하다. HBO가 남은 두 권까지 드라마로 옮겨주기를 바란다. 소멸하지 않는 우정의 전 생애를 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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